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끄러진 두산, 또 말썽인 ‘좌완 공포증’
입력 : 2019.07.1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현세 인턴기자= ‘그 약점’이 또다시 발목을 붙잡았다. 치고 올라가야 할 타이밍에 도리어 한 단계 미끄러졌다. 이제는 2강 자존심까지 구겨졌다.

두산 베어스는 12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1-2로 졌다. 이날 결정적일 때마다 빈타가 터져 나왔고, 두산은 또다시 좌완 상대 약점을 드러냈다.

이날 두산 타선은 롯데 선발 레일리의 7이닝 1실점 호투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용찬 역시 7이닝 1실점(비자책)을 기록하면서 맞불을 놓았지만, 타선이 도움을 주지 못했다.

이날 잔루만 12개였을 만큼 빈타에 허덕인 일이 많았다. 0-0으로 팽팽하던 5, 6회에는 주자 2·3루의 먹음직스러운 밥상도 두 번이나 차려졌다. 그러나 번번이 범타로 물러나는 데 그쳤다.

8회 무사 1루에서는 김재호가 바뀐 투수 박시영에게 1타점 2루타를 뽑아내 숨통이 트이는 듯했다. 그러나 우완 박시영 대신 좌완 고효준이 올라오니 두산 타선은 또다시 고전할 뿐이었다.

두산은 결국 한 점 차 승부를 뒤집지 못한 채 졌다. 이날 키움이 인천 SK전에서 이기면서 2위로 점프, 두산은 3위로 한 단계 내려왔다. 내내 애를 먹던 좌완 공략이 결국 뼈아픈 결과로 이어졌다.

올 시즌 두산은 좌·우 투수 상대로 상반된 모습을 나타냈다. 우완 상대 팀 타율 0.284로 전체 2위에 있는 반면, 좌완에게는 0.240(9위)으로 약하다.

OPS(출루율+장타율) 역시 우완 상대로는 0.775(2위)로 강했지만, 좌완에게는 0.648로 리그 최하위를 기록했다. 좌·우 투수 상대 홈런 수도 각 6개, 47개로 8배 가까운 차이를 보인다.

이날 두산 선발 라인업에서는 9명 중 6명이 좌타자였다. 공교롭게도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 0.239로 강한 레일리를 만나 고역도 배가 됐다.

그중 좌·우 가리지 않는 김재호만 유일하게 기회를 살리면서 타점을 올렸다. 표본 크기가 다르지만, 김재호의 좌·우 타자 상대 타율은 모두 0.286으로 같다.

당초 확고한 2강으로 분류되던 두산은 좀처럼 고삐를 당기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 3.45(2위)의 막강한 마운드와 리그 1위에 빛나는 수비 효율(DER·0.701) 등 자랑할 만한 요소가 수두룩한데, 뚜렷한 약점 하나에 덜미를 잡히고 있다.

이대로라면 상대는 더 집요하게 약점을 파고들 것이다. 미끄러진 순위로 전반기를 마감할 상황에 놓인 지금, 두산의 약점 극복은 여전히 요원하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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