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 160km/h, 그럼에도 문동주는 더 중요한 걸 깨달았다
입력 : 2023.04.1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경현 기자= "팀이 져서 아쉽다."

한화 이글스의 문동주가 국내 선수 최초로 160km의 벽을 넘었지만 패전 투수의 멍에를 썼다.

문동주는 12일 광주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 투수로 출전했다. 문동주는 1회부터 3연속 탈삼진 퍼펙트를 기록하며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다. 특히 박찬호에게 던진 결정구는 트랙맨 기준 시속 161km, 전광판엔 159km의 패스트볼로 모두의 경탄을 자아냈다.

문동주가 던진 이 공은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의 투구 추적 시스템(PTS)에 시속 160.1km로 측정됐다. PTS가 구속 공식 집계를 시작한 2011년 이후 시속 160km를 넘긴 국내 선수는 문동주가 처음이다.

이전 국내 선수의 최고 구속 기록은 2012년 9월 7일 롯데 자이언츠 최대성이 한화 장성호에게 던진 시속 158.7km다. 그 뒤는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이 기록했다. 안우진은 2022년 9월 30일 SSG 김성현에게 시속 158.4km의 광속구를 던진 바 있다.

KBO리그에서 역대 가장 빠른 공을 던진 투수는 LG 트윈스에서 뛰었던 외국인 투수 레다메스 리즈다. 리즈는 2012년 9월 24일 SK 조동화에게 시속 162.1km의 구속을 찍었다.

문동주는 1회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지만 2회 흔들렸다. 선두타자 황대인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고 최형우에게 안타를 허용해 무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변우혁과 김호령을 잡아내며 한숨 돌리는 듯했지만 이우성에게 통한의 2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문동주는 이우성에게 시속 146km의 고속 슬라이더를 던졌으나 스트라이크 존 한가운데로 몰렸고, 이우성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경기 종료 후 이우성은 "직구가 좋은 투수이기 때문에 스윙을 직구 타이밍에 맞추고 있었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문동주 공략 비법을 밝혔다.

문동주는 이후 3회에만 안타와 볼넷을 하나씩 내줬을 뿐 6회까지 실점하지 않았다. 이날 그의 최종 성적은 6이닝 2실점 3피안타 6탈삼진 2볼넷으로 올 시즌 한화 선수 최초의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그러나 한화 타자들이 득점을 올리지 못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 문동주는 구속보단 팀의 패배를 먼저 언급했다. 그는 "팀이 져서 아쉽다"며 "오늘 기록한 구속은 비시즌과 캠프 기간동안 몸을 잘 만들었고, 현재 컨디션이 좋다는 걸 알려주는 기록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중에는 160km를 특별히 의식하진 않았다. 그래도 160km는 아무나 기록할 수 없는 기록이다. 앞으로 등판에서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구속을 잘 이용해 자신감을 가지고 꾸준하게 피칭하겠다"고 전했다.

구속도 중요하지만 피칭의 기본은 제구력이다. 문동주의 평균 구속은 시속 153km로 리그 2위에 올라있지만(1위 안우진 154.9km), 스트라이크 존에 공을 넣은 비율(Zone%)은 38.3%에 불과하다. 12일 패스트볼의 Zone%는 34.7%에 불과했다. 2회 실점 역시 제구 난조가 원인이었다. 아무리 빠른 공을 던진다 하더라도 제구가 동반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다.

문동주는 구속이라는 특별한 재능을 타고났다. 실제로 12일 경기에서 패스트볼 피안타는 3회 류지혁에게 허용한 단타가 유일하다. 제구력만 보완된다면 한화의 에이스를 넘어 대한민국 에이스가 될 자질을 지녔다. 앞으로 문동주의 피칭을 주의 깊게 살펴보자.

사진=OSEN
기록=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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