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고척] 김동윤 기자="잘하면 쓴다. 신인이든 베테랑이든 공정한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키움 히어로즈의 새로운 수장이 된 홍원기 감독은 히어로즈에서만 14년 차를 맞이해 키움 선수단이 누구보다도 익숙하다. 그러나 감독으로 부임한 첫 스프링캠프에서는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고 현재의 모습으로 선수들을 평가할 뜻을 밝혔다.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키움 스프링캠프는 2주 차에 접어들었다. 홍원기 감독은 첫 주 인터뷰 내내 "아직은 뭐라 말하기 이르다. 선수단의 몸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보류했다. 그러면서도 "선수들의 정확한 보직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선수단의 치열한 포지션 경쟁을 예고했다.
8일 훈련을 앞두고는 좀 더 구체적인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현재까지 포지션이 고정적인 것은 1루수 박병호, 2루수 서건창, 우익수 이정후였다. 새로운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프레이타스의 포지션이 지명타자로 고정되면서 지난해 자주 지명타자로 나왔던 서건창이 2루로 복귀하게 됐다.
이렇게 되면서 관심은 김하성이 떠난 유격수 자리를 누가 메우냐에 쏠렸다. 당초 예상은 이미 유격수로 4년간 162경기를 뛰어봤던 김혜성이었다. 지난 5일 홍원기 감독이 "김혜성이 올해 외야로 나갈 일은 없을 것"이라고 얘기한 것은 그러한 예상에 무게를 실어줬다.
그러나 신인 김휘집(19), 신준우(19)의 연습 과정을 지켜본 홍원기 감독은 김혜성의 경쟁 상대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신일고를 졸업한 김휘집은 2021년 2차 1라운드로 입단한 대형 유격수 유망주다. 대구고를 졸업하고 2020년 2차 2라운드로 입단한 신준우도 좋은 수비를 지니고 펀치력을 지녔다는 평가다.
홍원기 감독은 "김휘집, 신준우가 김혜성의 좋은 경쟁자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규 시즌 전까지 골고루 기회를 부여할 것이고, 경쟁에서 살아남는 선수가 주전이 될 것"이라고 얘기했다.
이어 "보통은 김혜성이 유격수 경쟁에서 우위에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어린 선수들 기량도 만만치 않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 경쟁을 하다 보면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기회가 주어진 것은 야수뿐만이 아니었다. 2021년 1라운드로 지명된 대형 신인 투수 장재영(18)에게도 기회는 똑같이 주어졌다. 지난 5일 장재영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2021년 목표를 1군에서 풀타임을 뛰는 것으로 잡았다.
이에 홍원기 감독은 "장재영이 어제 두 번째 불펜 투구를 했는데 첫날보단 여유를 갖고 침착해진 모습을 보였다. 차차 공 개수를 올리고 실전에서 어떻게 던지고 증명하는지에 따라 보직을 결정할 것"이라며 기회를 열어줄 뜻을 밝혔다.
그동안 키움은 김하성, 이정후, 최원태, 조상우 등 실력을 갖춘 신인을 과감히 밀어주면서 대형 스타로 키워냈다. 14년째 히어로즈에 머물고 있는 홍원기 감독도 좋은 팀 문화를 이어가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홍원기 감독은 "(장재영을 비롯한) 어린 선수들은 편견 없이 다른 선수들과 같은 출발 선상에서 경쟁을 펼칠 것이다. 누구에게나 공정한 기회를 줘야 한다"며 이번 스프링캠프를 통해 새로운 대형 신인이 나오길 기대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