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차출 0명' WBC에서도 드러난 한화의 현주소
입력 : 2023.01.0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경현 기자= 공부 1등 하면 서울대, 야구 1등 하면 한화.

신인 드래프트 때마다 나오는 우스갯소리지만 마냥 웃어넘기기엔 한화의 현실을 아프게 꼬집는 말이다.

야구팬들이 사용하는 은어 중 비밀번호란 표현이 있다. 연속적으로 포스트시즌에 들지 못한 암흑기 순위를 붙여서 언급하는 것이다. 한화는 2008년부터 2017년까지 5886899678이란 치욕적인 비밀번호를 남겼다. 2018년 3위로 11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했지만 다시 9위, 10위, 10위, 10위로 흑역사가 이어지고 있다.

2008년부터 2022년까지 기나긴 암흑기 동안 한화는 꾸준히 신인 드래프트 최상위 순번을 받았다. 하지만 제대로 키워낸 유망주는 얼마 되지 않는다.

물론 NC와 KT의 연속 창단으로 신인 선수 수급에 어려움이 있었고 2군 구장이 2012년 12월 완공됐을 만큼 유망주를 키울 환경은 열악했다. 그러나 이는 참고 사항이지 면죄부가 되지 못한다. 긴 세월 동안 팀을 방치하다시피 한 한화 프런트와 코치진은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한화의 현실은 이번 WBC 국가대표 명단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50인 관심 명단에는 김범수, 노시환, 문동주가 있었으나 최종 엔트리는 한 명도 승선하지 못했다. 수많은 유망주를 수집했지만 리그를 대표할 자원으로는 한 명도 키워내지 못한 것이다.

한화는 2020년 시즌 종료 이후 대대적인 리빌딩을 선언했다. 노장들을 대거 방출하고 리빌딩 전문가 수베로 감독을 모셔 왔다. 정은원, 노시환 등 가능성을 보인 선수들이 등장했다. 이젠 가능성을 넘어 팀과 리그를 대표할 스타 플레이어가 필요하다. 팀의 분위기와 체질을 바꿔줄 대들보를 키워내야 한다.

최근 신인 드래프트에서 한화는 에이스 포텐셜을 지닌 투수 자원을 대거 수집했다. 문동주와 김서현은 충분히 리그 에이스로 발돋움할 수 있는 최상급 유망주다. 현재 아마야구 랭킹 1위에 빛나는 마산용마고 장현석 역시 한화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수집한 유망주들도 넘쳐난다. 이 선수들이 잘 성장해서 '국대 이글스'란 영예로운 별명을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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