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버트 수아레즈(Albert Joe Suarez)
선발투수, 우투우타, 188cm 106kg, 1989년 10월 8일 (만 32세)
ML 통산 성적 40경기(12선발) 3승 8패 1세이브, 115.2이닝 37BB 88K ERA 4.51
2021시즌 NPB(야쿠르트 스왈로스)
24경기 5승 3패 1세이브 3홀드, 77이닝 37BB 70K ERA 3.62
[스포탈코리아] 2021년 삼성 라이온즈는 분명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그 중심에는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과 돌격대장 호세 피렐라가 있었다. 뷰캐넌과 피렐라의 활약은 최근 몇 년간 부진했던 외국인들에 대한 기억을 지워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마지막 한 자리는 만족스럽게 채우지 못했다. 원태인과 백정현의 분전에 가려졌을 뿐 벤 라이블리의 삼세번은 결국 당첨이 아니었고 대체선수 마이크 몽고메리도 철저한 실패작이었다. 코로나 19로 인해 외국인 선수 시장이 얼어붙은 오프시즌에서 삼성이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었다.
수아레스는 188cm라는 큰 신장과 3년 간의 아시아 야구(NPB) 경험, 평균 150km/h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구사한다. 이처럼 기대할 만한 프로필을 지닌 수아레스가 뷰캐넌의 ‘깐부’가 될 수 있을까.
배경
수아레즈의 프로 생활은 2006년 탬파베이 레이스(당시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와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맺으며 시작됐다. 최고 94마일(151.3km/h)까지 나오는 포심 패스트볼과 커브, 체인지업을 구사했던 수아레즈에게는 변화구 개선이 필요하다는 평이 뒤따랐다. 이때까지 그는 미래에 3~4선발이 점쳐지는 재목이었다.
루키리그를 거쳐 2009년 싱글A에서 시작했지만 토미 존 수술과 무릎 수술이 겹치며 1년 넘게 실전 투구를 진행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라임병*까지 앓는 등 2011년 전반기까지는 고생의 연속이었다. 다행히 후반기에는 이전의 구속을 보여주며 성공적인 복귀를 알렸다.
*라임병: 진드기가 사람을 무는 과정에서 나선형의 보렐리아(Borrelia)균이 신체에 침범하여 여러 기관에 병을 일으키는 감염질환
2012년은 상위 싱글A에서 데뷔 후 첫 풀타임을 소화(25선발 125.2이닝 4.08 ERA)했다. 그리고 바로 1년 뒤 사근 부상으로 단 2경기에 등판, 또 한 시즌을 날렸고 본격적으로 건강에 의문부호가 붙기 시작했다. 부상 복귀 후 상위싱글 A와 AA를 거치며 무난한 성적(14선발 70이닝 3.60 ERA)을 기록한 수아레즈는 마이너리그 FA자격을 통해 LA 에인절스로 이적했다.
팀을 옮긴 직후인 2015년에는 더블A에 데뷔, 163이닝을 던지면서 좋은 컨트롤(BB/9 2.21개)을 보여줌과 동시에 준수한 성적(11승 2.98 ERA)을 거뒀다. 그럼에도 콜업은 없었고 샌프란시스코와 마이너 계약을 맺고 다시 한 번 둥지를 옮겼다. 여러 차례 큰 부상을 겪으면서도 구속은 여전히 95마일(152km/h)로 빨랐다. 이후 선발과 불펜(22경기 12선발)을 오가며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무난히 마쳤다(84이닝 4.29 ERA).
이를 통해 2017년 스프링캠프에서 샌프란시스코 5선발 경쟁 기회를 받았지만, 어깨 부상이 겹치며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부상 복귀 후 콜업되어 불펜으로 등판(18경기 1세이브 5.12 ERA)을 했지만 첫 해에 비해 전혀 인상적이지 못했다. 이후 룰5 드래프트를 통해 애리조나로 이적했다. 그러나 스프링캠프에서의 실망스러운 모습(12.1이닝 6.57 ERA)과 함께 AAA로 강등됐고 이후에도 콜업은 없었다. 2018시즌이 종료된 뒤 야쿠르트 스왈로스와 계약을 맺으며 일본프로야구(NPB)에 진출했다.
