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헤르 토레요] 카시야스와 무리뉴, 엘클라시코 심판을 욕한 이유
입력 : 2012.01.2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와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수요일(현지시간 25일) 캄노우 경기장에서 엘클라시코 더비를 치렀다. 코파 델레이 8강 2차전 경기였다. 비록 바르사가 준결승 진출에 성공하며 평소와 다름없는 결말을 맺었지만, 이 경기는 지금까지의 엘클라시코와는 느낌이 매우 달랐다.

공격적으로 나선 무리뉴 감독, 캄노우를 공포에 떨게 하다

8강 1차전에서의 패배 이후 레알 마드리드 선수단은 둘로 쪼개져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스페인파와 포르투갈파로 극명하게 갈라졌다는 이야기였는데, 스페인파의 경우 주제 무리뉴 감독과의 관계가 소원해졌다고 알려졌다. 레알 마드리드는 4강 진출을 위한 유일한 기회를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4강 진출을 위해 레알 마드리드 선수단의 핵심 선수들은 무리뉴 감독에게 그의 전략을 바꿀 것을 요청했다. 베르나베우에서 최대 6명의 수비를 배치하며 수비적인 자세를 취했던 무리뉴 감독은 굉장히 공격적인 선발 라인업을 2차전에 내세웠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이과인, 외칠, 카카가 동시에 선발로 나섰다.

그는 축구를 하기 보단 신체의 힘을 강조한 그 유명한 트리보테 시스템, 페페(그가 1차전 경기에서 메시의 손을 밟고도 추가 징계를 받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를 전진배치 시키는 획기전인 발명품을 폐기처분했다. 경기위원회로부터 사면 받은 페페는 세르히오 라모스와 짝을 이뤄 센터백으로 기용됐다.

공격적인 선발 라인업으로 나선 레알 마드리드는 바르사를 물어뜯었다. 질식할 듯한 전진 압박으로 피케가 볼을 간수하지 못하도록 했고, 이로 인해 수비라인이 부스케츠, 차비나 이니테스타와 연계할 수 없었다. 게다가 골문에는 발데스가 없었다. 핀토가 자리한 바르사 골문을 상대로 마드리드는 보다 쉽게 바르사의 플레이를 제어할 수 있었고, 전반전을 지배했다.

이과인이 여러 차례 확실한 기회를 놓쳤다. 전반 1분 만에 피케의 실수를 틈타 얻은 기회를 놓쳤다. 이어 크리스티아누가 득점에 실패했다. 무엇보다도 외칠의 기회가 아쉬웠다. 외칠은 페널티 에어리어 바깥에서 강력한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대를 때리고 말았다. 핀토 골키퍼는 볼이 골대를 강타하고 나온 뒤에야 반응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캄노우 경기장의 관중석에 공포를 안겨줬다. 이 순간에는 레알 마드리드가 푸른색과 붉은색 줄무늬를 입은 듯 했고, 바르사가 하얀 유니폼을 입은 듯한 느낌이었다.

사실 멋진 축구를 구사한 것은 마드리드였지만, 전반전이 끝났을 때 2-0으로 앞선 것은 바르사였다. 두 번의 기회에서 두 골을 얻었다. 첫 번째 골은 이니에스타의 부상으로 교체 투입된 페드로가 넣었다. 두 번째 골은 강력한 중거리슈팅을 구사한 아우베스가 페널티 에어리어 바깥에서 성공시켰다. 온 몸을 던진 카시야스도 어쩔 수 없는 골이었다.



최고의 경기를 하고도 탈락한 레알 마드리드

무리뉴 감독은 후반전에도 다른 전술을 택하지 않았다. 야심을 회복하고 후반전에 임했다. 전방에서 바르사를 강하게 압박했다. 그리고 팀을 환기시키기 위해 교체 투입을 시도했다. 이과인을 빼고 벤제마를 투입했고, 카카를 빼고 카예혼을 투입했다.

무리뉴의 계획은 상을 받을만 했지만 준결승 진출을 위해선 충분치 못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교체 투입 이후 두 골을 넣어 동점을 만들었다. 68분에 외칠의 천재적인 패스를 받아 크리스티아누가 득점했고, 71분에 벤제마가 멋진 볼 트래핑으로 푸욜을 제치고 핀토를 무너트린 골을 작렬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한 골만 더 추가할 경우 준결승에 진출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캄노우 경기장은 공포에 떨었다. 게다가 이니에스타의 부상에 이어 최근 경기에서 바르사의 키플레이어로 활약한 알렉시스까지 페페와의 충돌로 어깨 부상을 입었다. 그는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았다.

레알 마드리드는 계속해서 압박했다. 세르히오 라모스가 두 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 당해 10명이 됐지만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마스체라노와 티아고를 투입해 굳히기에 나선 바르사가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발렌시아와 결승 진출을 걸고 격돌하게 됐다.

주심 공격에 나선 레알 마드리드, “꺼져라 예술가야!”

엘클라시코가 끝나고,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과 주제 무리뉴 감독은 그들이 최고의 축구를 해내고도 겨우 무승부를 거두고 탈락했다는 사실에 무력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들은 심판을 공격했다.

마드리드 측은 주심이 페널티 에어리아 안에서 아비달이 범한 핸드볼 파울을 모른 척했고, 세르히오 라모스의 골을 무효로 만들었으며 주어진 추가 시간보다 먼저 경기를 끝냈다고 불평했다.

이케르 카시야스는 경기장 밖으로 빠져나가는 터널 안에서 페르난도 테이셰이라 비티에네스 주심에게 “지금 바르사와 함께 축하 파티나 하시지! 내기 판돈과 축제나 즐겨라!”라고 소리쳤다.

무리뉴 감독은 경기 후 기자 회견을 마친 뒤 캄노우 경기장의 주차장으로 갔다. 그는 주심의 차가 주차된 위치로 찾아갔다. 그곳에서 주심을 욕하기 위해 기다렸다. 그는 “꺼져라 예술가야! 프로들을 엿먹이니까 좋냐!”고 비난했다. 멋진 경기를 하도도 한 골이 모자랐던 레알 마드리드의 울분이었다.

글= 로헤르 토레요 에스테반(스페인 일간지 ‘문도 데포르티보’ 기자)
번역= 한준 기자
사진= 문도 데포르티보가 단독 보도한 캄노우 경기장 주자창에서의 무리뉴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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