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수원, 고성환 기자] 전창진 부산 KCC 감독이 1차전 승리에도 크게 만족하지 않았다.
부산 KCC는 27일 오후 2시 수원 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수원 KT를 90-73으로 꺾었다. 7전 4선승제 챔프전의 시작을 알리는 완벽한 승리였다.
이로써 KCC는 기선 제압에 성공하며 우승 확률 69.2%를 거머쥐었다. 역대 챔프전을 살펴보면 1차전을 이긴 26팀 중 18팀이 정상에 올랐다.
두 팀 중 누가 우승해도 새로운 역사다. KCC는 프로농구 역사상 최초로 5번 시드 우승에 도전한다. 정규리그 5위를 차지한 팀이 챔프전에 오른 것 자체가 처음 있는 일이다. 만약 KT까지 잡아낸다면 통산 6번째 우승이 된다.
KT는 구단 역사상 첫 챔피언을 꿈꾼다. 현재 KT는 LG, 한국가스공사와 함께 챔프전 우승이 없는 세 팀 중 하나다. 챔프전 진출 자체가 지난 2006-2007시즌 이후 17년 만이다. 그러나 시작부터 안방에서 일격을 맞으며 아쉬움을 삼켰다.
경기 후 승장 전창진 감독은 "3, 4쿼터에 승부를 볼 수 있는 상황을 가져가자고 했는데 잘 맞아 떨어졌다. 체력 안배의 중요성이 또 한 번 드러났다. 챔프전에서 노마크 찬스가 날 수 있는 상황은 절대 아니다. 선수들이 오늘 2점 플레이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던 것 같다"라고 경기를 되돌아봤다.
KCC는 3쿼터 초반 4분 동안 15점을 넣으며 승기를 잡았다. 전창진 감독은 "전반 오펜스가 상대 수비에 많이 밀렸다. 밖에서 시작하다 보니까 시간도 오래 걸리고 좋은 상황을 많이 만들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KT가 1, 2쿼터에 힘을 많이 쓰는 모습을 봤다. 후반엔 우리 수비가 잘 정돈됐고, 패스도 잘 이뤄졌다. 그 덕분에 많은 득점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사실 시작은 불안했다. KCC는 4점을 내주고 출발하면서 약 1분 30초 만에 작전시간을 사용했다.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은 아니었다.
전창진 감독은 당시 상황에 대해 "주의를 좀 줬다. 우리가 6일을 쉬고 경기하는 건데 조금 나태해 보였다. 주지 말아야 하는 득점을 4점이나 줬기 때문에 짚고 넘어갔다. 내일 다시 한번 얘기해야 한다. 생각한 수비가 전혀 안 됐다. 4점을 그냥 쉽게 줘서 지적했다. 시작부터 경기를 이겼다고 플레이하는 것처럼 느슨했다. 상대 기를 꺾기 위해서 빠르게 불렀다"라고 전했다.
베테랑 전창진 감독에게도 낯선 일이었다. 그는 "나도 감독 생활하면서 이렇게 빨리 타임아웃을 부른 건 처음인 것 같다. 상대에게 흐름을 뺏기면 찾아오는 데 시간이 걸린다"라며 "6일 동안 쉬면서 코트밸런스가 잘 안 맞았다. 1쿼터를 뛰고 나서 감을 찾고, 3쿼터에 좋은 내용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2차전에선 더 신중해야 한다.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KCC는 예고한 대로 2쿼터 드롭존을 사용했다. 전창진 감독은 "100% 만족한다. 바로 패리스 배스가 나왔다. 배스의 체력을 소진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런 점이 3, 4쿼터로 연결된 것 같다. 배스도 좋은 스코어러인데 체력을 많이 쓰는 선수다. 송영진 감독도 휴식을 주기 위해서 마이클 에릭을 넣었지만, 수비에 적응을 못하니 바로 배스를 내보냈다. 배스가 나왔을 때 드롭존 수비를 쓰는 건 바보 같은 짓이다. 체력을 많이 소모하는 부분이 좋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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