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규한 기자] ‘대전 왕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160km 파이어볼러’ 문동주가 부진 끝에 2군으로 내려갔다. 대체 선발로 쓸 투수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도 한화는 결단을 내렸다.
문동주가 부상이나 몸 관리가 아닌 부진을 이유로 2군에 내려간 것은 2022년 데뷔 후 처음이라 팀과 팬들 모두 아쉬운 상황.
‘국가대표 미래 1선발’로 불리는 2023시즌 신인왕 문동주. 신인왕 상품이 한화 구단 역대 기념 상품 최다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문동주의 2군행이라 더욱 이목이 쏠린다.
한화 관계자가 사석에서 ’아들 삼고 싶다’ 극찬한 인성의 문동주. 지난 23일 수원 경기에서도 상대를 배려한 상황이 있었다.
1회부터 한화 선발 문동주는 안타, 번트 안타, 볼넷으로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고, 2점을 허용하며 시작했다. 2회에도 1실점한 문동주. 심지어 비까지 내리기 시작해 컨디션 조절에 더 어려움을 겪었을 터다.
4회 한화는 김태연의 스리런 홈런으로 3-3 동점을 만들었는데, 문동주는 4회말 수비 실책과 야수 선택에 이어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 내줬다.
4회까지 92구를 던진 문동주는 5회를 향해 마운드를 올랐다. 상대 KT 선발은 화제의 신인 육청명. 육청명 역시 비를 맞으며 2사 1, 3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겨낸 뒤 기쁜 마음으로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위기를 함께 견딘 야수들을 맞이하느라 마운드에 로진백을 둔 것을 뒤늦게 알았다.
육청명이 마운드로 돌아갈 때 문동주는 이미 5회 피칭을 위해 마운드에 도착했다. 문동주에게 상황을 설명하는 듯한 육청명. 그를 본 문동주는 먼저 허리를 숙여 로진백을 집어들어 육청명에게 전했다.
몸과 마음 이미 다 젖어 있었지만, 문동주는 상대를 배려했다.
이후 문동주는 2사 후 황재균에게 안타를 맞고 투구 수 106개에서 교체됐다. 이후 구원 투수 김규연이 등판해 도루와 적시타를 허용해 문동주의 실점은 5점이 됐고, 팀은 난타전 끝에 6-9로 패배했다.
경기 전 해맑은 미소로 허리를 90도 숙이며 주심에게 공을 받으며 경기를 시작한 문동주. 올 시즌 첫 등판에서 승리투수가 됐지만 다음 경기에서 고전하는 등 퐁당퐁당 투구를 거듭한 문동주는 지난주 2경기 모두 부진했다.
미래를 위해 문동주 2군행 결단을 내린 한화. 리스크를 감수한 한화로선 문동주가 제대로 된 상태로 돌아올 때까지 어떻게든 버틸 각오다. 문동주는 2군에서 잃어버린 투구 밸런스와 제구를 찾고, 피칭 디자인을 재정립해야 한다. 실력, 외모, 인성, 팬서비스, 대언론 마인드 등 스타 플레이어가 갖춰야 할 요소를 모두 갖춘 ‘대전 왕자’ 문동주의 귀환을 모두가 기다리고 있다. 모두를 향한 배려가 반등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 /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