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는 부상 악재에도 거침없이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팀 역대 최소 경기 20승 고지에 올랐고, 29일 현재 21승 9패를 기록하고 있다. 시즌 초반 부상 선수들이 줄줄이 나왔지만, 신임 이범호 감독의 친화력 돋보이는 리더십과 탄탄한 조직력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KIA는 지나 28일 잠실 LG전에서 큰 고비를 넘겼다. 26~27일 이틀 연속 역전패를 당했고, 스윕 위기에서 재역전 승리를 거뒀다. 시즌 첫 3연패를 당할 뻔 했으나 극적인 승리로 분위기를 더욱 끌어올렸다.
이범호 감독은 경기 후 "치열한 승부에서 거둔 승리라 더욱 의미가 큰 거 같다"고 이날 승리에 의미를 부여했다. 3연패를 막고, 스윕패도 막았다.
타순의 선순환이 이뤄졌다. 이날 김선빈은 2021년 4월 14일 광주 롯데전 이후 무려 1110일 만에 톱타자로 출장했다. 1번을 쳤던 박찬호가 자진해서 하위 타순으로 내려달라고 요청했고, 9번타순으로 나섰다.
김선빈은 5타수 3안타 1사구 3득점을 기록하며 톱타자로 맹활약했다. 김선빈은 1회 첫 타석에서 LG 선발 손주영 상대로 우전 안타로 출루했고, 이후 이창진의 볼넷, 최형우의 스러런 홈런이 터지면서 선제 득점을 올렸다.
3회는 선두타자로 나서 삼진으로 물러났고, 5-2로 앞선 4회 1사 1,2루에서는 유격수 땅볼 병살타로 물러났다. 5-7로 뒤진 7회 선두타자로 나와 중전 안타로 출루해 역전의 흐름을 만들었다. 이후 대타 나성범이 볼넷, 김도영의 3루쪽 기습번트 안타가 나왔다. 포수 박동원의 3루 송구 실책으로 김선빈은 홈까지 들어와 득점을 올렸다.
8-7로 한 점 앞선 8회 1사 후 김선빈은 좌선상 2루타로 출루해 찬스를 만들었고, 김호령의 적시타로 득점을 올리며 2점 차로 달아났다. 10-7로 앞선 9회 2사 1루에서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다.
경기 후 김선빈은 “어제 코치님에께 1번타자로 나가고 싶다고 직접 요청했다. 1번을 치고 싶었던 게 아니라 많은 타석에 들어가고 싶어서 그렇게 요청했다"며 "연습할 때 타격과 경기할 때 공을 치는 건 좀 다르다. 직접 부딪혀야 느끼는 게 있다. 동료들이 잘하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 많이 치고 싶었다"고 말했다.
KIA는 2017년 통합 우승을 차지했을 때 이후 최고의 출발을 하고 있다. 당시 보다 더 빠르게 20승 고지에 올랐다. 김선빈은 7년 전과 비교하는 질문에 "일단 지금 1위를 하고 있기 때문에 팀 분위기는 워낙 좋다. 형우 형이나 현종이 형이나 모두들 어린 후배들을 잘 생각해 주고 이해해 주면서 그런 부분에서 팀 분위기가 훨씬 좋아졌다”고 말했다.
당시 전력과 비교하는 질문에는 “비교할 수 없을 것 같다. 거의 따라올 수 없을 것 같다”며 “그때는 투수도 좋았고 일단 20승 투수가 2명이 나왔다. 그리고 3할 타자가 7명 가까이 나왔기 때문에 그 때랑은 비교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2017년 전력이 더 쎄다는 말이었다. 당시 양현종과 헥터 나란히 20승을 거뒀고, 팀 타율은 3할이 넘었다.
KIA는 28일 주장 나성범이 햄스트링 부상에서 회복해 1군에 복귀했다. 첫 날 7회 승부처에서 대타로 나와 볼넷으로 출루, 무사 1,2루 찬스를 만들며 역전의 분위기를 가져왔다.
김선빈은 "우리 팀은 성범이의 복귀를 떠나서 그냥 분위기가 좋다. 성범이가 왔다고 해서 좋아진 게 아니다. 그냥 좋았다. 그래도 주장이 돌아오면서 더 좋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수 네일과 크로우가 원투 펀치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대투수 양현종도 여전히 건재하다. KIA는 아직 선발 이의리, 불펜 임기영, 거포 황대인이 부상으로 빠져 있다. 완전체 전력이 된다면, 2017년 전력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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