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년만의 신기록 페이스 '주춤', ML 1위 자리마저 내줬다...죽음의 17연전 마친 이정후, 꿀맛 휴식→2루타 머신 다시 가동할까
입력 : 2025.04.2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2루타 머신'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기계 가동을 멈춘 사이 경쟁자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3경기째 장타를 터뜨리지 못한 이정후는 메이저리그(MLB) 전체 2루타 부문 1위 자리를 바비 위트 주니어(캔자스시티 로열스)에게 내주고 공동 2위로 밀려났다.

이정후는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텍사스 레인저스와 홈경기에 3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5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간 이정후는 수비에서도 시즌 3호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1점 차 승리(3-2)에 힘을 보탰다.

다만 기대했던 장타는 터지지 않았다. 이정후는 지난 25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서 시즌 11호 2루타를 터뜨린 이후 3경기 연속 단타만 기록했다.


그사이 '호타준족 유격수' 위트 주니어가 MLB 2루타 1위를 차지했다. 위트 주니어는 28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경기에 2번 타자-유격수로 나서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이날 위트 주니어의 유일한 안타는 2루타였다. 그는 캔자스시티가 0-4로 끌려가던 5회 말 2사 1루에서 헌터 브라운의 체인지업을 받아 쳐 3루수 옆을 빠져나가는 날카로운 타구로 1타점 적시 2루타를 터뜨렸다.

전날(27일) 휴스턴전에서도 유일한 안타(4타수 1안타)를 2루타로 기록했던 위트 주니어는 이틀 연속 2루타를 추가하며 해당 부문 MLB 단독 1위로 뛰어올랐다.

2019 MLB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캔자스시티에 입단한 위트 주니어는 2022년 빅리그에 데뷔해 3년 연속 20홈런-20도루, 2년 연속 30-30클럽(2023년 30홈런 49도루, 2024년 32홈런-31도루)을 달성한 리그 최고의 호타준족 유격수다. 지난해 45개의 2루타를 때려 아메리칸리그(AL) 2위(1위 재런 듀란 48개)이자 MLB 전체 공동 2위를 기록했던 위트 주니어는 올 시즌 초반 2루타 부문 1위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MLB 전체 2루타 1위를 내준 이정후는 내셔널리그(NL) 공동 1위 자리는 유지하고 있다. 앞서 24일 뉴욕 메츠의 거포 피트 알론소가 시즌 11호 2루타를 터뜨리며 치고 나가자, 이정후가 25일 곧바로 따라잡았다.

알론소와 이정후가 3경기 연속 잠잠한 사이 또 다른 경쟁자가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주인공은 잭슨 추리오(밀워키)다. 그는 26일부터 28일까지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3연전서 매일 2루타를 하나씩 기록해 단숨에 공동 1위로 뛰어올랐다. 이정후가 3안타를 기록했던 24일 경기서 샌프란시스코 투수진에 5타수 무안타 3삼진의 굴욕을 당했던 추리오는 이후 3경기서 타율 0.571(14타수 8안타) 1홈런 3타점으로 쾌조의 컨디션을 뽐내고 있다.



이정후의 시즌 초반 2루타 기록 달성 페이스는 역대급이었다. 팀이 18경기를 치른 시점에 이미 두 자릿수 2루타를 달성하며 MLB 선두를 질주했다. 산술적으로 시즌 90개의 2루타도 가능한 무시무시한 페이스였다. MLB 역대 1위인 얼 웹(1931년 67개)의 기록을 94년 만에 갈아치울 기세였다.

하지만 이후 11경기서 이정후는 2루타를 단 2개밖에 추가하지 못하며 주춤했다. 162경기 기준 페이스도 약 61.4개로 크게 줄었다. 샌프란시스코가 지옥의 17연전을 치르는 동안 이정후는 타율 0.317(63타수 20안타) 3홈런 12타점 OPS 0.944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다만 17연전 중 초반 8경기서 4할대 타율(0.407)을 기록하고 11개의 안타 중 절반 이상을 장타(3홈런, 2루타 3개)로 장식했던 것과 달리 후반 9경기에서는 타율 0.250(36타수 9안타)에 장타는 2개(2루타 1개, 3루타 1개)로 다소 타격감이 떨어진 듯한 모습을 보였다.



시즌 초에 비해 떨어지긴 했지만, 이정후의 2루타 페이스는 여전히 역대 기록을 소환할 만하다. MLB 역사상 단일 시즌 60개 이상 2루타 기록은 6번으로 60홈런(9번)에 비해 더 희소성이 높은 기록이다. 1936년 찰리 게링거(60개) 이후로 2루타 60개의 벽은 그 누구도 넘지 못했다. 만약 이정후가 현재 페이스를 이어가 2루타 60개를 달성한다면 89년 만에 대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죽음의 17연전 기간 동안 대타로 출전한 18일을 제외하고 모든 경기에 선발로 출전했던 이정후는 29일 모처럼 휴식을 취한다. 잠잠했던 '2루타 머신'이 에너지를 충전하고 30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부터 다시 가동될 수 있을지 이정후의 방망이에 팬들의 시선이 쏠린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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