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김민재(28, 바이에른 뮌헨)가 팀의 승리를 날려버린 역적이 됐다.

바이에른 뮌헨은 1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뮌헨 푸스발 아레나 뮌헨에서 열린 2023-20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 1차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2-2로 비겼다.

안방에서 승리하지 못한 바이에른 뮌헨은 레알 마드리드 원정에서 꼭 이겨야만 결승에 오를 수 있게 됐다. 양 팀은 오는 8일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2차전을 치른다.

김민재가 오랜만에 UCL 무대에서 선발로 나섰다. 그는 에릭 다이어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수비진을 꾸렸다. 마테이스 더 리흐트의 무릎 부상과 다요 우파메카노의 발목 부상으로 찾아온 기회였다.

김민재로서는 빼앗겼던 주전 자리를 되찾아올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월드클래스가 여럿 있는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면 토마스 투헬 감독의 마음을 다시 사로잡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최악이었다. 김민재는 생애 처음으로 밟은 UCL 준결승 무대에서 두 차례나 실점 빌미를 제공하며 고개를 떨궜다. 그는 전반 24분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를 쫓아 튀어나갔다가 뒷공간을 허용했다. 이를 놓치지 않고 토니 크로스가 정확한 패스를 찔러넣었고, 비니시우스가 일대일 기회를 잡으며 선제골을 터트렸다.

김민재와 우측 풀백 요주아 키미히의 호흡이 맞지 않았다. 김민재는 실점 직후 키미히를 바라보고 소리 치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무언가 약속된 플레이가 어긋났는지 이례적으로 화를 내는 모습이었다.

김민재는 이후로는 한동안 안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정확한 전진 패스로 팀이 페널티킥을 얻어내는 데 일조했고, 적극적인 수비로 한 발 빠르게 공을 끊어내는 등 존재감을 드러냈다. 후반 들어서는 다시 뛰쳐나가는 수비를 펼치며 재미를 보기도 했다. 

문제는 경기 막판 터졌다.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이 2-1로 앞서고 있던 후반 37분 박스 안에서 드리블하는 호드리구를 막으려다가 발을 걸어 넘어뜨리고 말았다. 주심은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하며 옐로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키커로 나선 비니시우스가 침착하게 페널티킥을 성공하면서 2-2 균형을 맞췄다. 결국 바이에른 뮌헨은 다 잡았던 승리를 놓치면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2실점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김민재는 혹평을 피하지 못했다. 독일 '빌트'는 "김민재-재앙"이라고 직격하면서 최하점인 평점 6점을 줬다. 독일에서는 보통 1~5점으로 평점을 주지만, 정말 최악의 경기를 펼쳤을 때는 6점을 부여하곤 한다. 

빌트는 "더 리흐트가 오른쪽 무릎 내측 인대 부상을 당했는데, 그를 대체할 수 없었다. 0-1이 될 때 너무 멀리 나갔고 비니시우스를 놓쳤다"라며 "다음 실수는 후반 37분에 일어났다. 호드리구에게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내줬고 결국 2-2가 됐다"라고 김민재를 평가했다. 그의 파트너였던 에릭 다이어에게는 3점을 매겼다.

'바바리안 풋볼 웍스'도 김민재를 무승부의 원흉으로 꼽았다. 매체는 "김민재가 바이에른 뮌헨을 비기게 만들었다. 공격에서 기회를 놓친 부분도 있긴 했다. 하지만 바이에른 뮌헨은 두 번의 직접적인 실책이 없었다면 2-0으로 이겼을 것"이라며 "더 리흐트의 부상은 정말 최악의 시기에 발생했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민재 때문에 승리를 놓쳤다는 이야기다. 주전 경쟁을 위해선 더 리흐트가 자리를 비웠을 때 좋은 모습을 보여줬어야 하지만, 오히려 약점을 노출하며 입지가 더욱 위태로워진 김민재다.

바바리안 풋볼 웍스는 "이번 결과에 대해 투헬 감독을 탓할 수 없다. 그는 선수들을 이길 수 있는 가장 좋은 포지션에 뒀다"라며 선수들에게 책임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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