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용규놀이'로 직접 13승 위업 달성
입력 : 2013.08.3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스페셜9 제휴] 한동훈 기자= 류현진이 용규놀이로 손수 승리를 챙겼다.

류현진은 0-1로 뒤진 2회말 2사 2루, 타석에 들어섰다. 풀카운트 접전 끝에 좌익수 키를 넘기는 동점 2루타를 쳐냈다. 상대 선발 에릭 스털츠가 직구를 던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것이 주효했다.

초구는 바깥쪽 직구였다. 류현진은 이를 그대로 지켜봤다. 2구는 바깥쪽 떨어지는 변화구였는데 속지 않았다. 1스트라이크 1볼에서 다시 직구가 들어왔다. 류현진이 방망이를 돌렸지만 파울이 됐다.

2스트라이크 1볼에서 4구째, 다시 2구째와 같은 변화구가 들어왔는데 역시 골라냈다. 2스트라이크 2볼, 에릭 스털츠는 결정구로 커브를 선택했다.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으로 떨어지는 느린 커브였다. 하지만 류현진이 이를 또 커트했다. 류현진이 스털츠가 던진 승부구 2개를 다 버텨냈다.

4구와 5구에서 승부를 보지 못하자 스털츠는 흔들렸다. 6구째에 공이 손에서 빠졌다. 거의 머리 높이로 날아왔다. 결국 풀카운트까지 끌고왔다. 스털츠는 어떻게든 류현진과 승부를 해야했다. 뒤에는 푸이그가 기다리고 있었다. 직구밖에 던질게 없었다. 류현진이 떨어지는 변화구에는 속지 않았고, 존에 들어가는 변화구는 커트해냈기 때문이다.

7구째, 직구가 몸쪽으로 들어왔다. 류현진의 방망이는 여지없이 돌아갔다. 좌측 담장을 원바운드로 맞추는 2루타였다. 완전히 직구를 노린 큰 스윙이었다. 자신의 손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류현진은 푸이그의 좌전 적시타로 홈을 밟으며 결승 득점까지 해냈다.

일반적으로 변화구를 기다리고 있는데 직구가 들어오면 대처하기 힘들지만, 직구를 기다리고 있을 때 변화구가 들어오면 어느 정도 대처가 가능하다. 특히 스털츠는 공이 빠르지 않아서 류현진이 커트하기도 어렵지 않았다. 변화구로 헛스윙을 유도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스털츠는 류현진이 직구를 노리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던질 수 밖에 없었다.

스털츠는 볼넷을 내줄 바에 차라리 쳐볼 테면 쳐보라는 식으로 직구를 선택한 것이다. 맞아도 안타가 되리라는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무 정직했다. 사실상 이날의 승부가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류현진은 이날 6 1/3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시즌 13승째(5패)를 올렸고 2연패에서 탈출했다. 3.08이던 평균자책점은 3.02로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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