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발로텔리, 어린 값 하다
입력 : 2012.06.1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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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그단스크(폴란드)] 홍재민 기자= 마리오 발로텔리는 어리다. 이제 겨우 스물한 살이다. 유로2012 첫 경기에 나선 아주리 11명 중에서도 물론 가장 어렸다. 그리고 어린 값을 했다.

11일 새벽(한국시간) 폴란드 그단스크에서 열린 C조 1경기에서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1-1로 비겼다. 후반 16분 이탈리아의 안토니오 디나탈레가 선제골을 넣었지만 3분 뒤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만회했다. 양팀의 변칙 전술이 환상적인 맞대결을 펼친 ‘럭셔리 매치’였다.

발로텔리는 당당히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평소 기행이 주목을 받아 실력을 과소평가 받는 발로텔로서는 대단한 기회였다. 이날 발로텔리는 3-5-2 전술 중 최전방 공격수를 담당했다. 공격 파트너는 AC밀란 베테랑 안토니오 카사노였다. 사전 지시가 있었던 듯 두 선수의 역할 차이는 분명했다. 카사노는 최전방에서 플레이메이킹을 담당했다. 반면 발로텔리는 체력을 바탕으로 공수 양면을 오가며 팀에 공헌했다.

경기 중 발로텔리는 돋보였다. 그가 열심히만 뛰어다니면 얼마나 위협적인지 잘 보여줬다. 밖으로 나가는 볼을 뒤로 제친 오른발 힐킥 동작으로 살려내는 묘기로 관중의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리고 후반 9분 결정적 장면을 만들어냈다. 방심한 상대 수비수를 독수리처럼 쫓아가 결국 볼을 따내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서는 장면을 만들어냈다. 반대편엔 카사노가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머뭇거리던 발로텔리는 뒤따라온 호르디 알바의 태클에 저지 당하고 말았다.

이 한 장면이 발로텔리의 현주소를 말해줬다. 엄청난 잠재능력과 미숙함이 동시에 나타났다. 탁월한 신체 능력과 집념은 발군이었다. 하지만 순간의 판단이 부족했다. 국가대표팀의 중요한 일전이라는 부담감에 억눌려 의사결정이 지체되었을 지도 모른다. 프리미어리그와 유로2012의 중압감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선발 라인업의 평균 연령은 28.5세였다. 발로텔리를 제외하면 29.2세로 높아진다.

후반 16분 체사레 프란델리 감독은 발로텔리를 안토니오 디나탈레로 대신했다. 그리고 디나탈레는 통렬한 선제골을 터트렸다. 단 한 번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는 노련함을 선보였다. 화려하진 않지만 그가 왜 세리에A 정상급 스트라이커인지를 잘 보여줬다. 앞으로 갈 길이 구만 리인 발로텔리가 배워야 할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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