2019년과 2020년에도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3년 차였던 지난해가 돼서야 NPB 진출 후 가장 많은 77이닝을 소화했다. 하지만 에이스 오쿠가와 야스노부, 신예 카나쿠보 유토를 필두로 한 국내 투수진이 더 좋은 활약을 보였다. 결국 수아레즈는 선발 로테이션 경쟁에서 제외됐고, 시즌 대부분을 불펜으로 등판했다.
수아레즈의 NPB 부상일지
2019 – 4경기(4선발) 1승 1패 17.2이닝 1.53 ERA 발목&상반신 부상 시즌 아웃
2020 – 12경기(12선발) 4승 4패 67.1이닝 2.67 ERA 하반신 부상
야쿠르트는 구단 특성상 부상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다. 2년 연속 장기부상을 당했지만 가을야구에서의 활약만 보면 여전히 스윙맨 혹은 불펜으로는 1인분을 했다. 코로나 19 시국으로 인해 NPB 구단들도 외국인 영입에 어려움을 겪는 점을 생각하면 재계약도 가능해보였다.
하지만 야쿠르트는 수아레즈에게 더 이상 모험을 감수하지 않았다. 수아레즈는 3년간 1억 4600만엔(약 150만 달러)의 연봉을 받았음에도 40경기 등판에 그쳤다. 야쿠르트와 재계약은 불발됐지만, 수아레즈는 삼성과 총액 100만 달러라는 꽤 큰 규모의 계약을 이끌어냈다.
스카우팅 리포트
국내 구단들이 수아레즈에 관심을 가질 부분은 역시 구속이다. 미국 무대에서도 150km/h 이상의 포심 패스트볼을 던졌고 부상에 시달린 NPB 시절에도 다소 감소했지만, 여전히 KBO리그 기준 상위권의 구속을 유지했다. 대부분 불펜으로 등판했던 지난해에는 160km/h를 던지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9월 3일 히로시마전).
위력적인 수아레즈의 포심 구속
17시즌 포심 93.5마일(150.5km/h) – ML 마지막 시즌
19시즌 포심 91.6마일(147.5km/h)
20시즌 포심 92.6마일(149.0km/h)
21시즌 포심 93.8마일(151.0km/h)
위력적인 포심 패스트볼 이외에도 싱커/커브/슬라이더/체인지업까지 다양한 구종을 구사한다. 반대로 말하면, 확실한 주무기가 없다는 뜻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일단 불펜으로 던진 메이저리그에서의 2년(2016~17년)동안 싱커는 그가 가진 구종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올 시즌부터 KBO 리그의 스트라이크 존이 공 반 개에서 한 개 정도 위아래(상하방향)로 확대된다. 그간 좋은 커브를 통해 성공을 경험한 외국인 투수들의 사례처럼 수아레즈도 커브를 결정구로 활용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컨트롤에서도 큰 문제가 없음을 커리어 내내 증명(마이너 통산 BB/9 – 2.55개, ML 통산 BB/9 – 3.28개)했다. NPB에서의 1년차와 2년차도 부상으로 등판 경기가 적었을 뿐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3년차인 지난 해 성적에서 몇 가지 의문이 들었다.
수아레즈의 구위는 정말 떨어진걸까?
SwStr% 11.8% (+1.8%)**
Z-Contact% 82.0% (-7.0%)*
LD% 10.2% (+4.0%)
HR/FB 9.5% (+4.7%)
Hard% 37.5% (+7.2%)
(괄호 안은 2020시즌 대비 증감율)
먼저 지난해 수아레즈는 9이닝 당 3.74개의 볼넷(77이닝 32볼넷)으로 컨트롤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3년 간의 평균치(19~21 BB/9 – 3.56개)와 큰 차이는 나지 않는다. 하락한 성적의 가장 큰 원인을 제구라고 말하기엔 무리가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급격하게 늘어난 강한 타구와 그에 따른 라인드라이브와 피홈런의 증가다. 희망적인 부분은 존 안에 형성된 공에 대한 콘택트 비율이 크게 줄고* 헛스윙율이 늘었다는 지표**에서 구위는 여전히 그대로임을 유추해 볼 수 있다.
