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마성의 황성빈’을 오래 지켜볼 수 없었다. 부상으로 다시 한 번 낙마했다. 쾌조의 페이스를 이어가고 있던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황성빈에게 부상이 단골 손님으로 찾아오는 분위기다. 그리고 가장 걱정인 것은 이제 누가 덕아웃의 텐션을 끌어올리는지다.
황성빈은 지난 29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황성빈은 지난 24일 사직 SSG전에서 주루플레이 과정에서 왼쪽 햄스트링 통증을 얻었다. 3루타를 치고 상대 실책으로 홈까지 파고드는 과정에서 혼신의 질주를 펼쳤는데 이때 햄스트링이 올라왔다. 결국 25~26일, 이틀 연속 결장했고 27일 창원 NC전 대타로 출장한 뒤 28일 지명타자로 출장해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28일 경기에서 왼쪽 다리를 계속 신경썼던 황성빈은 결국 29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롯데 타선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이자 팀 내에서 가장 텐션이 높은 분위기 메이커인 황성빈이 사라졌다.
황성빈은 지난 21일 사직 KT전 더블헤더에서 3홈런 6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8연패 수렁에서 빠진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8연패 탈출에 성공했던 18일 잠실 LG전부터 부상을 당했던 24일 SSG전까지 5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이 기간 타율 5할7푼1리(21타수 12안타) 3홈런 8타점 9득점 4도루로 종횡무진 활약했다.
역동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황성빈의 스타일상 부상 위험은 언제나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황성빈의 부상이 안타까운 것은 가장 잘 나가고 있을 때, 부상을 당하고 제 페이스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황성빈의 초반 페이스는 올해와 비슷했다. 지난해 4월 11일까지 6경기 타율 4할3푼8리(16타수 7안타) 2타점 4득점으로 활약했지만, 4월 11일 LG전에서 슬라이딩 과정에서 왼손 검지 미세골절 진단을 받았다. 11일 만인 4월 22일 복귀한 뒤에도 황성빈은 5경기에서 활약했다. 그러나 4월 28일 키움전에서 왼쪽 발목 전거비 인대 2도 파열 진단을 받았다. 결국 황성빈의 2023년 4월 상승세는 그대로 끝났다. 부상 복귀 이전의 활력을 되찾지 못했다.
그런데 올해 다시 한 번 부상이 황성빈의 질주를 가로막았다. 자신의 상승세를 자신이 꺾는 모양새다. 8승20패1무로 승률 2할8푼6리로 떨어져 있는 롯데 입장에서도 황성빈의 이탈은 큰 손실이다. 전력적으로는 물론, 가라앉아 있는 덕아웃의 분위기를 끌어올려야 하는 순간에서도 황성빈의 공백은 크게 다가올 수 있다.
당장 황성빈이 맹활약을 하고 타선도 반등세를 탔고 덕아웃 분위기도 살아났다. 올해 황성빈은 베테랑들을 설득해서 개별 홈런 세리머니까지 만드는 등 덕아웃 텐션을 끌어올릴 수 있게끔 만들었다. 황성빈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활력소였다. 실제로 황성빈이 선발에서 제외된 26~27일, 창원 NC전에서 모두 무득점에 그쳤다. 공교롭겠지만 황성빈의 부재를 체감했다.
꼴찌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롯데, 과연 지금의 분위기를 어떻게 다시 끌어올려서 반등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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