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부장 '야동순재' 말고 K자매 오나라X소유진...'빌런의 나라', 시트콤 살릴까 [Oh!쎈 현장](종합)
입력 : 2025.03.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연휘선 기자] '믿보배' 오나라부터 '시트콤 대부' 박영규까지 대동한 '빌런의 나라'가 방송가 불황에 시트콤이라는 돌파구를 제시한다.

12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스탠포드 호텔에서 KBS 2TV 새 수목드라마 '빌런의 나라'(극본 채우 박광연, 연출 김영조 최정은)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배우 오나라, 소유진, 서현철, 송진우, 박영규, 최예나가 참석해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빌런의 나라'는 K-줌마 자매와 똘끼 충만 가족들의 때론 거칠면서도 때론 따뜻한 일상을 담은 시추에이션 코미디 드라마다. 배우 오나라와 소유진이 각각 빌런 K-줌마 자매를 맡고, 서현철과 송진우가 각각 이들의 남편을 맡아 활약한다.

이를 통해 오나라와 소유진은 오랜만에 연기로 시청자들을 만난다. 오나라는 지난 2023년 종영한 '환혼: 빛과 그림자', 소유진 역시 같은 해 방송된 '연인' 이후 2년 만에 새 작품에서 연기를 선보인다. 

여기에 코미디 베테랑 서현철, 송진우에 이어 '순풍산부인과'로 시트콤 신화를 쓴 박영규까지 합세했다. 걸그룹 아이즈원 출신의 최예나 또한 웹드라마 '소녀의 세계 시즌2'로 연기 맛을 본 데 이어 처음으로 시트콤에 출연해 호기심을 자아내고 있다. 

작품을 기획한 김영조 KBS 드라마 센터장은 "오랜만에 나온 시트콤"이라며 작품에 대한 애착을 보였다. 그는 "제가 기획을 한 작품이다. 2023년부터 기획을 하기 시작해서 작품이 방송까지 나오게 됐다. 처음에 생각한 게 우리나라 사람들이 너무 살기 힘들다. 경쟁에 매몰돼 있고 빨리빨리 돌아가는 세상에서 편히 쉬어야 한다는 생각에 기획을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다 보니까 요즘 세상에 시트콤이 없더라. 시트콤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어떤 시트콤을 해야 하나 보니, 가족 시트콤이었다. 1번이 사랑스럽고 유치하다는 특징이 있어야 했다. 사랑스럽고 유치한 캐릭터들 보면서 웃으면서 쉬셨으면 했다. 유치하고 사랑스러운 것이 멋있게 만드는 것보다 훨씬 힘들었다. 이 것을 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배우였다. 코미디도 잘하고 사랑스러운 배우가 필요했다. 이 배우님들과 힘든 촬영 속에서 함께 한다는 게 가장 큰 행복이고 매력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타이틀 롤을 맡은 오나라는 "시트콤을 만난 건 저한테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제가 워낙에도 시트콤적인 상상을 많이 하고 그런 행동을 많이 하고 있다. 언제 시트콤이 와도 오지 않을까 하는 찰나에 감독님이 저를 불러주셨다. 추세를 보니 많은 분들이 밥 먹으면서 예전 시트콤들을 다시 보기로 보시더라. 많은 본들이 시트콤을 그리워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시점에 KBS에서 발빠르게 만들어주셔서 훌륭한 배우들과 함께 재미있는 작업을 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 어제도 저희가 새벽까지 촬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치지 않고 이 자리에서 웃으면서 할 수 있는 이유가 행복하기 때문이다. 저희가 행복한 만큼 보시는 분들도 행복하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촬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소유진 역시 "저도 오나라 언니랑 똑같은 마음이다. 저도 얼마 전부터 딸들이 '엄마 '순풍산부인과' 알아?', '거침없이 하이킥' 알아?'라고 하더라. 유튜브로 친구들이 돌려본다고 하더라. 다시 흐름이 온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마법처럼 시트콤이 부활해서 저한테 역할이 온다고 했을 때 저희 아이들 뿐만 아니라 온 가족이 다시 볼 수 있는 마음으로 기쁘게 참여했다. 저희 현장이 정말 행복하다. 그대로 즐거움을 시청자 분들께 나눠드릴 수 있다는 생각에 참여하고 있다. 웃으실 일 없는 분들이 저희 '빌런의 나라' 보면서 즐겁게 작품하실 수 있도록 촬영하고 있다"라고 장르적 애착을 보였다.

'순풍산부인과'를 비롯해 다수의 시트콤에서 사랑받은 박영규는 "'순풍산부인과'를 시작한 게 1998년도, 27년 전이다. 벌써 27년이 흘렀다. 그 때는 '장인어른 왜 그러세요' 이랬는데 지금은 제가 '장인'이 됐다. 세월이 배우의 인생과 역할을 바꿔주고 사위 두 사람과 과년한 딸 둘을 둔 장인이 되고 아빠가 돼서 손자도 보는 나이가 됐다"라고 남다른 감회를 밝혔다.

