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으로 빌려 현금으로 갚았다''...'사기 혐의' 전 야구선수 임창용, 법정서 진실 공방
입력 : 2024.09.1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도박 자금을 빌리고 갚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프로야구 선수 임창용(48)이 법정에서 고소인과 진실공방을 벌였다.

뉴스1, 뉴시스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11단독 김성준 부장판사는 10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임창용에 대한 공판을 열었다.

임창용은 지난 2019년 필리핀에서 지인에게 8,000만 원을 빌린 후 갚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공소사실을 통해 임창용이 지인에게 빌린 돈을 '바카라' 도박 자금으로 사용할 생각이었으며, 애당초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기에 사기 혐의가 성립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재판에는 사기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한 A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A씨는 "(필리핀) 현지에서 임씨에게 1억 5,000만 원을 빌려줬다. 추후 7,000만 원이 입금되어 있었다"라며 "임창용과 또 다른 유명 야구선수에게 돈을 빌려줬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갚은 사람이 임창용인 다른 전직 야구선수인지 모르겠다. 당시에는 임창용이 갚았다고 생각해 이듬해 4월 차용증(8,000만 원)을 썼다"고 했다.

A씨는 "칩이 아닌 현금으로 돈을 빌려줬다. 필리핀에서 사업을 하려고 세관에 신고한 돈인데 유명한 야구선수이니 갚을 능력이 있다고 생각해 빌려줬다. 연락이 계속 닿지 않아 변호인을 통해 미지급 금액에 대한 차용증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임창용은 A씨로부터 현금이 아닌 도박 화폐(칩)로 빌려 카지노에서 사용했고, 국내로 돌아와 빌린 돈을 모두 갚았다고 주장했다.

임창용은 "여행 경비와 도박비로 쓰려고 A씨에게 현지 호텔에서 7,000~8,000만 원 상당의 칩을 빌렸다. 2019년 12월 하순께 저와 아내 명의의 계좌에서 각기 2차례에 걸쳐 총 7,000만 원을 A씨에게 입금했다. 현지에 (액수가 큰) 현금을 가져가지 못하니 A씨에게 잠시 빌렸을 뿐이다. 다 갚았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8,000만 원 상당의 차용증에 대해서는 "A씨가 '언론에 알리겠다'고 하고 과거 도박 전과도 있던 터라 널리 알려지는 게 두려웠다. 당시에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차용증을 작성했다"며 심리적 압박을 받아 쓴 것이라 주장했다.

검찰은 공소장 변경을 검토하기 위한 추가 기일을 요청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임창용에 대한 다음 재판은 10월 24일 오전 속행된다.



한편, 임창용은 과거에도 도박과 관련해 여러 차례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현역 시절이던 2014년 마카오에서 4,000만 원대 바카라 도박을 한 혐의로 2016년 1,0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2022년 7월에도 바카라 상습도박 사실이 적발돼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 원을 선고 받았다. 2021년에는 지인에게 2,500만 원을 빌린 뒤 1,500만 원을 갚지 않아 사기 혐의로 벌금 1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전력도 있다.

임창용은 1995년 해태(현 KIA) 타이거즈에 입단해 삼성 라이온즈, 일본프로야구(NPB) 야쿠르트 스왈로즈,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 등을 거친 뒤 2018년 KIA를 마지막으로 은퇴했다. 만 42세까지 무려 24년의 현역 생활을 한 임창용은 KBO리그 통산 760경기 130승 86패 258세이브 평균자책점 3.45의 뛰어난 성적을 남겼다.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AG)을 시작으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22년 부산 AG, 2009년과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수많은 국제대회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한 임창용은 은퇴 후 2022년 KBO리그 40주년 기념 '레전드 40인'에도 뽑히기도 했다. 그러나 '레전드'라는 수식어와는 어울리지 않게 도박, 사기 혐의에 휘말려 명성에 얼룩이 졌다.

사진=OSEN,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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