85이닝 동안 단 5개만을 허용한 첫 2년간의 기록을 보면 피홈런이나 강한타구 억제가 안 되는 유형의 선수는 아니다. HR/FB%와 같은 지표들이 어느정도 운에 따르는 점과 지난해 야쿠르트의 팀 수비지표가 대부분 하위권이었음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개선될 수 있는 부분이다. 오히려 팔꿈치, 무릎, 사근, 발목에 어깨까지 거의 종합병동이라고 봐도 좋을 정도의 부상을 어떻게 잘 관리할지가 관건이다.
또 다른 불안요소는 부상과 연결되는 이닝 소화능력이다. 2016년 새크라멘토(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산하 AAA)와 메이저리그 팀을 오가며 소화한 129.2이닝 이후로 한 시즌에 100이닝 이상 투구한 기록이 없다.
삼성의 약점 중 하나는 불펜이다. 새로운 소속팀의 환경은 둘째 치더라도 리그 특성상 외국인 선수들에게 바라는 점들 중 한 가지는 긴 이닝 소화다. 수아레즈의 부상 이력과 커리어를 보면 일단 그 점이 가능할지도 미지수다.
빠른 공과 좋은 싱커를 던지는 우완 투수(롯데의 앤더슨 프랑코), NPB 리그에서 부상과 제구 불안을 겪고 KBO리그에 진출한 체인지업 투수(두산의 아리엘 미란다). 이 두 사람을 합쳐놓은 듯한 수아레즈의 올 시즌 성적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전망
기본적으로 KBO 리그에 진출하는 외국인 선수들은 일정 수준 이상의 구속이 보장된다면 실패 확률이 크게 줄어든다. 강력한 구위와 빠른 구속은 수아레즈가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이점이다. 문제는 수많은 부상 경력을 겪은 그의 신체가 투구를 버텨주느냐다. 올 시즌을 앞두고 많은 팀들이 전력 보강을 했다. 주전 중견수 박해민마저 FA로 떠나보낸 삼성 입장에서 ‘뷰캐넌의 파트너’라는 약점 한 가지는 반드시 채우고 시즌에 임해야 한다. 지난해 5년 만의 암흑기를 끊어낸 삼성은 과연 수아레즈와 함께 올 시즌도 고공비행을 이어갈 수 있을까.
야구공작소
송동욱 칼럼니스트 / 에디터=유은호, 홍기훈
선발투수, 우투우타, 188cm 106kg, 1989년 10월 8일 (만 32세)
ML 통산 성적 40경기(12선발) 3승 8패 1세이브, 115.2이닝 37BB 88K ERA 4.51
2021시즌 NPB(야쿠르트 스왈로스)
24경기 5승 3패 1세이브 3홀드, 77이닝 37BB 70K ERA 3.62
[스포탈코리아] 2021년 삼성 라이온즈는 분명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그 중심에는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과 돌격대장 호세 피렐라가 있었다. 뷰캐넌과 피렐라의 활약은 최근 몇 년간 부진했던 외국인들에 대한 기억을 지워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마지막 한 자리는 만족스럽게 채우지 못했다. 원태인과 백정현의 분전에 가려졌을 뿐 벤 라이블리의 삼세번은 결국 당첨이 아니었고 대체선수 마이크 몽고메리도 철저한 실패작이었다. 코로나 19로 인해 외국인 선수 시장이 얼어붙은 오프시즌에서 삼성이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었다.
수아레스는 188cm라는 큰 신장과 3년 간의 아시아 야구(NPB) 경험, 평균 150km/h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구사한다. 이처럼 기대할 만한 프로필을 지닌 수아레스가 뷰캐넌의 ‘깐부’가 될 수 있을까.
배경
수아레즈의 프로 생활은 2006년 탬파베이 레이스(당시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와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맺으며 시작됐다. 최고 94마일(151.3km/h)까지 나오는 포심 패스트볼과 커브, 체인지업을 구사했던 수아레즈에게는 변화구 개선이 필요하다는 평이 뒤따랐다. 이때까지 그는 미래에 3~4선발이 점쳐지는 재목이었다.
루키리그를 거쳐 2009년 싱글A에서 시작했지만 토미 존 수술과 무릎 수술이 겹치며 1년 넘게 실전 투구를 진행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라임병*까지 앓는 등 2011년 전반기까지는 고생의 연속이었다. 다행히 후반기에는 이전의 구속을 보여주며 성공적인 복귀를 알렸다.