그는 "과연 그 세월 속에 제가 가진 코미디 코드가 어떤 인생과 섞여서 같이 어우러져서 지금 이 나이에는 또 어떻게 우리 국민들을 기쁘고 즐겁게 해줄까 굉장히 고민이 많다. 같이 작업 하면서 여러 가지로 생각을 많이 했다. 다행히 우리 큰 딸 오나라와 둘째 딸 소유진, 사위 둘까지 너무 좋은 배우를 만났다. 우리 감독님 연출하시는 걸 보고 촬영 하면서도 염려했던 제가 가진 나이의 긴장이 릴렉스 됐다. 제가 긴장하고 열심히 한 만큼 좋은 결과로 우리 국민들에게 재미있고 유익하면서도 즐겁고 웃음이 있는 웃음이 순수하고 깔끔하고 시원시원한 웃음을 꼭 여러분들에게 선사할 것 같다. 기쁘고 행복하게 촬영하겠다"라며 뭉클함을 표했다. 

이러한 대선배를 두고 오나라는 작품의 타이틀 롤을 맡아 오씨 일가를 이끌게 됐다. 대선배 박영규를 옆에 두고 오나라의 부담감도 있었을 터. 오나라는 "너무 송구스럽게 제가 박나라가 아니라 오나라가 돼서 제가 뵐 때마다 송구스럽다. 이건 제 탓이 아니라 KBS, 감독님 탓"이라며 웃었다. 

다만 그는 "저희가 열심히 만들어도 박영규 선생님 한 방에 저희가 깨갱 하게 된다. 많은 걸 하지 않으셔도, 숨만 쉬어도 웃기다. 저희는 시트콤이 처음이다 보니 어떻게 보일지 궁금했다. 혹시나 우리만 재미있는 게 아닐까 걱정하기도 했다. 그런데 선생님이 중심을 잡아주셔서 다행이라 생각했다.제가 오나라이긴 하지만 박영규 선생님 딸로 나온다는 게 먼저인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박영규는 "오나라의 오 씨를 제가 받아서 오영규가 됐다. 배우는 세월에 순응해야 한다. 이 나이에 저렇게 예쁘고 연기 잘하고 따뜻한 딸을 만나서 연기하는 것 만으로도 영광이다. 오 씨면 어떻고, 아니면 어떤가"라고 화답했고, "무래도 제가 대본을 볼 때 감독님이 그런 걸 다 감안해서 캐스팅을 하신 것 같다. 오나라 친구와 연애를 하는 역할로 나오는데 유진이하고 나라하고 아빠 미쳤냐고 하는 역할이다. 그런데 저는 사실 드라마와 실제 생활하고 조금 비슷한 것 같다. 크게 어려움은 없는 것 같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실제 그는 현재 25세 연하의 아내와 네 번째 결혼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박영규는 "해보니까 자연스럽게 지금 내 실생활에서도 친구들이 어떠냐고, 괜찮냐고 나이 차이 많은 아내하고 어떠냐고 물어보는데 나라한테도 제가 내 심장이 뛰는데 어떡하라고, 이야기했다. 그 말에 제 나이 분들 아니면 젊은 사람들도 나중에 내 나이에서 나이 먹어도 심장이 뛰는 인생을 살고 싶고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할 것 같다. 그게 나쁜 의미가 아니라 자기 삶의 행복과 진실한 마음으로 사랑하면 그 것도 나쁘지 않지 않느냐 생각했다"라고 고백했다. 

물론 이런 '시트콤 대부' 박영규 조차 "긴장은 된다. 시트콤이라는 게 모 아니면 도다. 잘 되면 너무 좋은데 안 되면 괴롭다. 저는 그 맛을 다 본 배우다. 안 될 경우를 생각하면 괴롭다. 그런데 이번에 다행히 전체적으로 감독님 연출도 보고, 배우들도 같이 보니 아마 그렇게 실망하진 않고 재미있는 캐릭터가 나와서 열심히 해보려 한다"라고 털어놨고, 이에 송진우는 "선생님이 계셔서 든든하다. ‘야’ 한 마디로 웃음을 주신다. 중심을 잡아주고 계신다"라고 거들었다. 

김영조 센터장은 시트콤도 도전일 정도로 불황인 방송가 분위기에 대해 "저조차도 감히 제가 지금까지 작품을 하면서 시청률에 대해 고민을 받지 않았는데 이 작품은 굉장히 긴장하고 있다"라고 인정했다. "오랜만에 부활하는 시트콤이고 전달하려는 취지가 너무 좋은데 잘못 계산됐을 경우에 이게 또 잘못되면 시트콤이 한동안 시도되지 않을 것이라는 스트레스가 있는 상황"이라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웃긴다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일이긴 하다. 웃는 포인트도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분들이 A에서 웃는다면 어떤 분들은 B에서 웃는다. 사람이 맞출 일은 아닌 것 같다. 시청자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현장을 통해서 노력해야 한다"라며 "시청자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는 가부장제가 끝났다는 주제다. 야동순재가 이끌던 시트콤 가부장제를 과감하게 끝내고 오나라, 소유진 두 자매의 이야기다. 그런 시대가 왔다. 아무래도 우리 TV가 여성 시청자들에게 맞춰져 있다. 남성 시청자들이 소외된 것도 사실이다. 그게 현실이다. 그 부분을 반영한 지점이 저희 작품 핵심 포인트다. 이걸 소화할 배우들이 있어야 하는데 여기 모이신 분들은 자연스럽고, 과장이란 지점이 어느 정도 톤이 돼야 하는지 가장 잘 아는 배우들"이라고 자부했다. 

