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ALKOREA] 김유민 기자= 김혜성(26·LA 다저스)이 멀티 출루 경기로 모처럼 만점짜리 활약을 펼쳤음에도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이 언급됐다.

김혜성은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애슬레틱스와의 2025 MLB 시범경기에 교체 출전해 1타수 1안타 2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이날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김혜성은 6회 초 유격수 대수비로 투입됐다. 3-7로 다저스가 뒤진 7회 말 2사 만루 절호의 찬스에서 첫 타석을 맞은 김혜성은 1볼 2스트라이크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2구 연속 파울 커트로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

볼을 하나 더 지켜본 김혜성은 미첼 오타네즈의 7구째 시속 97.1마일(약 156.2km) 강속구를 받아쳐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지난 2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 첫 홈런 이후 6경기 만의 타점이자 시원하게 외야로 뻗어 나간 타구였다. 김혜성은 상대가 홈 송구를 하는 틈을 타 2루까지 파고들며 주루 센스를 뽐냈다.


9회 말 2사 1루에서 한 차례 더 타석에 들어선 김혜성은 7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냈다. 하지만 후속타 불발로 추가 진루를 하지는 못했다. 다저스는 경기 초반 대량 실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5-7로 패했다.

8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 교체 출전해 1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침묵하며 타율이 0.160까지 떨어졌던 김혜성은 모처럼 터진 적시타 한 방으로 시범경기 타율을 0.192까지 끌어올렸다. 멀티 출루까지 기록하며 출루율은 0.300, OPS는 0.608로 상승했다.


다만 김혜성의 경쟁자 중 한 명인 제임스 아웃맨의 이번 경기 활약도 만만치 않았다. 이날 8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아웃맨은 2회 말 첫 타석에서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팀이 0-4로 끌려가던 4회 말에는 홈런포로 귀중한 추격점을 만들었다. 2사 1·2루 찬스에서 두 번째 타석을 맞은 아웃맨은 상대 좌투수 데이비드 릴의 몸쪽 초구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쓰리런 홈런을 때려냈다. 이후 두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나긴 했으나, 3타수 1안타(1홈런) 3타점 1볼넷으로 강한 임펙트를 남겼다. 타율은 0.192, OPS는 0.713을 기록 중이다.


아웃맨의 '동반 활약'이 김혜성에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저스 소식을 전하는 현지 매체 '다저스네이션'은 9일 "다저스는 좋은 스프링캠프를 보내고 있지만, 몇 가지 약점이 드러났다"라고 지적하며 김혜성과 아웃맨의 동반 부진을 원인으로 꼽았다.

매체는 "오프시즌에 영입한 핵심 선수이자 KBO 골든글러브를 4회 수상한 김혜성은 MLB의 속도 변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김혜성이 시즌을 어디서 시작할지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그가 마이너리그에서 커리어를 시작한다면 누가 로스터에 포함될 것인지도 관심사다"라고 전했다.

이어 "아웃맨은 많은 것을 놓치고 있다. 그는 지금 편안해 보이지 않는다"라는 로버츠 감독의 인터뷰와 함께 "김혜성과 아웃맨의 동반 부진으로 다저스는 외야와 2루에서 다른 선수들에게 눈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라는 전망까지 내놨다.


'디 애슬레틱'의 파비안 아르다야는 경기 후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의 활약을 칭찬하면서도 그가 팀과 함께 도쿄로 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라고 알렸다.

이어 "팀은 그가 마이너리그에서 올해를 시작할지 여부와 애리조나에 남아 스윙 변화를 계속 연구하는 것이 이득인지에 대해 여전히 저울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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