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경찰이 2년 전 극단적 선택을 한 경기 의정부 호원초등학교 이영승 교사가 학부모에게 돈을 건넨 정황 등에 대해 본격 수사에 나선 가운데, 해당 학부모가 이 교사에게 자신의 계좌번호를 직접 문자메시지로 보내고 실제 받은 액수가 400만원보다 더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자녀의 치료비 명목으로 수백만원을 받은 이 학부모는 “돈을 요구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29일 경찰과 MBC 등에 따르면 이 교사는 2016년 1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3년 넘게 계속된 학부모 A씨의 연락과 민원을 가장한 괴롭힘에 못 이겨 ‘치료비 명목’의 돈을 입금했는데,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500만원의 돈을 지급했다.
앞서 2016년 6월쯤 이 교사의 수업 중 한 학생이 페트병을 자르다 손을 다쳤고, 학교안전공제회는 2017년과 2019년 총 2회에 걸쳐 학생 측에 치료비를 보상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학부모 A씨는 휴직하고 군에 입대한 이 교사에게 지속해서 학생 치료와 관련해 만남을 요청하고 복직 후에도 계속 연락했다. 결국 이 교사는 사망 직전까지 사비를 들여 월 50만원씩 8차례, 총 400만원 치료비를 추가 보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교사는 400만원에 더해 1차 치료비 100만원을 먼저 보냈던 것으로 파악됐다. 2019년 2월 학생의 수술 당일 “참 힘드네요. 내일 병원에 또 방문합니다. 문자 보시면 연락 주세요”라는 문자를 보낸 학부모에게 이 교사는 50만원씩 10개월을 돕겠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당시 “혹시 계좌번호 하나만 받을 수 있을까요? 어머님 그리고 OO한테 너무 죄송하고 미안한데 정신적, 심적 의지가 못 되어 드리니 50만원씩 열달 동안 도움 드리고 싶어요”라고 답했다.
수술 열흘 뒤인 2019년 2월28일 이 교사는 A씨에게 “어머님~ 계좌번호 보내주세요. 주말 동안에 보낼게요~!”라는 문자를 보냈고, 이에 A씨는 “선생님 감사합니다. 농협 XXX-XXX(계좌번호), OOO(이름)입니다. 즐건 휴일 되세요”라고 답장을 보냈다. 이후 다시 열흘 뒤인 같은해 3월11일 A씨는 “치료비를 송금해줘서 감사드립니다. 수술 잘 됐다 하네요. 저두 좀 마음이 놓이네요. 조만간 연락드릴게요”라는 문자를 보냈다.
‘돈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일며 A씨가 근무하는 금융기관에 항의가 쏟아지자 A씨 측은 “고인에게 치료비를 요구한 사실이 없다”면서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서 내놓겠다”고 한 매체를 통해 밝혔다. 서울의 한 농협에서 예금과 보험 업무를 맡은 부지점장으로 알려진 A씨는 현재 대기발령을 받고 직무가 정지된 상태다.
사진=MBC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