*라임병: 진드기가 사람을 무는 과정에서 나선형의 보렐리아(Borrelia)균이 신체에 침범하여 여러 기관에 병을 일으키는 감염질환
2012년은 상위 싱글A에서 데뷔 후 첫 풀타임을 소화(25선발 125.2이닝 4.08 ERA)했다. 그리고 바로 1년 뒤 사근 부상으로 단 2경기에 등판, 또 한 시즌을 날렸고 본격적으로 건강에 의문부호가 붙기 시작했다. 부상 복귀 후 상위싱글 A와 AA를 거치며 무난한 성적(14선발 70이닝 3.60 ERA)을 기록한 수아레즈는 마이너리그 FA자격을 통해 LA 에인절스로 이적했다.
팀을 옮긴 직후인 2015년에는 더블A에 데뷔, 163이닝을 던지면서 좋은 컨트롤(BB/9 2.21개)을 보여줌과 동시에 준수한 성적(11승 2.98 ERA)을 거뒀다. 그럼에도 콜업은 없었고 샌프란시스코와 마이너 계약을 맺고 다시 한 번 둥지를 옮겼다. 여러 차례 큰 부상을 겪으면서도 구속은 여전히 95마일(152km/h)로 빨랐다. 이후 선발과 불펜(22경기 12선발)을 오가며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무난히 마쳤다(84이닝 4.29 ERA).
이를 통해 2017년 스프링캠프에서 샌프란시스코 5선발 경쟁 기회를 받았지만, 어깨 부상이 겹치며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부상 복귀 후 콜업되어 불펜으로 등판(18경기 1세이브 5.12 ERA)을 했지만 첫 해에 비해 전혀 인상적이지 못했다. 이후 룰5 드래프트를 통해 애리조나로 이적했다. 그러나 스프링캠프에서의 실망스러운 모습(12.1이닝 6.57 ERA)과 함께 AAA로 강등됐고 이후에도 콜업은 없었다. 2018시즌이 종료된 뒤 야쿠르트 스왈로스와 계약을 맺으며 일본프로야구(NPB)에 진출했다.
2019년과 2020년에도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3년 차였던 지난해가 돼서야 NPB 진출 후 가장 많은 77이닝을 소화했다. 하지만 에이스 오쿠가와 야스노부, 신예 카나쿠보 유토를 필두로 한 국내 투수진이 더 좋은 활약을 보였다. 결국 수아레즈는 선발 로테이션 경쟁에서 제외됐고, 시즌 대부분을 불펜으로 등판했다.
수아레즈의 NPB 부상일지
2019 – 4경기(4선발) 1승 1패 17.2이닝 1.53 ERA 발목&상반신 부상 시즌 아웃
2020 – 12경기(12선발) 4승 4패 67.1이닝 2.67 ERA 하반신 부상
야쿠르트는 구단 특성상 부상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다. 2년 연속 장기부상을 당했지만 가을야구에서의 활약만 보면 여전히 스윙맨 혹은 불펜으로는 1인분을 했다. 코로나 19 시국으로 인해 NPB 구단들도 외국인 영입에 어려움을 겪는 점을 생각하면 재계약도 가능해보였다.
하지만 야쿠르트는 수아레즈에게 더 이상 모험을 감수하지 않았다. 수아레즈는 3년간 1억 4600만엔(약 150만 달러)의 연봉을 받았음에도 40경기 등판에 그쳤다. 야쿠르트와 재계약은 불발됐지만, 수아레즈는 삼성과 총액 100만 달러라는 꽤 큰 규모의 계약을 이끌어냈다.
스카우팅 리포트
국내 구단들이 수아레즈에 관심을 가질 부분은 역시 구속이다. 미국 무대에서도 150km/h 이상의 포심 패스트볼을 던졌고 부상에 시달린 NPB 시절에도 다소 감소했지만, 여전히 KBO리그 기준 상위권의 구속을 유지했다. 대부분 불펜으로 등판했던 지난해에는 160km/h를 던지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9월 3일 히로시마전).
