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서정환 기자] 초호화 슈퍼스타들이 뭉쳤지만 절대 '드림팀'은 아니다.
미국남자농구대표팀은 21일 런던에서 가진 평가전에서 남수단에게 101-100으로 신승을 거뒀다. 미국은 캐나다, 호주, 세르비아전에 이어 평가전 4연승을 달렸다. 미국은 올림픽 본선에 가기 전 독일전을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졸전 중에 졸전이었다. 수비가 와르르 무너진 미국은 한 때 16점을 뒤지며 전반전 44-58로 14점을 졌다. 후반에도 계속 실점한 미국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남수단은 종료 20초전 100-99로 리드하며 미국을 당황시켰다.
작전시간을 요청한 미국은 종료 8초전 르브론 제임스가 개인기로 역전 레이업슛을 성공시켜 겨우 패배를 넘겼다. 제임스는 마치 NBA 파이널에서 우승한 것처럼 포효했다. 그만큼 미국이 절박하게 코너에 몰렸다는 의미다.
남수단의 야투는 무려 61.1%에 달했다. 3점슛은 14개를 쏴서 7개를 넣었다. 반면 미국의 야투는 41.7%에 그쳤다.
마흔살 최연장자 제임스가 23점으로 최다득점을 올렸다. 조엘 엠비드(14점, 7리바운드)와 앤서니 데이비스(15점, 11리바운드)도 골밑을 압도하지 못했다. 스테판 커리는 12점을 넣었지만 장기인 3점슛이 3/9에 그쳤다. 앤서니 에드워즈는 3점슛 1/7이었다.
남수단에는 대중들이 알만한 NBA 스타가 한 명도 없다. 대부분이 미국대학이나 G리그를 거친 무명선수들이다. NBA에서 뛰었던 로얄 아이비 코치가 가장 유명한 인물이다. 전 NBA스타 루올 뎅은 남수단 농구협회장을 맡고 있다. 미국전에서 24점을 올린 마리알 샤욕은 2019년 NBA 드래프트 2라운드 54위에 필라델피아에 지명됐지만 실패한 뒤 현재 중국프로농구에서 뛰는 무명선수다.
하지만 남수단 선수들은 체격조건이 훌륭했고 수비도 끈질겼다. 미국은 신체조건에서 대등한 선수들이 열심히 따라붙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NBA에서 슈퍼스타들이지만 노장이 많다는 점도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미국선수들 12명의 연봉을 합치면 5억 달러(약 6957억 원)가 넘는다. 하지만 좋은 선수만 많이 모였다고 훌륭한 팀은 아니다. 현실은 비디오게임이 아니다. 유소년 시절부터 대표팀에서 같이 뛰며 성장한 라이벌 국가에 비해 급조된 미국의 조직력은 현저하게 떨어진다. 생소한 FIBA룰 적응도 며칠 사이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상업화된 NBA에 비해 FIBA룰은 보다 엄격하게 규칙을 적용한다.
‘USA 투데이’는 “미국은 G리그 선수들이 모인 남수단을 상대로 고전했다. NBA 올스타와 MVP라는 타이틀은 남수단 선수들을 막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 미국은 여전히 수비로테이션에서 구멍이 크고, FIBA룰 적응에도 애를 먹고 있다. 르브론 제임스, 스테판 커리, 조엘 엠비드 등 올스타들로 멤버를 구성했지만 진지하게 금메달을 따지 못할 수 있다. 제임스가 역전 레이업슛을 넣지 못했다면 망신스러운 패배로 마이클 조던 등 대선배들부터 시작된 미국대표팀 연승행진이 끊어졌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한국나이로 마흔인 제임스가 23점을 넣으며 여전히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카메룬, 미국, 프랑스 삼중국적자인 조엘 엠비드는 프랑스대표팀에서 뛰겠다던 마크롱 프랑스대통령과의 약속까지 어기고 미국을 선택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