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대전=김동윤 기자]
KBO 리그 통산 100승이 걸린 경기에도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은 1회만큼은 최정(37·SSG 랜더스)이 그렇게 신경이 쓰였다. 과연 '괴물'이 인정한 천적다운 존재감이었다.
류현진은 3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펼쳐진 SSG 랜더스와 2024 신한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7피안타 2볼넷 1탈삼진 2실점(1자책점)을 기록, 시즌 2승 및 KBO 리그 통산 100승에 성공했다.
2전 3기 끝에 시즌 4번째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성공, 안정적인 피칭으로 한화의 8-2 대승을 이끌었다. 류현진의 총투구수는 103구(직구 52구, 체인지업 20구, 커브 18구, 커터 13구),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9㎞, 평균은 145㎞가 나왔다.
경기 후 류현진은 "사실 이틀 전부터 감기 기운이 있었는데 오히려 이런 날(아픈 날) 일이 잘 풀리는 일이 많아 괜찮았다. 컨디션도 좋았다"며 "초반에 힘 있는 피칭을 했는데 SSG 타자들이 대응을 잘했다. 6회 내려올 때까지 매 이닝 어렵게 했다"고 100승 소감을 밝혔다.
이로써 류현진은 데뷔전이었던 2006년 4월 12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프로 첫 승을 달성한 이후 6593일, 197경기 만에 KBO 리그 100승에 도달하게 됐다. 이는 김시진(전 삼성)의 186경기, 선동열(전 해태)의 192경기에 이은 역대 3번째 최소 경기 100승으로 한화 소속으로는 1997년 송진우, 1999년 정민철, 2000년 이상군, 한용덕 이후 5번째 100승이다.
과정은 절대 쉽지 않았다. 지난 11일 잠실 두산전(6이닝 무실점)에서 시즌 첫 승 및 통산 99승째를 달성한 뒤 두 경기에서는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이에 류현진은 "KBO 100승이라는 것이 매 경기 신경 쓰이긴 했지만, 편안하게 마음을 먹었다. 또 대전 팬들 앞에서 할 수 있어 더욱 뜻깊은 거 같다"며 "KBO 100승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승리로는 프로 첫 승과 오늘 승리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괴물' 류현진과 그의 천적 최정의 12년 만의 맞대결도 볼거리였다. 2012년 8월 23일 인천 SK-한화전 이후 4268일 만의 맞대결이었다. 최정은 류현진이 2013년 메이저리그로 진출하기 전까지 타율 0.362(58타수 21안타) 4홈런으로 매우 강했다. 류현진도 과거 한 방송 매체에 출연해 직접 제일 만나기 싫은 타자로 최정을 꼽을 만큼 유명한 천적 관계다.
경기 전 최정은 "(류)현진이는 얼굴 말고는 변한 게 없다. 와서도 너무 잘 던지더라. 와서 정말 좋은 것 같다. 옛날에 맞대결했을 때도 못 쳐도 본전이라 생각했다. 오늘도 똑같다. 안타 하나만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다소 여유로웠던 최정과 달리 류현진은 오랜만에 마주한 천적에 신중하게 접근했다. 1회 초 최지훈과 추신수에게 직구 위주의 피칭을 한 것과 달리 최정에게는 커터만 4차례 던지며 어려운 승부를 겨뤘다. 첫 타석은 최정이 볼넷을 골라 나갔으나, 이후 두 타석은 모두 땅볼로 류현진의 승리였다.
류현진은 "최정을 의식 많이 했다. 첫 타석에서는 일부러 미국 가기 전에 던지지 않았던 커터 위주로 던졌다. 그런데 초구 이후에는 잘 참더라"며 "그다음부터는 어떻게 해야 하지 생각을 많이 했다"고 웃었다.
선배 메이저리거 추신수와도 2013년 7월 28일 LA 다저스-신시내티 레즈전 이후 3929일 만의 맞대결이었다. 추신수에게는 첫 타석 삼진 이후 안타와 2루타를 내주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5회 초 2루타 때는 추신수가 나이를 잊은 질주로 2루에 도달해 놀라움을 샀다. 류현진은 "추신수 선배와 대결도 당연히 신경 써서 했다. 안타를 두 개 맞았는데 두 번째 안타 때는 선배가 2루까지 뛸 줄은 몰랐다"고 너털웃음을 터트리면서 "선배도 나이가 있는데 무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부상은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날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는 류현진의 KBO 리그 통산 100승을 보기 위해 평일 저녁 경기임에도 1만 2000명의 만원 관중이 모였다. 지난해 10월 16일 롯데와 정규 리그 마지막 홈 경기부터 이어진 홈 16경기 연속 매진이다.
경기 후 류현진은 선수단에 케이크, 물세례를 받은 데 이어 처음으로 단상에 올라 팬들 앞에서 자신의 마음을 전했다. 류현진은 "선수들에게 케이크 세례를 받은 건 처음 있는 일인데 기분이 좋았다. 단상 인터뷰도 내가 미국 가기 전엔 없어서 처음 해봤는데 짧았음에도 참 재미있었다"고 웃었다.
한국 KBO리그에서 100승,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78승을 거둔 류현진은 이제 한·미 통산 200승을 정조준한다. 류현진은 "한·미 통산 200승을 빨리하고 싶다. 그거 하나만 남겨 놓은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전=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류현진이 30일 대전 SSG전에서 KBO 리그 통산 100승을 달성하고 동료들로부터 축하의 물 세례를 받고 기뻐하고 있다. |
류현진(왼쪽)이 30일 대전 SSG전에서 KBO 리그 통산 100승을 달성하고 최원호 감독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
류현진은 3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펼쳐진 SSG 랜더스와 2024 신한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7피안타 2볼넷 1탈삼진 2실점(1자책점)을 기록, 시즌 2승 및 KBO 리그 통산 100승에 성공했다.
