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손흥민과 함께라면 언제나 결과를 낼 수 있다."
토트넘 홋스퍼의 승리 공식은 똑같다. '캡틴' 손흥민(32)이 이번에도 불을 뿜어야 한다.
토트넘은 28일 오후 10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35라운드에서 아스날과 북런던 더비를 치른다.
양 팀 모두 승점 3점이 절실하다. 현재 5위인 토트넘(승점 60)은 두 경기 더 치른 4위 아스톤 빌라(승점 66)를 추격 중이다. 다시 4위 자리를 탈환하고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을 따내기 위해선 승리가 필요하다.
아스날은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다. 승점 77점으로 1위를 달리고 있긴 하지만, 한 경기 덜 치른 맨체스터 시티(승점 76)에 1점 차로 쫓기고 있다. 만약 토트넘전에서 승점 3점을 추가하지 못한다면 맨시티에 재차 선두 자리를 내주게 될 가능성이 크다.
객관적 전력을 보면 원정팀 아스날의 승리에 힘이 실린다. 아스날은 직전 경기에서 첼시를 5-0으로 대파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장기 부상에서 회복 중인 위리엔 팀버를 제외하면 큰 부상자도 없다.
반면 토트넘은 뉴캐슬 원정에서 0-4로 대패하며 총체전 난국을 겪었다. 게다가 레프트백 데스티니 우도기가 부상으로 출전할 수 없다. 좌우 풀백은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핵심 역할을 맡는 자리인 만큼 타격이 크다.
슈퍼컴퓨터는 아스날의 손을 들어줬다. 축구 통계 매체 '옵타'가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계산한 바에 따르면 아스날이 승리할 확률은 40.5%, 토트넘이 승리할 확률은 31.5%다.
영국 'BBC' 칼럼니스트 크리스 서튼도 아스날의 2-1 승리를 예상했다. 그는 "아스날은 울버햄튼과 첼시를 잡아내며 아스톤 빌라전 패배를 훌륭히 만회했다. 이번에도 더 많은 걸 기대한다. 아스날이 이겨야 하는 이유는 그들의 플레이 방식과 토트넘의 경기력이다. 토트넘은 지난 몇 경기에서 최고가 아니였다. 심지어 이겼던 경기에서도 그랬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토트넘이 반전을 쓸 수 있는 길은 손흥민의 활약뿐이다. 그는 올 시즌 리그 15골 9도움을 터트리며 팀 내 최다 득점과 최다 도움을 책임지고 있다. 1도움만 추가하면 통산 3번째 PL 10-10도 달성하게 된다.
손흥민이 다시 한번 '아스날 킬러'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는 아스날 상대 통산 19경기에서 7골 2도움(트랜스퍼마크트 기준)을 기록하며 강한 면모를 자랑했다. 지난해 아스날 원정 경기에서도 멀티골을 터트리며 킬러 본능을 뽐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역시 "손흥민은 (아스날전) 경험이 많기 때문에 꼭 필요하다. 적어도 두세 명은 이번 경기가 첫 번째 북런던 더비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언제나 기존에 있었고, 훌륭히 해낸 이들에게 기댄다. 손흥민은 오랫동안 '빅게임 플레이어'로 활약해 왔고, 주장으로서 책임감까지 더해져 경기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기대를 걸었다.
또한 그는 "손흥민은 1년 내내 뛰어났다. 난 그가 아스날전을 정말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공정하게 말하자면 모든 선수들이 경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들은 이제 막 2주 동안 훈련했기 때문에 어떤 경기든 기대하고 있다. 일요일에 어떻게 될지 기대된다"라고 덧붙였다.
옵타도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같은 말을 내놨다. 매체 역시 손흥민을 빅게임 플레이어라고 칭하며 토트넘이 승리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전했다.
옵타는 "토트넘은 가장 낮은 점유율을 기록한 11경기(57% 이하)에서 7승 2무 2패를 거뒀다. 토트넘은 속도가 빠른 선수가 많다. 점유율을 지배하는 상대를 만나면 돌파할 공간이 더 많을 것"이라며 "손흥민과 티모 베르너, 브레넌 존슨은 번개처럼 빠르고 역습 축구에 적합하다. 아스날전은 손흥민에게 딱 맞는 유형의 경기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손흥민은 굉장한 빅게임 플레이어이기도 하다. 그는 올 시즌 상위 6개 팀을 상대로 6경기에서 5골 3도움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썼다. 아스날과 맨시티, 리버풀과 3경기에서 4골을 넣었다. 그와 함께한다면 언제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풋볼 런던'도 손흥민의 발끝을 주목했다. 매체는 "손흥민 최고의 모습을 이끌어 낸다는 건 토트넘 최고의 모습을 의미한다. 그는 아스날이 언제나 두려워하는 선수"라며 손흥민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에 토트넘 승리가 달렸다고 짚었다.
리즈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했던 앨런 스미스 또한 손흥민을 경계 대상으로 꼽았다. 그는 "토트넘엔 분명히 손흥민이 있다. 올 시즌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그를 지켜봐야 한다. 그는 수년 동안 그렇게 해왔다. 제임스 매디슨도 최근에 힘들었지만, 토트넘엔 정말 중요한 선수"라고 말했다.
아스날에게 이전보다 더 수비적으로 나서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스미스는 "난 아스날이 첼시를 상대할 때보다 더 수비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토트넘은 높게 압박할 것이고, 뒷공간을 노출할 것이다. 토트넘은 아스날과 맞서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손흥민은 아스날전에서 오랜만에 좌측면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무릎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던 히샬리송이 출전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 만약 히샬리송이 선발 출전할 수 있는 컨디션이라면 손흥민이 가장 빛날 수 있는 왼쪽 날개 역할을 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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