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이제는 떠날 때가 된 것처럼 보인다. 오현규(23, 셀틱)가 결국 방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스코틀랜드 '더 스코티시 선'은 30일(한국시간) "파크헤드를 떠날 수 있는 있는 7명의 스타가 밝혀졌다. 오현규는 셀틱의 올여름 주요 방출을 이끌 준비를 마쳤다"라고 보도했다.
오현규는 지난 2022년 1월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셀틱 유니폼을 입었다. K리그1에서 주목받던 '신예 공격수'였던 그는 셀틱의 러브콜을 받아들이며 과감하게 유럽 무대에 발을 내디뎠다. 지금은 토트넘을 이끌고 있는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그에게 손길을 내밀었다.
물론 오현규는 주전 자리를 보장받지 못했다. 스코틀랜드 득점왕이자 일본 국가대표 공격수인 후루하시 교고의 존재 때문. 오현규는 백업 공격수로서 조금씩 출전 시간을 늘려 나갔다.
그럼에도 오현규는 번뜩이는 모습을 보여주며 눈도장을 찍었다. 그는 데뷔 시즌 제한된 출전 시간 안에서도 21경기 7골을 터트리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2번째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 충분한 활약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혹독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토트넘으로 떠나면서 브렌던 로저스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았다. 게다가 오현규는 시즌 초반 부상까지 겹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오현규가 침묵하는 사이 로저스 감독은 190cm의 거구 유망주 아담 이다를 노리치 시티에서 임대로 데려오며 등번호 9번을 맡겼다. 그리고 이다는 셀틱 유니폼을 입고 18경기 8골 2도움을 기록하며 로저스 감독의 신뢰에 보답했다. 당연히 오현규의 출전 시간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아예 벤치에도 앉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결국 2년 차 징크스를 피하지 못한 오현규. 셀틱은 스코티시 프리미어십과 스코티시컵을 제패하며 트로피를 두 개나 들어 올렸지만, 오현규는 마음껏 웃을 수 없었다. 26경기에서 722분을 소화하며 5골을 넣는 데 그쳤기 때문. 게다가 지난 2월 킬마녹전 이후로는 출전조차 없다. 반면 이다는 스코티시컵 결승에서도 결승골을 터트리며 마지막까지 펄펄 날았다.
이제 오현규는 꾸준히 합류하던 한국 대표팀에서도 멀어지고 있다. 6월 A매치 두 경기를 이끄는 김도훈 임시 감독은 공격수로 주민규(울산)과 오세훈(마치다 젤비아)을 뽑았다. 주전 공격수 조규성(미트윌란)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오현규 대신 A매치 경험이 없는 오세훈을 택한 것.
오현규로선 대표팀 커리어를 위해서라도 결단이 필요한 상황. 셀틱 역시 오현규와 이별을 준비하고 있는 모양새다.
더 스코티시 선은 "로저스 감독은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 대비해 선수단을 개편하려 하고 있다. 몸값 250만 파운드(약 44억 원)의 오현규는 시즌 후반기에 거의 등장하지 않았다. 그는 스코티시 컵 결승전 명단에도 들지 못했고, 다음 시즌에도 기회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다행히 이적시장에서 인기가 없는 모습은 아니다. 매체는 "오현규는 2023년 1월 셀틱과 5년 계약을 체결했고, 처음엔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밑에서 꾸준히 출전했다. 하지만 로저스 감독 체제에서는 인기가 떨어졌다"라며 "오현규는 유럽 여러 리그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덧붙였다.
지금 셀틱엔 오현규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자리가 많지 않다. 일본 국가대표 공격수 후루하시와 마에다 다이젠이 버티고 있는 데다가 이다 역시 완전 이적 가능성이 있다. 더 스코티시 선은 "셀틱은 올여름 노리치의 500만 파운드(약 88억 원) 공격수 이다와 계약을 맺길 원한다. 9번 자리에는 이미 후루하시와 다이젠도 있다"라고 강조했다.
오현규뿐만 아니라 미드필더 권혁규도 셀틱을 떠날 수 있다. 그는 지난 시즌 후반기 세인트 미렌에서 임대생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던 만큼 재임대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만약 오현규와 권혁규가 동시에 이적한다면 셀틱에 한국 선수는 양현준 한 명만 남게 된다. '코리안 트리오'가 1년 만에 해체되는 셈이다. 다만 양현준 역시 시즌 막판엔 명단에서 제외되기도 했던 만큼 이적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만약 팀에 남더라도 험난한 경쟁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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