위력적인 수아레즈의 포심 구속
17시즌 포심 93.5마일(150.5km/h) – ML 마지막 시즌
19시즌 포심 91.6마일(147.5km/h)
20시즌 포심 92.6마일(149.0km/h)
21시즌 포심 93.8마일(151.0km/h)
위력적인 포심 패스트볼 이외에도 싱커/커브/슬라이더/체인지업까지 다양한 구종을 구사한다. 반대로 말하면, 확실한 주무기가 없다는 뜻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일단 불펜으로 던진 메이저리그에서의 2년(2016~17년)동안 싱커는 그가 가진 구종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올 시즌부터 KBO 리그의 스트라이크 존이 공 반 개에서 한 개 정도 위아래(상하방향)로 확대된다. 그간 좋은 커브를 통해 성공을 경험한 외국인 투수들의 사례처럼 수아레즈도 커브를 결정구로 활용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컨트롤에서도 큰 문제가 없음을 커리어 내내 증명(마이너 통산 BB/9 – 2.55개, ML 통산 BB/9 – 3.28개)했다. NPB에서의 1년차와 2년차도 부상으로 등판 경기가 적었을 뿐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3년차인 지난 해 성적에서 몇 가지 의문이 들었다.
수아레즈의 구위는 정말 떨어진걸까?
SwStr% 11.8% (+1.8%)**
Z-Contact% 82.0% (-7.0%)*
LD% 10.2% (+4.0%)
HR/FB 9.5% (+4.7%)
Hard% 37.5% (+7.2%)
(괄호 안은 2020시즌 대비 증감율)
먼저 지난해 수아레즈는 9이닝 당 3.74개의 볼넷(77이닝 32볼넷)으로 컨트롤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3년 간의 평균치(19~21 BB/9 – 3.56개)와 큰 차이는 나지 않는다. 하락한 성적의 가장 큰 원인을 제구라고 말하기엔 무리가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급격하게 늘어난 강한 타구와 그에 따른 라인드라이브와 피홈런의 증가다. 희망적인 부분은 존 안에 형성된 공에 대한 콘택트 비율이 크게 줄고* 헛스윙율이 늘었다는 지표**에서 구위는 여전히 그대로임을 유추해 볼 수 있다.
85이닝 동안 단 5개만을 허용한 첫 2년간의 기록을 보면 피홈런이나 강한타구 억제가 안 되는 유형의 선수는 아니다. HR/FB%와 같은 지표들이 어느정도 운에 따르는 점과 지난해 야쿠르트의 팀 수비지표가 대부분 하위권이었음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개선될 수 있는 부분이다. 오히려 팔꿈치, 무릎, 사근, 발목에 어깨까지 거의 종합병동이라고 봐도 좋을 정도의 부상을 어떻게 잘 관리할지가 관건이다.
또 다른 불안요소는 부상과 연결되는 이닝 소화능력이다. 2016년 새크라멘토(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산하 AAA)와 메이저리그 팀을 오가며 소화한 129.2이닝 이후로 한 시즌에 100이닝 이상 투구한 기록이 없다.
삼성의 약점 중 하나는 불펜이다. 새로운 소속팀의 환경은 둘째 치더라도 리그 특성상 외국인 선수들에게 바라는 점들 중 한 가지는 긴 이닝 소화다. 수아레즈의 부상 이력과 커리어를 보면 일단 그 점이 가능할지도 미지수다.
빠른 공과 좋은 싱커를 던지는 우완 투수(롯데의 앤더슨 프랑코), NPB 리그에서 부상과 제구 불안을 겪고 KBO리그에 진출한 체인지업 투수(두산의 아리엘 미란다). 이 두 사람을 합쳐놓은 듯한 수아레즈의 올 시즌 성적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전망
기본적으로 KBO 리그에 진출하는 외국인 선수들은 일정 수준 이상의 구속이 보장된다면 실패 확률이 크게 줄어든다. 강력한 구위와 빠른 구속은 수아레즈가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이점이다. 문제는 수많은 부상 경력을 겪은 그의 신체가 투구를 버텨주느냐다. 올 시즌을 앞두고 많은 팀들이 전력 보강을 했다. 주전 중견수 박해민마저 FA로 떠나보낸 삼성 입장에서 ‘뷰캐넌의 파트너’라는 약점 한 가지는 반드시 채우고 시즌에 임해야 한다. 지난해 5년 만의 암흑기를 끊어낸 삼성은 과연 수아레즈와 함께 올 시즌도 고공비행을 이어갈 수 있을까.
야구공작소
송동욱 칼럼니스트 / 에디터=유은호, 홍기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