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2루 포지션 변경→'레전드 2루수' 등번호까지 이어받았다...롯데 구단 역사에 '한 발짝'
입력 : 2025.01.1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SPORTALKOREA] 김유민 기자= 지난 시즌 안정적으로 2루수 정착에 성공한 고승민(25)이 올해 롯데 자이언츠 '레전드 2루수'의 등번호를 이어받았다.

롯데는 지난 17일 2025시즌 선수단의 등번호를 공개했다. 지난 11월 두산 베어스에서 트레이드를 통해 합류한 정철원이 65번을 달면서 지난해 65번을 달았던 고승민은 2번을 달게 됐다. 지난 시즌 롯데의 2번은 지난 트레이드에서 두산으로 이적한 외야수 김민석이 달고 있었다.



등번호 2번은 롯데 팬들에게 꽤 의미 있는 번호다. 2000년대 후반 롯데의 전성기 시절 주장으로 선수단을 이끌었던 '조캡' 조성환의 등번호가 2번이었기 때문이다.

현 두산 베어스 QC(퀄리티컨트롤) 코치직을 수행 중인 조성환은 1999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8라운드로 롯데에 지명돼 2014년 은퇴할 때까지 단 한 번도 롯데 유니폼을 벗지 않은 원클럽맨 레전드다. 통산 1,03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4(3,077타수 874안타) 44홈런 329타점 116도루를 기록했으며 2008, 2010시즌엔 2루수 골든글러브를 차지하기도 했다. 박정태 현 SSG 랜더스 퓨처스 감독과 더불어 롯데를 대표하는 2루수 중 한 명이다.



그런 상징적인 번호를 고승민이 달게 된 것도 큰 의미가 있다. 2019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롯데에 입단한 고승민은 원래 내야수였다. 지명 당해 1군에 데뷔해 2루수로 29경기를 소화했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타격 재능을 더 살리기 위해 외야수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현역으로 군 복무 이후 팀에 돌아온 2022시즌엔 코너 외야수로, 2023시즌엔 코너 외야와 1루수를 겸업했다.

지난해 롯데에 새로 부임한 김태형 감독은 기존 2루수였던 안치홍이 FA로 팀을 떠나자, 고승민을 다시 2루로 이동시켰다. 이 선택은 신의 한 수가 됐다. 센터 내야수치고 큰 키와 최근 내야 수비 경험 부족으로 인해 많은 우려를 샀지만, 그 모든 우려를 깨고 안정적인 2루 수비를 선보였다. 타격에서도 118경기 타율 0.305 13홈런 85타점 OPS 0.824를 기록하면서 단숨에 롯데 핵심 타자로 떠올랐다.

다음 시즌을 준비하면서 또 다른 호재도 맞았다. 롯데는 이번 비시즌 성민규 전 단장 체제에서 증축했던 이른바 '성담장'을 철거하기로 했다. 사직구장 펜스가 낮아지면서 속도가 빠른 라이너성 타구를 많이 생산하는 중장거리 타자 고승민이 더 많은 홈런을 때려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팀 2루수 레전드의 등번호였던 2번을 물려받게 된 고승민이 롯데 구단 역사에 남을 2루수로 거듭날 수 있을까.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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