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대전=김동윤 기자]
돌아온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이 KBO 리그 100승에 다시 도전한다. 공교롭게도 상대는 그와 인연이 있는 선수들이 포진한 SSG 랜더스여서 이번 맞대결은 더욱 눈길을 끈다.
류현진은 3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펼쳐질 SSG와 2024 신한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선발 등판한다.
이번 경기는 류현진의 3번째 KBO 리그 100승 도전이다. 2006년 KBO 리그에 데뷔한 류현진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뒤 올 시즌 한국으로 복귀했다. 지난 1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 및 통산 99승째를 기록했다.
이후로는 승을 쌓지 못한 채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 논란에 휩싸였다. 류현진은 지난 24일 수원 KT전에서 5이닝 7피안타 2볼넷 4탈삼진 7실점(5자책)으로 무너지며 시즌 3패(1승)를 떠안았다.
경기 승패보다 다음날 류현진이 ABS의 일관성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 화제가 됐다. 류현진은 경기마다 ABS에 따른 스트라이크 존이 다르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현진과 한화 구단은 23일 한화 선발 문동주의 투구 때 수원 구장의 ABS 존이 좌타자 바깥쪽 공을 스트라이크로 잘 잡아주는 것을 확인하고 그걸 바탕으로 계획을 짰는데 자신이 등판한 날의 존은 달라졌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례적으로 데이터까지 직접 공개하면서 류현진의 주장을 반박했다. KBO는 26일 "류현진의 지난 24일 수원 KT전 특정 투구 및 23일 한화 문동주의 수원 KT전 특정 투구에 대한 ABS 판정 데이터에 관해 많은 문의가 있어서, ABS 운영사 스포츠투아이가 제공한 투구 추적 판정 데이터를 공유한다"면서 투구 그래픽을 공유했다.
류현진의 불만이 폭발한 대표적인 예가 3회 말 선두타자 조용호의 타석 때였다. 0S 2B에서 3구째 가운데 낮은 코스로 던진 시속 140km 직구가 스트라이크존 보더라인에 걸친 듯하자, 류현진은 살짝 놀라면서 어리둥절해했다.
그러나 KBO가 공개한 그래픽에 따르면 아주 미세한 차이로 스트라이크 존에 걸쳐 있었다. KBO는 "3회 말 KT 조용호의 타석 3구째는 ABS 중간 존 하단을 0.15 cm 위로 통과했으나, ABS 끝면 존 하단을 0.78cm 차이로 통과하지 못해서 볼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인정한 핀포인트 제구력으로 유명했다. 메이저리그의 내로라하는 타자들조차 공 한 개, 반 개 차이로 스트라이크 존을 넘나드는 류현진의 공에 꼼짝없이 삼진을 당하기 일쑤였다. 그런 류현진인 만큼 몇 cm의 차이라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당연했다. 이후에도 류현진은 더그아웃을 쳐다보며 스트라이크 존을 확인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고 그대로 경기는 한화의 1-7 패배로 이어졌다.
이번 SSG전은 문제를 제기한 이후 처음 마운드에 서는 날이다. ABS 말고도 신경 쓰이는 것이 많다. SSG에는 류현진의 천적 최정(37)이 있다. 최정은 류현진이 2013년 메이저리그로 진출하기 전까지 타율 0.362(58타수 21안타) 4홈런으로 매우 강했다. 류현진도 과거 한 방송 매체에 출연해 직접 제일 만나기 싫은 타자로 최정을 꼽을 만큼 유명한 천적 관계다.
최정은 지난 2월 스프링캠프 출국을 앞두고 "개인적으로 상대 전적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최선을 다할 뿐이다. 내가 (류)현진이 상대로 잘하던 걸 계속 이어 나가면 팀을 위해서 더 좋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KBO리그 시절 상대하던 때와) 차원이 다르게 공이 더 좋아졌을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잘했던 선수니까 어떻게 달라졌을지 궁금한 것도 있다. 제일 좋은 건 안 만나는 것이다. 솔직히 만나기 싫다. (잘하는 투수를) 누가 만나고 싶어 하겠나"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었다.
지금은 입장이 조금 달라졌다. 류현진이 ABS 문제건 리그 적응 문제건 6경기 1승 3패 평균자책점 5.91로 부진한 사이, 최정은 25경기 타율 0.286, 11홈런 27타점, 출루율 0.369 장타율 0.703, OPS 1.072로 펄펄 날고 있다. 얼마 전 이승엽 현 두산 감독을 넘어 KBO 리그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우는가 하면, 바로 전 경기에서는 만루홈런을 때려내며 홈런 부문 공동 1위에 올랐다. 선배 메이저리거 추신수(42)와 KBO 리그에서 첫 맞대결도 기대를 모은다.
상대하는 투수는 고등학교 후배이자 '김광현 키즈' 중 하나인 이기순(21)이다. 이기순은 류현진과 같은 동산고 졸업 후 2022 KBO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 42순위로 SSG에 입단한 좌완이다. 지난해 1군에 데뷔해 올해는 3경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4.05를 기록 중이다. 지난겨울 2년 연속으로 김광현이 자비로 마련한 오키나와 미니 캠프에 참여해 시즌을 준비했다.
그동안 류현진은 숱한 부상과 현실적인 한계에도 극복하고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선 선수였기에 5일 만에 어떤 해결책을 들고 올지 기대된다.
대전=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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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t-한화전이 2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한화 선발 류현진이 3회말 kt 로하스가 타석에 들어서자 숨을 고르고 있다. /사진=김진경 기자 |
류현진은 3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펼쳐질 SSG와 2024 신한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선발 등판한다.