무엇보다 그는 "산업적으로도 시트콤은 필요하다. 시장이 어렵고 혼란스러운데, 이 작품이 잘 되면 거대 제작비를 투입하지 않고도 한류스타가 아니고도 열심히 할 수 있는 훌륭한 배우들이 한국에 정말 많다. 그 분들이 활동할 무대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우리 스태프들도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것이고, 제가 2023년에 생각한 포인트가 그거였다. 그래서 더욱 저로서는 최선을 다해서 만들었다. 

시트콤 연기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도 배우들은 담담했다. 오나라는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텐션 높은 모습을 보고 ‘억텐’이 아닐까 우려하실 수도 있다. 하이라이트라 극단적인 모습들이 편집돼 있는 거다. 감독니미 적절하게 강약중강약을 잘 배치해주신 것 같다. 저희들도 하면서 계속 ‘이 정도면 괜찮을까요?’라고 적절하게 이야기하고 조율하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라며 웃었다. 

또한 소유진은 "시트콤 장르를 생각하시니 우려하시는 부분들도 있을 텐데 기본적으로 저희는 정극 톤으로 연기를 하고 있다. 시트콤보다도 드라마인데 장르가 약간 코미디가 가미된 가족 코믹 드라마 느낌으로 찍고 있다. 그런 부분들이 시청자 분들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렇게 봐주실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하겠다"라고 거들었다. 

첫 연기에 도전하는 최예나는 "지상파에서 처음으로 연기에 도전하는 데뷔 작품이다. 사실 어렵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다. 그런데 촬영에 들어가서 너무 좋은 선배님들이 몰입하면서 하시는 모습에 많이 배웠다. 선배님들의 상황적인 애드리브나 리액션을 보면서 이렇게 몰입하면 되는 거고 그렇게 해야 하는 거라는 걸 배워가고 있다. 너무 기다려지고 재미있는 촬영을 하고 있다"라며 "제 첫 지상파 연기 데뷔작이 시트콤이다 보니 제가 좋아하는 장르로 할 수 있어서 행복한 하루하루 보내고 있다. 저희 시트콤 더욱 사랑해 달라"라고 웃었다. 

그런가 하면 오나라는 "바로 어제 이야기다. 저희 아빠랑 통화할 일이 있어서 통화를 했다. 저희 아빠 박영규 선생님이 두 딸과 연기하는 현장이 너무 행복하다고 하시더라. 나는 나라와 유진이를 내 호적에 넣고 싶다고 하셨다. 그 정도로 너무나 이 작품에 애정을 느끼고 계시다. 저희 아빠처럼 따르고 있다. 오죽하면 두 남의 딸을 자기 호적에 넣고 싶다고 말씀하시겠나. 그게 너무 감동이었다"라고 에피소드를 밝혔다. 

이에 박영규는 "상대 역을 만나는 운명도 정말 중요하고 참 잘 맞아야 한다. 그게 잘 맞으면 정말 불꽃이 피어오르는데, 이번에 같이 두 딸하고 연기를 해보니 이게 연기인지 아닌지도 헷갈릴 정말 행복했다. 어제 급한 일로 통화를 하는데 ‘아빠 내일 그 얘기 꼭 할 거야!’라고 하는데 정말 한다. 시청자 분들께 저희가 정말 보기 좋은 만남들이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화답했다. 

끝으로 김영조 감독은 "저희 작품이 24개 에피소드로 나온다. 예전 ‘순풍산부인과’ 같은 방식과 다르다. 미국 시트콤 ‘모던 패밀리’처럼 ENG로 다 진행됐다. 그런데 훨씬 더 공이 들어갔다. ‘모던 패밀리’는 영어에서 오는 유머가 있어서 말만 해도 웃기는 재미가 있는데 우리나라는 조금 다르다. 슬랩스틱도 가미돼야 하고 상황이 훨씬 강해야 한다. 그런 부분들이 박영규 선생님이 하신 ‘순풍산부인과’와도 다르고 ‘모던 패밀리’와도 다르게 특징 지어질 것 같다. 우리 국민들이 힘든 일이 많아서 시니컬하신데 세상을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고, 함께 있어야 좋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에 "소유진은 "꼭 시즌2가 찍고 싶다. 많은 분들 사랑 받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송진우 또한 "와주신 분들 빌런의 나라 시즌2 제작발표회에서 다시 뵙겠다"라고 덧붙였다.

'빌런의 나라'는 오는 19일 밤 9시 50분에 첫 방송된다. 이후 매주 수, 목요일 밤 같은 시간에 방송된다. 

/ monamie@osen.co.kr

[사진] OSEN 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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