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은 440억 원·에이스는 셋' 스넬-다르빗슈 더한 SD 선발진, 3년은 든든
입력 : 2020.12.2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경험이 부족한 샌디에이고 선발진에 중심을 잡아줄 다르빗슈 유

[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샌디에이고 파드레스가 이틀 연속 에이스급 투수를 영입하면서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29일(이하 한국 시간) MLB 네트워크의 존 헤이먼은 "샌디에이고가 다르빗슈 유(34)와 빅터 카라티니(27)를 받고, 컵스에 선발 투수 잭 데이비스(27)와 유망주 레지날드 프레시아도(17, 유격수), 예이슨 산타나(20, 유격수), 이스마엘 메냐(18, 외야수), 오웬 카이시에(18, 외야수)를 주는 2:5 트레이드를 단행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다르빗슈 영입에는 인맥도 큰 역할을 했다.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은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 다르빗슈 영입을 담당했던 임원 중 하나였고, 제이스 팅글러 샌디에이고 감독도 텍사스 시절을 함께 했다. 여기에 샌디에이고는 컵스에서 다르빗슈의 전담 포수였던 카라티니를 함께 영입하면서 다르빗슈가 새로운 팀에 원활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했다.

리빌딩을 선언한 컵스는 다르빗슈의 잔여 계약 3년 5,900만 달러(2021년 2,200만 달러, 2022년 1,900만 달러, 2023년 1,800만 달러)를 덜어내면서 재정에 숨통이 트였다. 그러면서 메이저리그 선발 로테이션을 채워줄 데이비스와 아직 더블 A도 올라오지 못했지만 기대치가 높은 어린 유망주 4명을 데려와 미래를 대비했다.

반대로 14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며 리빌딩이 끝났음을 알린 샌디에이고는 우승 도전을 위해 유망주를 아낌없이 내줬다.

올해 에이스 역할을 기대하고 트레이드 마감 일에 데려온 마이크 클레빈저(30)가 토미 존 수술을 받고 내년 시즌을 뛰지 못하게 되면서 샌디에이고의 투수 보강은 예견됐다.

하루 앞서 영입된 블레이크 스넬

다르빗슈 영입을 위해 컵스와 접촉하고 있다는 소식이 먼저 전해졌지만, 정작 영입된 것은 탬파베이 레이스의 에이스 블레이크 스넬(28)이었다. 하루 전인 28일, 샌디에이고는 스넬을 받는 대가로 포수 프란시스코 메히아(25), 블레이크 헌트(22), 투수 루이스 파티노(21), 콜 윌콕스(21) 4명을 받는 1:4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갑작스럽긴 했지만 탬파베이는 팀 연봉 절감을 위해 스넬을 트레이드 매물로 내놓은 상황이었고, 모두가 두 팀의 의도를 알 수 있는 트레이드였다. 예년만 못하지만 스넬은 2018년 사이영상을 수상한 바 있고, 잔여 계약(3년 3,900만 달러)까지 저렴해 샌디에이고에 안성맞춤인 선수였다.

그러나 하루 뒤, 기존에 논의되던 다르빗슈의 영입까지 근접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많은 사람에게 놀라움을 줬다. 스넬을 영입하면서 다르빗슈 트레이드는 자연스레 무산되는 듯했으나, 프렐러 단장은 달리는 말에 더욱 채찍질하는 것을 택했다.

다르빗슈 영입은 내년에도 우승에 도전할 뜻을 내보인 것이지만, 불안 요소를 최소화한 것이기도 하다. 스넬은 2018년 사이영상 수상 이후 무난한 성적을 거뒀지만, 계속해서 피홈런율이 상승하는 등 세부 지표에서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또한, 클레빈저가 받은 토미 존 수술이 성공률이 높지만 복귀 후 예년과 같은 모습을 보일지 알 수 없다. 올해 클레빈저를 대신해 에이스 노릇을 한 디넬슨 라멧(28)도 시즌 막판 이두근 부상으로 이탈했고, 올해만 유독 좋은 모습을 보인 것이어서 꾸준한 활약을 할지는 미지수다. 샌디에이고 입장에서는 지난해 좋은 활약을 보였지만 올해 부진했던 크리스 패댁(25)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이렇듯 불안한 면이 없지 않은 샌디에이고에 에이스 역할이 익숙하고, 부진의 원인을 찾아 올해 화려하게 부활한 다르빗슈는 샌디에이고 마운드의 구심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샌디에이고는 합리적인 금액에 탄탄한 선발진을 꾸리게 됐다

영입된 스넬과 다르빗슈가 기대에 부응한다면, 샌디에이고는 2023년까지 안정적인 선발 로테이션을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스넬과 다르빗슈의 계약 기간은 동일하고, 스넬의 연봉이 올라가는 만큼 다르빗슈의 연봉은 감소해 두 선수의 연봉 합은 3,500만 달러를 넘지 않는다. 수술에 앞서 2년 계약을 맺었던 클레빈저는 내년에 800만 달러를 받는다. 따라서 샌디에이고는 2022년에 스넬 - 다르빗슈 - 클레빈저로 이뤄진 에이스급 투수들을 도합 4,000만 달러(약 437억 원)라는 저렴한 연봉에 쓸 수 있다.

또한, 클레빈저는 FA 직전 해인 2022년에 복귀를 앞두고 있어 부담이 크다. 클레빈저가 FA를 앞두고 만족스러운 성적이 나오지 않아 퀄리파잉 오퍼를 수락한다면, 세 명의 조합을 2023년에도 볼 수 있다. 퀄리파잉 오퍼는 그해 FA로 풀리면서 시즌 도중 팀을 옮기지 않은 선수 중 상위 125명의 평균 연봉에 원소속팀과 1년 계약을 하는 제도로 평생 단 한 번만 쓸 수 있다.

하위 선발진이 탄탄한 것도 샌디에이고의 미래가 밝은 이유다. 패댁, 라멧, 조이 루체시(27)는 잠시나마 가능성을 보여준 선수들이고, 마이클 바에즈(25), 맥킨지 고어(21)처럼 차세대 에이스로 여겨지는 어린 유망주들도 트리플 A에서 대기 중이다.

지난 2년간 샌디에이고는 베테랑 FA 에릭 호스머(31)와 매니 마차도(28)를 차례로 데려와 타선의 중심을 잡았다. 두 베테랑의 중심을 잡아주는 사이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1) 등 타자 유망주들이 안정적으로 자리잡았다. 오늘 샌디에이고와 계약 소식이 들린 김하성(25)의 성장이 기대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경험을 쌓은 뒤 마침내 포스트시즌 진출까지 이뤄낸 샌디에이고지만, 선발 투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은 것에 만족해야 했다. 부족한 마운드에 스넬과 다르빗슈를 더한 샌디에이고가 내년에는 디비전 시리즈를 넘어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많은 메이저리그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스포트랙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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