이번 경기는 류현진의 3번째 KBO 리그 100승 도전이다. 2006년 KBO 리그에 데뷔한 류현진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뒤 올 시즌 한국으로 복귀했다. 지난 1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 및 통산 99승째를 기록했다.
이후로는 승을 쌓지 못한 채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 논란에 휩싸였다. 류현진은 지난 24일 수원 KT전에서 5이닝 7피안타 2볼넷 4탈삼진 7실점(5자책)으로 무너지며 시즌 3패(1승)를 떠안았다.
경기 승패보다 다음날 류현진이 ABS의 일관성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 화제가 됐다. 류현진은 경기마다 ABS에 따른 스트라이크 존이 다르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현진과 한화 구단은 23일 한화 선발 문동주의 투구 때 수원 구장의 ABS 존이 좌타자 바깥쪽 공을 스트라이크로 잘 잡아주는 것을 확인하고 그걸 바탕으로 계획을 짰는데 자신이 등판한 날의 존은 달라졌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례적으로 데이터까지 직접 공개하면서 류현진의 주장을 반박했다. KBO는 26일 "류현진의 지난 24일 수원 KT전 특정 투구 및 23일 한화 문동주의 수원 KT전 특정 투구에 대한 ABS 판정 데이터에 관해 많은 문의가 있어서, ABS 운영사 스포츠투아이가 제공한 투구 추적 판정 데이터를 공유한다"면서 투구 그래픽을 공유했다.
KBO가 공개한 24일 수원 한화-KT전의 3회 말 조용호 타석의 그래픽. 3구째 볼(빨간색 원)에 대해 KBO는 "ABS 중간 존 하단을 0.15cm위로 통과했으나, ABS 끝면 존 하단을 0.78cm 차이로 통과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KBO 제공 |
류현진의 불만이 폭발한 대표적인 예가 3회 말 선두타자 조용호의 타석 때였다. 0S 2B에서 3구째 가운데 낮은 코스로 던진 시속 140km 직구가 스트라이크존 보더라인에 걸친 듯하자, 류현진은 살짝 놀라면서 어리둥절해했다.
그러나 KBO가 공개한 그래픽에 따르면 아주 미세한 차이로 스트라이크 존에 걸쳐 있었다. KBO는 "3회 말 KT 조용호의 타석 3구째는 ABS 중간 존 하단을 0.15 cm 위로 통과했으나, ABS 끝면 존 하단을 0.78cm 차이로 통과하지 못해서 볼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인정한 핀포인트 제구력으로 유명했다. 메이저리그의 내로라하는 타자들조차 공 한 개, 반 개 차이로 스트라이크 존을 넘나드는 류현진의 공에 꼼짝없이 삼진을 당하기 일쑤였다. 그런 류현진인 만큼 몇 cm의 차이라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당연했다. 이후에도 류현진은 더그아웃을 쳐다보며 스트라이크 존을 확인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고 그대로 경기는 한화의 1-7 패배로 이어졌다.
이번 SSG전은 문제를 제기한 이후 처음 마운드에 서는 날이다. ABS 말고도 신경 쓰이는 것이 많다. SSG에는 류현진의 천적 최정(37)이 있다. 최정은 류현진이 2013년 메이저리그로 진출하기 전까지 타율 0.362(58타수 21안타) 4홈런으로 매우 강했다. 류현진도 과거 한 방송 매체에 출연해 직접 제일 만나기 싫은 타자로 최정을 꼽을 만큼 유명한 천적 관계다.
최정이 29일 인천 KT전에서 문용익을 상대로 통산 469호 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
최정은 지난 2월 스프링캠프 출국을 앞두고 "개인적으로 상대 전적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최선을 다할 뿐이다. 내가 (류)현진이 상대로 잘하던 걸 계속 이어 나가면 팀을 위해서 더 좋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KBO리그 시절 상대하던 때와) 차원이 다르게 공이 더 좋아졌을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잘했던 선수니까 어떻게 달라졌을지 궁금한 것도 있다. 제일 좋은 건 안 만나는 것이다. 솔직히 만나기 싫다. (잘하는 투수를) 누가 만나고 싶어 하겠나"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었다.
지금은 입장이 조금 달라졌다. 류현진이 ABS 문제건 리그 적응 문제건 6경기 1승 3패 평균자책점 5.91로 부진한 사이, 최정은 25경기 타율 0.286, 11홈런 27타점, 출루율 0.369 장타율 0.703, OPS 1.072로 펄펄 날고 있다. 얼마 전 이승엽 현 두산 감독을 넘어 KBO 리그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우는가 하면, 바로 전 경기에서는 만루홈런을 때려내며 홈런 부문 공동 1위에 올랐다. 선배 메이저리거 추신수(42)와 KBO 리그에서 첫 맞대결도 기대를 모은다.
상대하는 투수는 고등학교 후배이자 '김광현 키즈' 중 하나인 이기순(21)이다. 이기순은 류현진과 같은 동산고 졸업 후 2022 KBO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 42순위로 SSG에 입단한 좌완이다. 지난해 1군에 데뷔해 올해는 3경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4.05를 기록 중이다. 지난겨울 2년 연속으로 김광현이 자비로 마련한 오키나와 미니 캠프에 참여해 시즌을 준비했다.
그동안 류현진은 숱한 부상과 현실적인 한계에도 극복하고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선 선수였기에 5일 만에 어떤 해결책을 들고 올지 기대된다.
대전=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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