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채연 기자] 영화 ‘폭락’ 현해리 감독이 실제 ‘루나 사태’로 인해 피해를 봤다고 고백했다.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폭락’ 현해리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영화 ‘폭락’은 50조 원의 증발로 전 세계를 뒤흔든 가상화폐 대폭락 사태 실화를 기반으로 한 범죄드라마로, 국내에서만 28만 명이라는 어마어마한 피해자가 발생한 루나 코인 대폭락 사태라는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폭락’은 청년·여성·장애 가산점 등을 악용해 청년창업지원금을 부정 수급하고 고의 부도와 폐업을 전전하며 성공이라는 이름으로 타락해가는 청년사업가의 2009년부터 2023년까지 과정을 담아냈다.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는 청년 사업가의 연대기를 통해 스타트업 투자의 이면과 낮엔 주식, 밤엔 코인 한탕주의에 중독된 청년들의 현실을 그려냈다.
이날 현해리 감독은 개봉 시기에 대해 “이게 원래는 시의성이 있어서, 솔직히 말하면 가사화폐 흐름과 송환 여부 시기를 보고 있었다. 사실 송환 결정, 취소 이게 10번 정도 번복이 됐다. 그러면 미국 대선도 암호화폐 등락에 좌지우지 되니까, 미국 대선 이후로 보내자. 그럼 폭등을 하거나, 폭락을 하거나 암호화폐 자체가 이슈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근데 폭등해서 놀랐다”고 전했다.
그는 “아이러니해서 놀랐고, 영화가 개봉할 때쯤에 미국으로 갔더라. 이 사건이 재판도 시작을 안해서, 개봉시기는 잘 맞춘 것 같다. 아쉬운 건 배우가 같이 하지 못하는게 아쉽고, 작년에 했다면 같이 했을 수 있었는데”라고 故 송재림이 함께하지 못하는 점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현해리 감독은 앞서 6일 진행된 ‘폭락’ 기자간담회에서 실제 ‘루나 사태’의 피해자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사실 피해자라고 하면 코인하는 분들이 욕하신다. 가상계좌를 트고, 플랫폼을 열면 모든 책임은 자기가 결정하는 거고 다 서약하고 투자하기 때문에”라면서도 “근데 피해자라고 말할 수 있는게, 많은 언론과 금융 당국, 미국 정부에서 루나 코인을 넥스트 자산 가치가 있는 것처럼 포장해서 알렸기 때문에 폰지성이 있는 사기 형태라고 예측을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투자하고 제가 잃었지만 피해자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2018~2021년 코인 투자를 열심히 해서, 루나 코인으로만 잃은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원래 금융에 관심이 많았냐는 물음에 현 감독은 “제 또래는 다 있는 것 같다. 다 코인했던 것 같고, 안하더라도 주식은 하고 있고. 안하는 사람을 찾기가 어려웠던 것 같다. 관심없는 분들은 창작자, 그런 분들은 안하시는 것 같고. 그래서 저는 코인을 넣어서 잃었다는 현실보다도 대폭락 사태 일어나고 나서 사건의 당사자가 뻔뻔하게 ‘저 한국에 있다’고 하는데 사실 싱가폴에 있던 그런게 화가 나더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남들 망하는 걸 보는 게 즐겁다’는 인터뷰, ‘일시적인거라 아무렇지도 않다’는 그런 게 충격이고 화났다. 그때 청부살인한다고 해서 집 찾아가는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직장인 커뮤니티에 본인상이 엄청 올라왔다고 들었다. 그래서 이 사건은 ‘투자해놓고 피해자라고 그래?’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당사자가 된 사람이 이정도까지 언론플레이라던가 망언을 안했다면 이정도로 붐업을 하지 않았을 것 같다. 그래서 저는 피해자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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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무암/영화로운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