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차드 졸리] 맨유 '우승 알람' 박지성이 울려댈 시간
입력 : 2012.02.0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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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볼턴(영국)] 패배로 빛이 바랬지만 리버풀과의 FA컵 32강전에서 박지성의 골 장면은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슈팅 방향도 정확했고, 그 전 과정의 문전 쇄도도 적극적이었다. 아쉽게도 영국에서는 이 장면이 별다른 반향 없이 넘어가버렸다. 너무 많은 다른 이슈들로 인해 박지성 개인의 올 시즌 최고 활약의 의미가 가려지고 말았다.

2011/2012시즌이 박지성에겐 분명히 실망스러운 시간이 되고 있었다. 바로 전 경기였던 1월22일 아스널 원정 경기가 단적인 예였다. 이날 박지성은 선발 출전하지 못했다. 아스널을 상대로 박지성이 보여줬던 과거 활약도를 생각하면 당연히 그는 선발 출전감이다. 특히 아스널 원정에서 박지성은 뛰어난 공헌을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을 선발에서 제외했다. 후반 교체 투입될 수 있었지만 그것도 전술적 선택이 아니라 동료의 부상 덕분이었다.

1월말부터 박지성은 출전 기회를 얻기 시작했다. 베테랑답게 박지성은 그 기회를 잘 살리고 있다. 그래서 최근 경기에서의 활약은 타이밍이 매우 절묘하다고 할 수 있다. 애슐리 영과 나니는 장기 부상은 아니지만 어쨌든 그들이 없는 틈을 타서 박지성이 활약했다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

안토니오 발렌시아도 박지성과 유사한 행보를 보인다. 시즌 초반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최근 들어 최상의 컨디션을 뽐내며 활약 중이다. 나니와 영이 없는 맨유 측면에서 찾은 기회를 잘 살린 발렌시아는 최근 선발진 구성시 최우선순위에 올라있는 공격수다.

물론 박지성에게도 불안 요소가 있다.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폴 스콜스의 복귀다. 박지성은 측면 주전 경쟁에서 밀려 중앙으로 자리를 이동했다. 하지만 스콜스의 ‘깜짝’ 복귀 탓에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의 중앙 미드필더 활용 실험을 계속할 이유가 없어졌다. 톰 클레벌리와 안데르송까지 부상에서 복귀하고 나면 퍼거슨 감독은 중앙 지역에서 다시 많은 옵션을 손에 쥘 수 있게 된다.

박지성으로서는 측면이든 중앙이든 상관없이 출전 기회를 얻기 위해선 안필드 맹활약을 이어나가야 한다. 이제부터는 정말 중요한 단계에 돌입한다는 시점에서도 활약 여부는 매우 큰 의미를 갖게 된다. 이번 일요일(한국시간 6일 새벽 1시) 맨유는 첼시 원정을 떠난다. 우승 경쟁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경기다. 아스널만큼이나 박지성은 과거 첼시를 상대로 환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맨유와 박지성 모두가 반드시 잡아야 할 기회다.

영은 이 첼시전까지 복귀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나니도 이 경기 후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없다고 해도 퍼거슨 감독으로선 마음을 놓을 수 있다. 그에겐 시즌 막판 집중력을 발휘하고 최고의 경기력을 펼쳐야 할 시간이 왔음을 팀 전체에게 알려주는 ‘우승 알람시계’ 박지성이 있기 때문이다.

글=리차드 졸리
번역=홍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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