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장우영 기자] 배우 한승연이 연기자로서의 목표를 밝혔다.
한승연은 10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티빙 오리지널 ‘춘화연애담’(극본 서은정, 연출 이광영) 종영 인터뷰를 가졌다.
‘춘화연애담’은 파격적인 야설집 ‘춘화연애담’으로 도성이 들썩이는 가운데 첫사랑에 실패한 공주 화리(고아라)가 직접 부마를 찾겠다는 선언에 도성 최고 바람둥이 환(장률)과 1등 신랑감 장원(강찬희)이 휘말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로맨틱 청춘사극이다.
한승연은 극 중 양갓집 규수 이지원 역을 맡아 또 다른 궁중 로맨스를 그렸다. 한승연이 연기한 이지원은 도성 내 1등 신랑감 이장원의 여동생이자 재색을 겸비한 이재상의 고명딸로, 명문가에서 곱게 자라 자존감이 높고 자신의 뜻을 밝히는 데 스스럼이 없으나 남녀관계에 대해서는 수줍은 것도, 가리고 싶은 것도 많아 늘 상대의 애간장을 태웠다.
철없는 대학생부터 야망을 가진 후궁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아온 한승연은 단호한 눈빛과 어투로 지원의 결연한 의지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특히 여성들이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던 시대 속에서 주체적인 여성상을 유연하게 그리면서 여성 서사를 이끄는 핵심 인물로 활약했다.
그룹 카라로 데뷔해 연기자로 전향하며 꾸준히 달려온 한승연. 그는 인생에서 가장 과감했던 순간을 스쿠버다이빙 도전이라고 밝혔다. 한승연은 “스쿠버 다이빙을 시작할 때가 전 소속사 DSP미디어와 전속계약이 끝날 시점이었는데 그때는 모르는 사람과 밥 먹는 것도 어려워 했다. 하지만 물을 너무 좋아하다 보니 처음으로 가서 모르는 분들과 배 타고 나가서 스쿠버 다이빙 하고 술 마시고 밥 먹고 노래하고 춤추는 걸 해봤다. 스쿠버 다이빙이라는 게 내게는 일탈이고 큰 도전이었다. 그때부터 많은 사람, 상황을 경험했다. 20대 후반이었던 거 같은데 매니저 없이 뭔가를 하던 거라 큰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도 그런 생활이 답답했고 너무 바보 같았다. 해외를 많이 가봤는데 여행으로 간 적도 없고, 혼자 비행기 타 본 적도 없고, 맨날 아는 사람들 하고만 지내니까 좀 답답했던 거 같다. 연기 시작해서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들던 때였는데 남들은 너무 당연하게 하는 걸 내가 못하고 있었구나 싶어서 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음 스케줄, 회사도 없었기에 자유로운 인간이 되어볼까 싶었던 거 같다. 요즘은 등산도 하고 있다. 정말 내추럴하게 가는데도 너무 즐겁다. 그러면서 마음이 많이 열리고 배우는 것도 많다. 대본 이해하는 부분에도 도움이 된다. 아예 안 해본 경험에 대해서는 공감이 어려운 게 있는데 대충 이해하는 것과 감정적으로 공감하는 건 다르다. 직접 경험하는 것에 대한 미묘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제된 아이돌의 삶에서 좀 더 나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틀을 깨고 나온 한승연은 배우로서 차근차근 성장 중이다. 그는 “과도하게 차근차근하게 하고 있지 않나 싶다. 예전에는 뭐만 하면 욕을 먹던 시간이 있었다. 왜 그럴까 서운하게 생각이 많이 들던 때도 있었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더라. 가수 한승연으로 접한 분들이 훨씬 많으시겠지만 배우로 누군지 모르고 보다가 한승연이더라는 반응을 볼 때마다 뿌듯하기도 하다. 이번에도 사극이었고 나름의 캐릭터 자체를 놓고 봤을 때 어린 느낌에서부터 큰 느낌까지 폭이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이걸 별 소리 안 듣고 혼나지 않고 공개를 마쳤다는 것에 대해 그것만으로도 뿌듯하다. 작품을 보는 데 있어 녹아들 수 있는 역량이 생기지 않았나 싶다”며 “일 욕심이 많아서 차근차근 간다고 느끼는 거 같다. 1년에 한 작품씩은 했는데 제 개인 역량에 대해 욕심이 많은데 더 잘하고 싶어서 아쉬운 게 많다. 이번에 보면서도 인사하는 것부터 해서 아쉬운 게 많더라. 그런 걸 빨리 캐치하지 못했나 싶다. 잘하는 분들 보면서 아직도 부럽고 공부도 많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 되게 차근차근하게 하는데 하는 생각이 항상 있어서 이런 게 응축이 되어서 잘 쓸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에는 새로운 목표도 생겨 더 ‘열일’할 이유도 생겼다. 한승연은 “목표를 오랜 시간 상실했었다. 연기자라는 직업은 어느 방향으로 해야할지 모르겠더라. 상을 받아야 하나, 시청률 1위를 해야 잘하는 건가 싶었다. 가수는 음방 1위, 대상 등의 목표가 있기에 요즘 다시 만든 건 황정민 선배와 한 앵글 안에 있고 싶다는 목표다. 그게 지금의 목표다”고 말했다.
목표를 상실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한승연은 “연기자로 전향하기 전까지 어렸을 때부터 목표를 설정하면 우여곡절이 있긴 했지만 이루긴 했다. 말하면 다 됐다. 연기자가 된 뒤에는 달려가야 할 지점이 애매모호하고 블러하다고 느꼈다. 어떤 목표를 가지고 가야할까, 말이 쉬워서 사랑 받는 배우이지 연기는 얼마나 해야 잘한다는 것이며 내가 원한다고 이룰 수 있는 지점이 있나 싶어서 많이 길을 잃었다. 앞에 닥친 작품을 해왔는데 그러다보니 일을 해나가는 느낌이지 꿈을 향해 간다는 건 아니었다. 그래서 뭐를 하면 내게 의욕 있게 다가올까 싶었는데 눈에 들어온 게 황정민 선배님이었다. 그 분 존재만으로도 좋은 대본, 퀄리티, 역량 등 많은 걸 의미한다. 그 분의 연극을 보러 갔었는데 감동을 받아서 저런 분과 한 앵글 안에 잡힐 수 있다면 나도 충분한 사람이 되어있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한승연은 “10년을 해왔지만 저는 아직 갈 길이 먼 꼬꼬마 배우다. 다작을 했다고 말할 수는 없기에 앞으로 열심히 하고 가리지 않고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하겠다. 이 자리에서 나쁜 짓 안 하고 굳건히 있다보면 선배님 만날 날이 있지 않을까 싶다. 저에게 떳떳한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