2전 3기 끝에 시즌 4번째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성공, 안정적인 피칭으로 한화의 8-2 대승을 이끌었다. 류현진의 총투구수는 103구(직구 52구, 체인지업 20구, 커브 18구, 커터 13구),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9㎞, 평균은 145㎞가 나왔다.
경기 후 류현진은 "사실 이틀 전부터 감기 기운이 있었는데 오히려 이런 날(아픈 날) 일이 잘 풀리는 일이 많아 괜찮았다. 컨디션도 좋았다"며 "초반에 힘 있는 피칭을 했는데 SSG 타자들이 대응을 잘했다. 6회 내려올 때까지 매 이닝 어렵게 했다"고 100승 소감을 밝혔다.
이로써 류현진은 데뷔전이었던 2006년 4월 12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프로 첫 승을 달성한 이후 6593일, 197경기 만에 KBO 리그 100승에 도달하게 됐다. 이는 김시진(전 삼성)의 186경기, 선동열(전 해태)의 192경기에 이은 역대 3번째 최소 경기 100승으로 한화 소속으로는 1997년 송진우, 1999년 정민철, 2000년 이상군, 한용덕 이후 5번째 100승이다.
과정은 절대 쉽지 않았다. 지난 11일 잠실 두산전(6이닝 무실점)에서 시즌 첫 승 및 통산 99승째를 달성한 뒤 두 경기에서는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이에 류현진은 "KBO 100승이라는 것이 매 경기 신경 쓰이긴 했지만, 편안하게 마음을 먹었다. 또 대전 팬들 앞에서 할 수 있어 더욱 뜻깊은 거 같다"며 "KBO 100승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승리로는 프로 첫 승과 오늘 승리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화 류현진(오른쪽)이 30일 대전 SSG전 1회초 최정을 마주하고 있다. |
이날 경기는 '괴물' 류현진과 그의 천적 최정의 12년 만의 맞대결도 볼거리였다. 2012년 8월 23일 인천 SK-한화전 이후 4268일 만의 맞대결이었다. 최정은 류현진이 2013년 메이저리그로 진출하기 전까지 타율 0.362(58타수 21안타) 4홈런으로 매우 강했다. 류현진도 과거 한 방송 매체에 출연해 직접 제일 만나기 싫은 타자로 최정을 꼽을 만큼 유명한 천적 관계다.
경기 전 최정은 "(류)현진이는 얼굴 말고는 변한 게 없다. 와서도 너무 잘 던지더라. 와서 정말 좋은 것 같다. 옛날에 맞대결했을 때도 못 쳐도 본전이라 생각했다. 오늘도 똑같다. 안타 하나만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다소 여유로웠던 최정과 달리 류현진은 오랜만에 마주한 천적에 신중하게 접근했다. 1회 초 최지훈과 추신수에게 직구 위주의 피칭을 한 것과 달리 최정에게는 커터만 4차례 던지며 어려운 승부를 겨뤘다. 첫 타석은 최정이 볼넷을 골라 나갔으나, 이후 두 타석은 모두 땅볼로 류현진의 승리였다.
류현진은 "최정을 의식 많이 했다. 첫 타석에서는 일부러 미국 가기 전에 던지지 않았던 커터 위주로 던졌다. 그런데 초구 이후에는 잘 참더라"며 "그다음부터는 어떻게 해야 하지 생각을 많이 했다"고 웃었다.
SSG 추신수(왼쪽)가 30일 대전 한화전에서 류현진과 미소와 함께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선배 메이저리거 추신수와도 2013년 7월 28일 LA 다저스-신시내티 레즈전 이후 3929일 만의 맞대결이었다. 추신수에게는 첫 타석 삼진 이후 안타와 2루타를 내주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5회 초 2루타 때는 추신수가 나이를 잊은 질주로 2루에 도달해 놀라움을 샀다. 류현진은 "추신수 선배와 대결도 당연히 신경 써서 했다. 안타를 두 개 맞았는데 두 번째 안타 때는 선배가 2루까지 뛸 줄은 몰랐다"고 너털웃음을 터트리면서 "선배도 나이가 있는데 무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부상은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날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는 류현진의 KBO 리그 통산 100승을 보기 위해 평일 저녁 경기임에도 1만 2000명의 만원 관중이 모였다. 지난해 10월 16일 롯데와 정규 리그 마지막 홈 경기부터 이어진 홈 16경기 연속 매진이다.
경기 후 류현진은 선수단에 케이크, 물세례를 받은 데 이어 처음으로 단상에 올라 팬들 앞에서 자신의 마음을 전했다. 류현진은 "선수들에게 케이크 세례를 받은 건 처음 있는 일인데 기분이 좋았다. 단상 인터뷰도 내가 미국 가기 전엔 없어서 처음 해봤는데 짧았음에도 참 재미있었다"고 웃었다.
한국 KBO리그에서 100승,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78승을 거둔 류현진은 이제 한·미 통산 200승을 정조준한다. 류현진은 "한·미 통산 200승을 빨리하고 싶다. 그거 하나만 남겨 놓은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류현진이 30일 대전 SSG전에서 KBO 리그 통산 100승을 달성하고 동료들로부터 축하의 물 세례를 받고 기뻐하고 있다. |
류현진이 30일 대전 SSG전에서 KBO 리그 통산 100승을 달성하고 동료들로부터 축하의 물 세례를 받고 기뻐하고 있다. |
대전=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