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이그의 빈자리' 영웅군단 4번 타자는 누구의 몫?
입력 : 2023.01.1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경현 기자= 2023시즌 키움 히어로즈의 새로운 4번 타자는 누가 될 것인가.

4번 타순은 팀 타선을 상징하는 자리다. 팀에서 제일 뛰어난 3명의 타자가 클린업 트리오를 이루고 가장 훌륭한 선수가 보통 4번 타자의 역할을 맡는다. 현재 4번 타자 최강론은 구식 야구관 취급을 받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KBO리그 팀은 최고의 타자를 4번에 배치한다.

키움 히어로즈는 리그 최강의 3번 타자 이정후를 보유하고 있다. 이정후는 최고의 3번을 넘어 KBO리그 최고의 타자다. 2022년 타격 5관왕+MVP+외야수 골든글러브까지 최고의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3번 이정후 뒤에는 4번 푸이그라는 든든한 우산이 버티고 있었다. 이정후는 2022년 고의사구 12개로 삼성 피렐라와 함께 리그 공동 1위에 올랐다. 12개의 고의사구 중 11개가 전반기에 집중됐다. 전반기 푸이그는 OPS .741로 부진했다. 그리고 후반기 OPS .962(리그 2위)로 각성했고 이정후의 고의사구는 급감했다.

푸이그는 불법스포츠도박과 위증죄 혐의로 한국을 떠났고 키움은 새로운 4번 타자를 찾아야 한다. 푸이그는 4번 타순으로 389타석을 소화했다. 다음으로 120타석의 김혜성, 80타석의 송성문이 뒤를 이었다. 김혜성은 2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차지한 만큼 충분히 뛰어난 선수다. 하지만 타격 스타일과 빠른 발을 활용하려면 상위 타순이 어울린다. 또한 중심 타선에 들어가기엔 장타력이 아쉽다. 송성문은 팀에서 세 번째로 많은 13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그러나 타율 .247로 정확도에서 약점을 보였다. 조정 득점창조력(wRC+) 역시 88.1로 중심타선에 들어가기엔 부족하다.

KBO리그로 복귀한 에디슨 러셀은 어떨까. 러셀은 지난 2년 동안 멕시칸 리그에서 뛰었다. 2021년 윈터리그를 포함해 106경기 타율 .292 12홈런 67타점 OPS .835를 기록했고, 2022년에는 98경기 타율 .319 25홈런 76타점 OPS 1.011로 활약했다. 고형욱 단장은 "러셀이 멕시코 리그에서 뛰었는데 성적이 보는 대로 대단하다. 푸이그도 멕시코 리그에서 뛰었지만 러셀만큼의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며 러셀의 영입 이유를 밝혔다.

러셀의 성적은 화려하지만 이는 멕시칸 리그의 성격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멕시칸 리그는 타격 위주의 게임을 지향하고 몇몇 경기장이 고지대에 위치해 타자에게 유리하다. 2022년 리그 평균 타율 .304 출루율 .380 장타율 .488로 엄청난 타고투저였다.

퓨처스리그 FA로 영입한 이형종 또한 4번 타자 후보다. 이형종은 2020년 잠실 야구장을 홈으로 쓰며 81경기에서 17홈런을 터트릴 정도로 장타에 일가견이 있다. 고점은 확실히 증명했지만 최근 2년간 wRC+ 104.8, 80.5로 확연한 하락세를 보였다. 89년생으로 언제 에이징 커브가 와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다.

확실한 4번 타자가 없다면 이정후는 2007년 이대호의 악몽을 재현할지 모른다. 2007년 롯데 팀타선은 이대호와 여덟 난장이로 불렸다. 이대호를 제외하면 상대에 위압감을 주는 타자가 없었다. 이는 25개의 고의사구로 돌아왔다. 이대호 혼자 롯데 팀 고의사구 34개 중 73.5%를 얻어냈다. 8개 팀 중 LG, SK, 두산, 한화, KIA 5개 팀은 이대호보다 고의사구가 적었다. 이정후 역시 거르면 그만인 타자가 될 수 있다.

이정후는 2023년 시즌을 마친 뒤 포스팅 시스템으로 MLB 진출을 선언했다. 해외 진출을 위해 올해는 이정후에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정후와 키움 모두를 위해서 훌륭한 4번 타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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