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3:4→5:4→5:7→8:7...역대급 명승부 끝에 LG가 88.2% 확률 잡았다
입력 : 2023.11.1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이보다 더 치열할 수는 없다. LG 트윈스가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하는 혈투 끝에 KT를 꺾고 우승에 한 걸음 다가섰다.

LG는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KT에 8-7로 역전승을 거뒀다. 2차전(5-4)에 이어 2경기 연속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LG는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2차전까지 1승 1패 동률인 상황에서 3차전을 이긴 팀에 우승을 차지한 경우는 17번 중 15번, 확률로는 88.2%에 이른다(3차전 무승부 제외). 치열한 접전 끝에 LG가 88.2%의 확률을 먼저 잡은 셈이다.

LG는 '쌍둥이 킬러' KT 선발 웨스 벤자민을 상대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3회 초 홍창기의 안타, 박해민의 볼넷으로 만든 2사 2, 루 찬스에서 오스틴이 벤자민의 패스트볼을 공략해 왼쪽 폴대를 맞는 선제 스리런 홈런을 터뜨렸다. KT는 3회 말 배정대의 볼넷, 김상수의 안타에 이어 황재균이 무사 1, 2루에서 1타점 2루타로 반격했다.

선제 스리런 홈런을 터뜨린 오스틴 / 사진=OSEN

LG의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5회 말 1사 1루에서 장성우의 땅볼 때 오지환이 타구를 잡기 위해 달려나오다 공을 뒤로 흘리는 실책을 저질렀다. 이어 좌익수 문성수의 송구마저 3루에서 슬라이딩하던 박병호의 다리에 맞고 흐르면서 타자 주자 장성우까지 2루 진루에 성공했다. 타구 하나에 2개의 실책으로 순식간에 LG는 1사 2, 3루 위기에 몰렸다.

분위기를 잡은 KT는 반격에 박차를 가했다. 대타 김민혁의 적시타로 1점 차까지 추격한 KT는 알포드의 동점 적시 2루타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LG는 5회에만 정우영, 함덕주, 백승현까지 투입했지만 KT의 기세를 막을 수 없었다. 결국 백승현이 조용호에게 역전 적시타를 허용해 스코어는 3-4가 됐다.

치명적인 실책을 저지른 오지환 / 사진=OSEN

실책을 빌미로 빅이닝까지 허용했지만 LG의 분위기는 크게 가라앉지 않았다. 6회 초 LG는 선두타자 문보경이 안타로 출루했고 KT는 결국 벤자민을 마운드에서 내렸다. 전날 역전 투런포의 영웅 박동원은 바뀐 투수 손동현을 상대로 볼카운트 2-1에서 4구째 패스트볼을 받아쳐 KT위즈파크를 넘겨버리는 역전 장외 투런포를 터뜨렸다. LG의 5-4 재역전.

LG는 5-4로 리드한 8회 초 마무리 고우석을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그러나 KT의 반격은 거셌다. 선두타자 배정대가 7구 승부 끝에 우전안타로 출루했고 희생번트로 득점권까지 진루했다. 이어 황재균이 2루타로 배정대를 불러들여 스코어는 5-5 다시 동점이 됐다. 이어지는 1사 2루 위기에서 고우석은 박병호에게 재역전 투런 홈런까지 허용해 스코어는 5-7로 벌어졌다.

분위기는은 순식간에 홈팀 KT 쪽으로 기울었다. 9회 초 LG는 선두타자 홍창기가 내야안타로 출루했지만 박해민이 3루수 뜬공, 김현수가 2루수 땅볼을 때려 순식간에 2사 1루가 됐다. 1아웃만 더 잡히면 끝나는 상황에서 오스틴은 0-2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지만 신중하게 볼을 골라내 볼넷 출루에 성공했다. 2사 1, 2루에서 5회 결정적 실책을 저질렀던 오지환이 운명처럼 타석에 들어섰다.

오지환은 김재윤의 초구를 골라낸 뒤 2구째 패스트볼이 날아오자 기다렸다는 듯 호쾌하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타구는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극적인 역전 스리런 홈런이 됐다. 오지환은 1루를 돌며 두 팔을 펼쳐 기쁨을 표현했고 마운드 위의 김재윤은 그대로 주저 앉아버렸다.

9회 2사에서 역전 스리런 홈런을 터뜨린 오지환 / 사진=OSEN

9회 말 KT의 반격도 끈질겼다. KT는 김준태의 몸에 맞는 볼, 대타 정준영의 안타로 1사 1, 2루를 만들었다. LG는 고우석을 이정용으로 교체했지만, 이정용은 초구부터 폭투를 저질러 주자를 2, 3루로 보냈다. LG는 배정대를 고의 볼넷으로 거르고 만루 작전을 선택했다. 이정용은 1사 만루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김상수를 상대로 투수 앞 땅볼을 유도했고 1-2-3 병살타로 승리를 지켰다. LG의 8-7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LG는 선발 임찬규(3⅔이닝 6피안타 3볼넷 1실점)가 긴 이닝을 끌어가지 못해 2경기 연속 불펜 총력전을 펼쳤다. 2차전과 달리 불펜진이 흔들리며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결국 접전 끝에 귀중한 승리를 얻었다. 패전투수가 될 뻔했던 고우석(1⅔이닝 4피안타 1피홈런 1사구 3실점)은 오지환의 역전 스리런포로 한국시리즈 첫 승리를 기록했고, 이정용은 3구를 던져 세이브를 기록했다.

반면 KT는 믿었던 벤지민이 5이닝 7피안타 1피홈런 2볼넷 4실점으로 부진하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필승조 손동현 또한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2피안타 1피홈런 1실점으로 흔들렸고, 마무리 김재윤(1이닝 2피안타 1피홈런 1볼넷 3실점)이 뼈아픈 블론세이브와 패전을 기록했다.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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