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잠실] 김동윤 기자=2년간 메이저리그의 마지막 선발 자리를 놓고 경쟁하던 앤더슨 프랑코(28, 롯데 자이언츠)와 앤드류 수아레즈(28, LG 트윈스)가 이역만리 한국 땅에서 선발 투수로서 원없이 던졌다.
LG는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경기에서 롯데에 3-2 역전승을 거뒀다. 13승(9패)째를 거둔 LG는 같은 시간 삼성 라이온즈가 패하면서 단독 1위에 올랐다.
이날 양 팀 외국인 선발 투수 프랑코와 수아레즈는 2019, 2020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동고동락했다. 2019년 수아레즈가 있던 샌프란시스코 트리플 A팀 새크라멘토 리버캐츠팀에 프랑코가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합류했고, 두 사람은 새크라멘토의 11년 만의 트리플A 리그 우승에 일조했다.
그렇지만 두 사람의 목표는 트리플 A 우승이 아닌 메이저리그 선발 로테이션 합류였다. 노력은 헛되지 않아 두 사람 모두 메이저리그 로스터에는 합류했지만, 수아레즈는 2경기 선발 등판, 프랑코는 불펜 투수로서 5.1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잠시나마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수아레즈와 달리 프랑코는 대체 캠프에만 머물렀지만, 두 사람 모두 2021시즌을 KBO 리그에서 뛰기로 결정했다.
두 사람의 첫 맞대결에서 웃은 것은 프랑코였다. 당초 수아레즈의 우세가 예상됐지만, 이날만큼은 프랑코의 구위가 수아레즈를 앞섰다.
프랑코는 별다른 위기 없이 6이닝 동안 안타 4개, 볼넷 2개만을 내주고 2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유일한 아쉬운 점은 김민성과 정주현에게 안타를 내줘 1실점한 5회 말이었다. 좌익수 전준우의 아쉬운 수비가 두 차례 있었지만, 반대로 손아섭의 점핑 캐치로 장타를 허용하지 않은 도움도 있었다.
수아레즈도 수비에 울고 웃었다. 3회 초 1사 2루에서 중견수 한석현의 송구가 길어 LG의 더그아웃까지 들어갔고, 수아레즈의 첫 실점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정주현이 자신에게 온 땅볼 타구를 잘 잡아 홈 송구로 실점을 막아내는 호수비도 곧장 나왔다.
평소만큼은 수아레즈의 공 끝이 예리하지 못했다. 그 아쉬움은 하위 타선을 상대한 이닝에 도드라졌다. 5회 강태율이 크게 빠지는 수아레즈의 공을 골라 볼넷으로 출루했고, 딕슨 마차도는 밋밋한 하이 패스트볼을 때려 안타를 기록했다.
다행히 강태율의 아쉬운 주루 덕분에 위기를 넘겼지만, 결국 7회 추가 실점을 내준 원인이 됐다. 7회 강태율의 타석에서 또 다시 하이 패스트볼이 밋밋하게 들어갔고, 강태율은 좌측 담장을 맞히는 2루타가 나왔다. 마차도의 타석에서는 커브가 크게 떨어지지 않았고, 이는 실점으로 이어졌다.
그 외 이닝에서 수아레즈는 위기 때마다 맞춰잡는 투구로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줬고, 결국 6.1이닝 2실점(1자책점), 7피안타 3볼넷 5탈삼진으로 퀄리티 스타트 기록에는 성공했다.
프랑코는 6이닝 1실점, 4피안타 2볼넷 2탈삼진으로 수아레즈에 판정승을 거뒀으나, 최종 승자가 되진 못했다. 롯데가 2-1로 앞선 8회, LG는 최준용을 상대로 1사 1, 2루 기회를 만들었다. 그리고 주장 김현수가 롯데의 마무리 김원중의 초구를 받아쳐 잠실 야구장 좌중간을 꿰뚫는 2타점 적시타로 3-2 역전을 만들어내면서 승리 투수가 되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호투를 펼치면서 남은 시즌 팀을 이끌 선발 투수로서의 역할을 기대케 했다.
사진=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