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팀은 무관이지만, 유럽 최고의 골잡이 자리는 놓치지 않았다. 해리 케인(31, 바이에른 뮌헨)이 생애 첫 '유러피언 골든슈'를 거머쥐었다.
바이에른 뮌헨은 27일(한국시간) "케인이 지난 시즌 유럽 최고 골잡이 유러피언 골든슈를 수상했다. 그는 2023-2024 분데스리가 데뷔 시즌에 36골을 터트리면서 슈투트가르트의 세후 기라시(28골), 파리 생제르맹의 킬리안 음바페, 맨체스터 시티의 엘링 홀란(이상 27골)을 제쳤다"라고 발표했다.
구단 역사상 3번째 수상자다. 케인에 앞서서 게르트 뮐러(1969-1970, 1972)와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2020-2021, 2021-2022)가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고 유러피언 골든슈를 받은 적 있다.
바이에른 뮌헨은 "뮐러, 레반도프스키 그리고 케인. 유러피언 골든슈는 '유럽 스포츠 미디어'가 1997년부터 수여해 왔고, 과거에는 프랑스 '레퀴프'가 수여했다. 지난 시즌 케인은 이 트로피를 거머쥐며 뮐러와 레반도프스키라는 두 명의 전설에 합류했다"라며 "직전 시즌에는 홀란이 프리미어리그에서 36골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라고 전했다.
유러피언 골든슈는 리그 득점 기록을 바탕으로 주어지는 상이다. 각 리그마다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유럽축구연맹(UEFA) 계수에 따라 다른 점수를 매긴다.
유럽 상위 5개 리그(프리미어리그, 라리가, 세리에 A, 분데스리가, 리그1)에서 뛰는 선수들은 득점에 2를 곱하고, UEFA 계수 6위부터 22위 리그 선수들은 1.5를 곱한다. 또한 플레이오프 경기 기록은 집계되지 않는다.
2023-2024시즌의 주인공은 케인이었다. 그는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하자마자 리그 36골로 72점을 획득하며 생애 첫 유러피언 골든슈를 손에 넣었다.
케인은 득점 3관왕이 유력하다. 그는 이미 유러피언 골든슈와 분데스리가 득점왕을 차지했고, UEFA 챔피언스리그(UCL) 득점왕까지 유력하다. 케인은 이제 결승전만 남겨둔 UCL에서 무려 8골을 넣으며 음바페와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나란히 5골을 기록 중인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호드리구, 호셀루(이상 레알 마드리드)가 4골을 몰아치지 않는 이상 케인 위에는 아무도 없다.
다만 케인은 오랜 숙원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그는 모든 대회를 통틀어 44골 12도움을 기록하고도 무관을 벗어나지 못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케인이 오기 전까지 분데스리가 11연패를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엔 사비 알론소 감독이 이끄는 레버쿠젠 돌풍에 밀려 우승이 좌절됐다. DFB 포칼컵에서는 3부리그 자르브뤼켄에 덜미를 잡히며 일찌감치 탈락했고, UCL 준결승에서도 레알 마드리드의 벽을 넘지 못하며 고개를 떨궜다.
트로피를 찾아 바이에른 뮌헨으로 온 케인으로선 허망한 결과다. 그는 토트넘에서 10년 넘게 뛰면서 구단 역대 최다 득점(280골)을 터트린 전설이었지만, 지난해 여름 이적을 택했다. 당시 케인은 "우승에 대한 압박감을 느끼고 싶다. 내 커리어에 트로피가 없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시즌을 마칠 때쯤엔 우승할 수 있길 기대한다"라고 열망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번에도 케인의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독일 '키커'는 "케인의 무관 저주는 계속된다"라고 조명했고, 영국 '인디펜던트' 역시 "케인은 첫 번째 트로피를 거머쥐기 위해 이적했고, 바이에른 뮌헨은 12년 만에 무관이다. 이는 어쩌면 반박할 수 없는 저주의 증거일지도 모른다. 케인은 토트넘에서 4369일 동안 우승하지 못했고, 바이에른 뮌헨에서는 독일 슈퍼컵 결승에서 라이프치히에 0-3으로 패하며 재앙 같은 시즌의 시작을 알렸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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