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고독한 에이스 에릭 페디(31)가 KBO 역수출 신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페디는 2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8⅓이닝 108구 7피안타(1피홈런) 9탈삼진 무4사구 2실점 혼신투를 펼치면서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완투승을 눈앞에 뒀지만 아쉽게 실패했다.
하지만 이날 페디는 자신의 한 경기 최다 이닝을 경신했다. 종전 기록은 7이닝이었다.
화이트삭스는 3연승을 내달리면서 시즌 6승22패를 마크했다. 여전히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최하위다.
페디는 이날 역투로 시즌 2승째를 챙겼고 시즌 평균자책점도 2.60으로 끌어내렸다. 아메리칸리그 전체 12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아울러 지난 24일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11개의 탈삼진을 뽑아내며(6이닝 3피안타 무4사구 11탈삼진 1실점) 역대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을 세운데 이어 이날 9개의 탈삼진을 추가했다. 2경기에서 20개의 탈삼진을 기록한 페디의 시즌 탈삼진은 39개가 됐다.
로건 길버트(시애틀, 44개) 루이스 카스티요(시애틀, 42개) 타릭 스쿠발(디트로이트, 41개), 개럿 크로셰(화이트삭스, 40개)에 이어 데인 더닝(텍사스)와 함께 아메리칸리그 공동 5위다.
이날 페디는 최고 94.7마일(152.4km)의 싱커를 구사했다. 가장 많이 던진 구종은 스위퍼로 52개나 던졌다. 그 다음 싱커 25개, 커터 24개, 스플리터 7개를 구사하면서 이닝을 풀어나갔다.
페디는 1회부터 위기에 몰렸다. 얀디 디아즈를 삼진 처리했지만 리치 팔라시오스, 아메드 로사리오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면서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이삭 파레데스를 1루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고 해롤드 라미레즈를 스위퍼로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내 위기를 극복했다.
2회부터 안정을 찾아갔다. 오스틴 셴튼을 루킹 삼진, 커티스 미드를 1루수 파울플라이, 호세 시리를 투수 땅볼로 잡아내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3회 선두타자 르네 핀토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고 얀디 디아즈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2사 후 리치 팔라시오스를 우전안타로 내보냈지만 아메드 로사리오를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워 3회를 마무리 지었다.
4회초 선제 실점을 허용했다. 선두타자 이삭 파레데스에게 3볼 1스트라이크로 몰렸고 92.5마일 싱커를 던지다가 좌월 솔로포를 얻어 맞았다. 이후 해롤드 라미레즈를 2루수 뜬공으로 잡아낸 뒤 오스틴 셴튼에게 2루타를 맞아 1사 2루의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커티스 미드를 좌익수 뜬공, 호세 시리를 2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4회말 타선이 2점을 더 뽑아내며 2-1로 역전했다. 5회초 페디는 르네 핀토를 우익수 뜬공, 얀디 디아즈를 삼진, 리치 팔라시오스를 3루수 뜬공으로 잡아내 안정을 찾았다. 6회에도 아메드 로사리오를 삼진, 이삭 파레데스를 좌익수 뜬공, 해롤드 라미레스를 2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7회초에도 오스틴 셴튼을 좌익수 직선타, 커티스 미드와 호세 시리를 연속 삼진으로 솎아냈다.
8회초에도 랜디 아로자레나를 우익수 파울플라이, 얀디 디아즈를 좌익수 뜬공, 리치 팔라시오스를 삼진으로 솎아내 4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위력투를 이어갔다. 그리고 8회말 무사 만루에서 앤드류 베닌텐디의 2타점 적시타로 4-1로 달아나 페디의 승리 요건을 더 안정적으로 지켰다.
8회까지 투구수 100개를 던진 페디는 완투승을 위해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왔다. 아메드 로사리오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하지만 이삭 파레데스에게 우전안타, 해롤드 라미레즈에게 적시 2루타를 허용해 2실점 째를 기록했다. 결국 9회를 마무리 짓지 못하고 공을 조던 레저에게 넘겼고 추가 실점 없이 페디의 승리를 지켰다.
페디는 지난 2014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로 워싱턴 내셔널스에 지명을 받았다. 2017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선발 투수로서 기회를 받았고 2021~2022년은 모두 27경기 이상 선발 등판하면서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2022년 성적은 27경기 127이닝 6승13패 평균자책점 5.81의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시즌이 끝나고 페디는 논텐더 방출이 됐다. 1라운더 유망주였고 기회를 받았지만 성장이 정체됐다. 페디는 한계에 부딪힌 모습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페디는 KBO리그의 NC 다이노스의 제안을 받아들이며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그리고 페디는 KBO 역사상 최고의 투수 반열에 올라섰다.지난해 정규시즌에서 30경기 20승6패 평균자책점 2.00(180⅓이닝 40자책점), 209탈삼진 WHIP 0.95, 퀄리티스타트 21회 등의 괴물 같은 성적을 기록했다.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1위로 역대 4번째 트리플크라운 투수로 이름을 남겼고, 20승과 209탈삼진으로 1986년 선동열 이후 37년 만에 20승과 200탈삼진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리그 MVP와 투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석권했다.
이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1500만 달러(약 207억원)에 계약하며 KBO 역수출 신화에 도전했다. 비록 화이트삭스는 리그 꼴찌 수준의 팀이지만 페디는 이 가운데 군계일학의 에이스 역할을 해내고 있다. 워싱턴 시절 벽에 막혔던 페디는 한국에서 잠재력을 완전히 터뜨렸고 메이저리그에서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다.
미국 매체 ‘NBC스포츠’는 29일, ‘페디는 올해 2경기에서 20삼진, 선발 6경기를 39삼진을 기록했다. 워싱턴 시절 마지막 6경기에서 14삼진을 돌려세웠고 지난 1년 동안은 한국에서 뛰었다’라면서 ‘올 시즌 2승 평균자책점 2.60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페디가 지금처럼 좋은 성적을 유지할 것 같지는 않고, 페디는 최악의 팀에 있기에 가치에 영향을 줄 것 같지만, 분명한 것은 워싱턴 시절보다 훨씬 성장한 투수가 됐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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