[OSEN=강필주 기자] 파리 생제르맹(PSG)과 바르셀로나가 방송사 해설자의 인종차별적 조롱에 인터뷰를 보이콧했다.
1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PSG와 바르셀로나의 2023-20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맞대결은 바르셀로나의 3-2 승리로 끝났다. 두 팀은 오는 1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2차전을 갖는다.
이날 경기는 바르셀로나가 먼저 기선 제압에 나섰다. 전반 37분 역습 상황에서 하피냐가 선제골을 날렸다. 후반 들어 PSG가 반격했다. 후반 3분 만에 우스만 뎀벨레가 동점골, 후반 5분 이강인이 기점이 되면서 비티냐의 역전골까지 나오며 승부를 뒤집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의 저력은 대단했다. 후반 16분 선제골 주인공 하피냐가 다시 왼발 슈팅을 작렬시켜 균형을 맞췄고 후반 31분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이 코너킥 상황에서 헤더골을 뽑아내 승부를 굳혔다.
그런데 이날 경기 TV 중계는 경기 후 인터뷰 없이 마무리됐다. 일반적으로 경기 후에는 양팀 감독과 함께 그날 수훈 선수의 소감을 듣는 시간이 있다. 그러나 이날 만큼은 그런 장면을 볼 수 없었다.
영국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PSG와 바르셀로나가 이날 경기 후 TV 중계 방송과 인터뷰를 하지 않기로 보이콧했다. 이날 방송사인 모비스타의 해설자로 나선 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수석코치인 헤르만 부르고스(55)가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한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부르고스는 이날 경기 전 라민 야말이 터치라인에서 공을 저글링하는 모습을 보면서 "축구 선수로 잘 안되면 그는 신호등 앞에 서 있어야 할 수도 있다"고 농담을 했다.
하지만 이는 현지에서 인종차별 혹은 계급차별적인 발언으로 취급되고 있다. 자동차가 신호등에 멈춰 서면 돈을 구걸하기 위해 저글링을 하며 모여드는 사람들에 빗댄 농담이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부르고스가 대상으로 삼은 야말은 이제 2007년생인 어린 선수라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질타가 폭주했다.
결국 부르고스의 발언이 양 팀 관계자의 귀에 들어갔고 양 팀은 경기 후 인터뷰를 보이콧 하기로 합의, 다른 방송과 인터뷰를 하기로 결정했다. 그러자 부르고스는 방송을 통해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려는 의도 없이 한 말이었다. 불쾌감을 느낀 사람이 있다면 공개적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방송 진행자인 리카르도 시에라 역시 "많은 팬들이 우리가 바르셀로나와 대화나 인터뷰를 기대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PSG와 바르셀로나는 우리 발언 때문에 화가 났으며 참석하지 않겠다고 알려왔다"고 덧붙였다.
아르헨티나 골키퍼 출신인 부르고스는 지난 2011년부터 2020년까지 디에고 시메오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감독을 보좌했던 수석코치로 잘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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