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사기 끌어올린 '리더' 김연경 ''전력상 열세, 끈끈해진 팀워크로 메운다''
입력 : 2021.03.2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계양] 김동윤 기자=흥국생명을 승리로 이끈 김연경(33)이 더욱 끈끈해진 팀의 단합력을 믿었다.

2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도드람 V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흥국생명이 IBK 기업은행에 세트 전적 3-1(25-20, 23-25, 25-18, 25-21)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 MVP는 단연 에이스 김연경이었다. 김연경은 공격에서 높은 공격 성공률(60%)로 29득점을 기록했고, 수비에서도 리시브 8개, 디그 성공 13개 등을 성공하며 맹활약했다. 이외에는 김채연과 이주아로 이뤄진 어린 센터진이 16득점(블로킹 득점 7점), 유효 블로킹 10개로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경기 후 만난 김연경은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 생각해서 많이 준비했는데 준비한 것이 경기력으로 잘 나와서 승리한 것 같다"고 총평하면서 "몸 상태가 나쁘지 않았지만, 세터 김다솔이 공을 잘 올려줘 조금 더 잘 할 수 있었다. 모든 선수들이 자기 역할을 잘해줘서 이길 수 있었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어느 스포츠에서나 압도적인 1위를 달리다 시즌 막판 미끄러진 팀은 보통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다. 6라운드에서 2승 8패를 한 흥국생명 역시 그런 우려를 받았다. 이에 대해 김연경은 "스포츠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속상하긴 했지만, 모든 선수가 플레이오프는 잘하고 싶어 했다. 그렇게 힘든 부분을 이겨냈고,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어 참 다행이라 생각한다"며 담담하게 준비 과정을 돌아봤다.

그러면서 김연경은 "부끄럽지만 최근 10경기에서 2승 8패를 했고, 그렇게 1위에서 2위로 떨어졌다. 준비하면서 분위기가 안 좋았던 것은 사실"이라며 좀 더 솔직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이어 "그래서 선수들에게 '우리가 여기서 질 수는 없지 않냐'고 말했다. 자연스레 모든 선수가 서로의 마음을 털어놓는 시간을 가졌다. 그 과정에서 승리에 대한 간절한 마음이 생긴 것 같고, 승리에 대한 의지도 불태웠다"고 가라앉은 분위기를 극복한 과정을 설명했다.

김연경은 경기 내내 팀원들을 다독였다

김연경의 리더십은 경기 도중에도, 끝난 후에도 돋보였다.

2세트부터 계속해서 부진했던 브루나 모라이스(21)를 끝없이 다독였고, 기업은행의 국가대표 센터진에 맞서는 어린 센터진이 블로킹에 성공이라도 할 때면 가장 먼저 안아줬다.

이날 브루나는 19득점을 했지만, 28.57%로 낮은 공격 성공률을 보이며, 개인 범실도 양 팀 최다인 13개를 기록했다. 김연경은 "브루나가 초반에 잘하다가 후반에 처진 것은 맞다"고 인정하면서 "아무래도 경험이 부족한 선수다 보니 긴장을 많이 한 것 같다. 2차전에서는 충분히 더 잘할 것으로 믿고 있고, 감독님과 함께 얘기를 하면서 잘 맞춰나가겠다"고 오늘의 부진보단 앞으로의 성장을 기대했다.

김연경에게 이번 플레이오프는 2008-2009시즌 이후 12년 만이다. 당시 흥국생명은 강팀이었고 김연경은 막내였지만, 12년이 흐른 지금은 상황은 정반대가 됐다. 김연경은 전력상 열세와 어린 선수들의 부족한 경험에 대한 지적에도 담담했다.

김연경은 "배구라는 스포츠가 다 같이 마음이 맞지 않으면 틀어지고 다운되는 부분이 있다. 그 부분은 실력으로 채울 수 없는 부분이다. 전력상으로 우리가 다른 팀보다 떨어질 수도 있지만, 단합이 되는 부분은 다른 팀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실력으로 부족한 부분을 그런 것으로 더 채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더 단단해진 팀의 단합력을 믿었다.

김연경은 1차전 승리보단 2차전을 준비할 시간이 적은 것을 걱정했다

이날 경기는 김연경 개인에게나 팀으로나 모두 뜻깊은 경기였다. 김연경은 역대 포스트시즌 3번째로 통산 공격 500득점을 돌파했고, 역대 V리그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팀은 100%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그러나 김연경은 "두 기록 모두 방송 인터뷰를 하면서 알게 됐다. 개인적인 기록보다 팀 기록을 신경 써야 할 때인 것 같다. 2차전을 준비할 시간이 더 짧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늘 경기는 잊고 빠르게 준비할 것"이라며 자만하지 않았다.

끝으로 궂은 날씨에도 경기장을 찾아준 222명의 관중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김연경은 "밖에서 보신 분들은 어떨지 몰라도 코트 안에 있는 선수들은 많이 느낀다. 관중들이 찾아와주시니까 세레머니도 흥이 나고, 경기력도 올라간다. 정말 좋은 것 같다"고 감사해하면서 "그래서 화성에서의 2차전도 많이 기대되고, 잘해서 이겼으면 좋겠다"며 팬들과의 만남을 기대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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