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수원=이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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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웅. /사진=KBL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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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건아가 덩크슛을 성공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
우승트로피, KBL 최고 선수라는 자존심까지 걸린 형제대결에서 '형' 허웅(부산 KCC)이 '동생' 허훈(수원 KT) 앞에서 먼저 웃었다.
KCC는 27일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 수원 KT와 원정경기에서 90-7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기선제압에 성공한 KCC는 우승을 향한 가능성을 높였다. 챔피언결정전은 7판 4선승제다. 2차전은 오는 29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이날 경기는 챔피언결정전답게 예매 2분 만에 3609명 매진을 기록했다. 허웅과 허훈의 아버지이자 레전드 허재도 참석해 경기를 지켜봤다.
이날 KCC는 라건아가 14득점 9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팀 중심을 잡았다. 송교창도 17점 5리바운드로 승리에 힘을 보탰다. 허웅도 3점슛 2개 포함 17점을 넣으며 특급 플레이를 펼쳤다. 동생 허훈 역시 12점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으나, 팀 패배는 막지 못했다.
KCC는 5위로 정규리그를 아쉽게 마쳤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 슈퍼팀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서울 SK에 이어 정규리그 1위 원주 DB까지 꺾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경기 전 전창진 KCC 감독은 "배스와 허훈 두 선수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 나머지 선수들을 잡는 걸로 승부를 보겠다"며 "2쿼터 경기력이 좋아야 한다. 양 팀 모두 1쿼터는 어느 정도 탐색전이라고 생각할 것이다.3~4쿼터에서는 승부를 봐야 한다. 플레이오프에 와서 팀 수비력이 좋다. 문제는 리바운드인데, KT의 문성곤, 문정현, 하윤기와 리바운드 싸움에서지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규리그 3위 KT는 17년 만에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 울산현대모비스, 4강에선 창원 LG와 혈투 끝에 승리했다. 송영진 KT 감독은 "평소보다 많이 긴장된다"며 "허훈의 체력과 밸런스가 좋지 않은데 끌어올려야 한다"고 전했다. KCC 에이스 허웅의 매치업에 대해선 "정성우와 한희원, 김준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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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진을 기록한 챔피언결정전 1차전. /사진=KBL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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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지켜보는 허재(가운데). /사진=KBL 제공 |
1쿼터부터 치열했다. KT는 하윤기와 배스의 득점을 앞세워 좋은 분위기로 출발했다. KCC도 따라붙었다. 라건아의 속공에 에피스톨라의 득점으로 10-10 동점. 양 팀은 역전도 주고받았다. KCC가 허웅의 3점슛으로 17-15로 앞서나가자, KT도 문정현, 하윤기 득점으로 꾸준히 동점을 기록했다.
1쿼터 막판에는 배스가 역전 3점슛을 터뜨렸다. KT가 1쿼터를 24-23으로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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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웅(왼쪽)과 전창진 KCC 감독. /사진=KBL 제공 |
2쿼터에도 1점차 승부가 이어졌다. 빠르게 역전을 만든 KCC가 치고 나가면, KT가 쫓아가는 양상이었다. 팽팽함은 2쿼터 중반 배스의 덩크슛으로 KT가 역전했다. KCC도 흔들리지 않고 팽팽함을 유지했다. 자존심이 걸린 허웅과 허훈의 형제 대결도 팬들의 함성을 이끌었다. 먼저 허훈이 3점슛을 폭발. 그러자 허웅도 과감하게 파고들어 골밑 득점을 올렸다.
막판 집중력 싸움에서는 KT가 앞섰다. 2쿼터 마지막 공격에서 한희원의 버저비터 3점슛이 터졌다. 한희원은 바로 옆에 있던 송영진 감독과 뜨거운 하이파이브로 기쁨을 나눴다. KT가 스코어 41-39 전반 리드를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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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훈. /사진=KBL 제공 |
그런데 3쿼터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KCC가 매섭게 득점을 몰아친 반면, KT는 좀처럼 득점 방법을 찾지 못했다. KCC는 허웅과 송교창의 연속 득점에, 최준용, 에피스톨라까지 돌아가며 득점을 기록했다. 6분50초 최준용의 득점에 52-41, 격차는 두 자릿수차로 벌어졌다. 6분27초, 하윤기가 골밑 공격을 시도하자 라건아가 강력한 블록슛을 날리고 포효했다.
무득점 부진에 빠진 KT를 구한 건 허훈이었다. 3점슛에 상대 반칙을 이끌어내 4점 플레이를 만들었다. 허훈은 자유투까지 침착하게 집어넣었다. 하지만 KT는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오히려 KCC가 허웅의 득점으로 분위기를 바꾼 뒤 송교창이 연속 2점슛을 기록했다. KCC는 3쿼터를 72-55로 크게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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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선수단. /사진=KBL 제공 |
4쿼터 KT의 기적 같은 반격은 없었다. 여유가 생긴 KCC는 라건아의 득점과 허웅의 3점슛으로 리드를 이어갔다. 부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이호현도 득점을 올렸다. 결국 송영진 감독은 패배를 인저하고 허훈 등 주축 선수들을 일찍 불러들였다. KCC도 허웅, 라건아 대신 정찬영, 이근휘 등이 코트로 나섰다.
KCC는 존슨이 득점인정반칙을 얻어 90-70, 20점차를 만들었다. 마지막까지 좋은 분위기로 경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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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을 시도하는 허웅(가운데). /사진=KBL 제공 |
수원=이원희 기자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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