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의 방출→은퇴 위기→두산 입단 '83년생' 베테랑 고효준, 2G 연속 1이닝 KK 무실점 쾌투...이승엽 감독 '불펜 고민' 덜어줄까
입력 : 2025.04.2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은퇴 위기를 딛고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 위해 나선 두산 베어스 베테랑 투수 고효준(42)이 두 번째 실전 등판에서도 깔끔한 투구를 펼쳤다.

고효준은 26일 이천 베어스파크서 열린 2025 메디힐 KBO 퓨처스리그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 두산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양 팀은 22안타를 주고 받는 난타전을 펼친 끝에 한화가 두산에 13-8로 이겼다.

지난 23일 고양 히어로즈(키움 2군)와 경기 1이닝 2탈삼진 퍼펙트 투구로 두산 입단 후 첫 실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던 고효준은 3일 만에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두산이 0-5로 크게 뒤진 3회 초 선발 박연준에게 마운드를 이어받은 고효준은 선두타자 박상언에게 2구 연속 143km/h 패스트볼을 던져 0-2 유리한 카운트를 만든 뒤 133km/h 슬라이더로 타이밍을 뺏어 유격수 땅볼로 첫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고효준은 다음 타자 정민규를 상대로 패스트볼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2구째 슬라이더로 파울을 유도해 0-2 유리한 카운트를 점했다. 이어 3구째 포크볼로 헛스윙을 끌어내 2아웃을 잡았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이민재를 상대로 2구 연속 볼을 던진 고효준은 3구째 143km/h 패스트볼로 중견수 방면 뜬공을 유도했다. 2루수, 유격수, 중견수가 타구를 잡기 위해 모였으나 서로 호흡이 맞지 않아 아무도 공을 잡지 못하고 텍사스 안타가 되고 말았다.

2사 1루에서 고효준은 흔들림 없이 투구를 이어갔다. 송호정을 상대로 볼카운트 1-2를 만든 고효준은 2구 연속 파울 이후 6구째 낙차 큰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 1이닝 무실점 피칭을 마무리했다. 이날 고효준은 스트라이크 비율이 80%(15구 중 12구)에 달할 정도로 공격적으로 투구했다. 패스트볼 구속은 142~144km/h에 형성됐고, 타자들이 정타를 만들지 못하는 묵직한 구위를 뽐냈다.


2002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6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의 지명을 받아 프로무대에 입성한 고효준은 SK 와이번스, KIA 타이거즈, 다시 롯데, LG 트윈스, SSG 랜더스를 거쳤다. 그는 지난해까지 KBO리그 통산 601경기에 출전해 47승 54패 4세이브 56홀드 평균자책점 5.27, 890이닝 895탈삼진을 기록한 베테랑 투수다.

고효준은 지난해까지 22년 동안 프로생활을 하며 4차례 방출(2002, 2020년 롯데, 2021년 LG, 2024년 SSG) 쓴맛을 봤다. 2021시즌 종료 후 LG에서 방출된 고효준은 은퇴 위기를 딛고 입단 테스트를 거쳐 SSG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2022시즌 45경기 1승 7홀드 평균자책점 3.72로 부활에 성공했고, 만 40세였던 2023시즌 73경기 4승 1패 13홀드 평균자책점 4.50으로 여전한 경쟁력을 보여줬다.


지난해 26경기 2승 1패 5홀드 평균자책점 8.18로 부진한 고효준은 SSG서 프로 통산 4번째 방출의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좌절은 없었다. 은퇴가 아닌 현역 연장 의지를 불태운 그는 지난겨울 꾸준히 개인 훈련을 하며 140km/h이상의 공을 던질 수 있는 몸 상태를 유지했다.

노력은 결실을 맺었다. 두산 구단은 지난 17일 "투수 고효준과 총액 1억 원(연봉 8,000만 원·인센티브 2,000만 원)에 계약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두산 베어스 관계자는 "고효준은 23년간 풍부한 경험을 쌓은 베테랑이다. 불펜 뎁스에 보탬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영입배경을 밝혔다. 고효준은 "현역 연장의 기회를 주신 두산 베어스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 불꽃을 태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퓨처스리그 2경기서 보여준 모습은 합격점을 주기에 충분하다. 2경기서 2이닝을 던지며 사사구 없이 4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는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1개의 피안타도 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이었다.

고효준은 정식선수 전환이 가능한 5월 1일부터 1군에 등록될 수 있다. 두산은 현재 1군 로스터에 좌완 불펜 자원이 김호준 1명뿐이다. 지난해 필승조로 활약했던 이병헌은 지난 13일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자리를 비웠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좌완 고효준은 이승엽 감독의 불펜 운용 고민을 해결할 열쇠가 될 수 있을까.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KBO 공식 유튜브 중계화면 캡처,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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