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 거포 유망주 김범석(19)이 2년차에 타격 잠재력을 제대로 터뜨리고 있다.
이순철, 박재홍, 박용택 등 레전드 출신의 해설위원들은 김범석의 타격 재능에 입을 모아 칭찬하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김범석을 앞으로 꾸준히 출장시킬 뜻을 보이며, “신인왕도 가능하다”고 기대했다.
김범석은 지난 주말 KIA와 경기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장타를 연거푸 때리며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냈다.
27일 KIA전, 김범석은 2-3으로 뒤진 4회 1사 1루에서 KIA 선발 황동하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LG가 6-3으로 승리하며 이 홈런이 결승타가 됐다.
1회 황동하의 슬라이더 유인구에 연거푸 헛스윙하며 삼진을 당한 김범석은 4회는 1~2구 슬라이더에 속지 않고 참았다. 김범석은 “1회 안 좋은 공에 스윙이 나갔기에 변화구가 올거라 생각했다. 그 공을 참으면 잘 칠 수 있는 공이 온다고 생각해 잘 참았다. 2볼에서는 직구가 올거라고 생각하고 기다렸다가 직구를 자신있게 스윙했다”고 말했다. 어린 나이에 수읽기도 예사롭지 않다.
28일 KIA전, 김범석은 3-5로 뒤진 1사 만루에서 KIA 선발 크로우의 150km 바깥쪽 직구를 밀어쳐서 우측 선상 안에 떨어지는 싹쓸이 3타점 역전 2루타를 터뜨렸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박재홍 해설위원은 "히팅 포인트는 분명 늦었는데, 스윙 결이 좋고 밀고 나가는 힘이 있어서 우측 선상에 멋진 타구가 나왔다"고 칭찬했다. 김범석은 2회 크로우가 4구 연속 슬라이더를 던졌는데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4회는 커브에 이어 슬라이더가 3개 연속 들어오자 중전 안타를 때려냈다. 그리고 5회 크로우가 직구 승부를 하자, 정교한 타격 기술로 장타를 때려냈다.
김범석은 지난 21일 SSG와 더블헤더 1차전에 올 시즌 처음 선발 라인업으로 나섰다. LG가 6-8로 뒤진 7회 2사 만루에서 김범석은 SSG 베테랑 노경은의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를 밀어쳐 우측 폴 옆으로 넘어가는 역전 결승 만루 홈런을 쏘아올렸다.
이순철 해설위원은 김범석에 대해 “상당히 부드러운 스윙을 한다. 신장 차이만 있지 약간 이대호 선수와 비슷한 면도 있다”며 “본인이 저 몸을 이겨낼 수 있다면, 체중 문제는 크게 신경 안 써도 된다”고 말했다.
김범석은 SSG 더블헤더 2차전 1회 첫 타석에서 좌완 선발 오원석의 몸쪽 공을 받아쳐 중전 안타를 때렸다. 이순철 해설위원은 “대단한 테크닉이다. 타이밍이 약간 늦었는데, 한 손을 미리 놓으면서 타이밍을 맞춰 배트 중심이 맞췄다. 순간적인 타격 센스가 있다”고 칭찬했다. 이어 “저 정도 타격 기술이면 경기를 꾸준히 나온다면, 훨씬 더 좋은 타격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최근 박용택 해설위원도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기술적으로 보면 김범석 선수는 500타석 정도 나서면 놀라운 성적을 낼 것 같다”고 언급했다.
김범석은 경남고 3학년 때 홈런 10개를 기록, 고교 대회에서 나무배트를 쓰기 시작한 이후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웠다. 202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7순위)로 LG의 지명을 받았다. 차명석 단장은 "김범석이라는 고유 명사는 한국 야구의 대명사가 될 것"이라는 말로 큰 기대를 드러냈다.
포수인 김범석은 지난해 어깨 재활을 하느라 1군에는 시즌 막판에 10경기 출장해 타율 1할1푼1리(27타수 3안타) 1홈런에 그쳤다. 염경엽 감독은 김범석에게 큰 경기 경험을 쌓게 하기 위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4차전 대타로 나가 1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염 감독은 김범석을 1군에서 풀타임 백업 포수로 기회를 줄 계획을 언급했다. 그런데 스프링캠프에서 내복사근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중도 귀국했다. 염 감독은 김범석의 체중 감량 실패를 두고 질책했다. 김범석은 재활군에서 몸을 만들고 지난 12일 1군에 합류했다. 3차례 대타 기회에서 2안타 2타점을 기록했고, 21일 SSG 더블헤더부터 8경기 연속 선발 출장 기회를 받고 있다.
김범석은 올 시즌 11경기에서 타율 3할5푼3리(34타수 12안타) 2홈런 12타점 4득점 출루율 .405, 장타율 .588, OPS .993을 기록하고 있다. 득점권 타율 4할4푼4리(9타수 4안타) 10타점, 홈런 1개, 2루타 2개로 대단한 클러치 능력도 발휘하고 있다.
염 감독은 "지금은 지명타자로도 나가고, 조금 있으면 포수로도 나간다"며 "신인왕도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올해 신인 1~3순우인 황준서(한화), 김택연(두산), 전미르(롯데)가 주목받는 신인왕 레이스. 지난해 출장 경기 수와 타석 수가 적은 김범석도 신인왕 자격이 있다.
김범석은 최근 3번, 5번 중심타선에도 기용돼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염 감독은 “(주축) 선수들이 빠져서 3번으로 썼다. 범석이는 딱 7번 정도에 있는 것이 가장 좋은 타순이다. 범석이에게도, 팀에게도 좋은 일이다. 7번에서 못 치면 팬들에게 욕도 덜 먹는다”며 젊은 타자 육성에 대해 언급했다.
과거 LG가 박병호를 4번타자로 키우려고, 못 치고 있는데도 4번에 계속 뒀다가 실패한 사례를 언급했다. 염 감독은 “4번은 중요한 상황이 많이 걸린다. 박병호를 8번 정도에 두고 키웠으면 훨씬 성공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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