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스토브리그에서 FA를 신청한 이용찬의 여전히 찬바람을 맞고 있다. 2021시즌 자신의 첫 번째 FA 계약으로 NC에 합류한 이용찬은 지난 4년간 팀의 뒷문을 든든하게 지켰다. 2021년 16세이브, 2022년 22세이브, 2023년엔 자신의 커리어 최다인 29세이브를 올렸고 지난해 16세이브를 추가했다. 그가 NC에서 올린 83세이브는 임창민(현 삼성 라이온즈, 94세이브)에 이어 팀 역대 2위 기록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 후반 갑작스러운 부진의 임팩트가 너무 강했다. 8월(29.08)과 9월(15.19) 평균자책점이 두 자릿수까지 급등했다. 구위 회복을 위해 2군을 오가며 시즌 막바지엔 김재열에게 마무리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FA 등급이 B등급이라는 점까지 그의 발목을 잡았고 사실상 이적보단 원소속팀 잔류로 가능성이 좁혀졌다.
지금으로선 원소속팀 NC와의 재계약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NC는 지난해 11월 내부 FA 임정호와 3년 최대 12억 원(계약금 3억 원, 연봉 6억 원, 옵션 3억 원)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얼마 전 김성욱과도 2년 최대 3억 원(계약금 5,000만 원, 연봉 2억 원, 옵션 5,000만 원) 재계약을 발표했다. 새로 부임한 '호부지' 이호준 감독의 당부대로 내부전력 단속에 성공했다. 임정호와 김성욱은 오는 25일부터 시작될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다.
SSG 랜더스처럼 캠프를 '이원화'하는 게 아니라면 시즌 초반 감독의 전력 구상은 스프링캠프 명단 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이용찬이 스프링캠프 출항 전까지 계약에 골인하지 못한다는 건 그가 사실상 '전력 외'로 구분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호준 감독은 이용찬을 선발투수로 활용할 뜻을 내비치기도 했지만, 언제까지나 팀에 잔류했을 때 이야기다.
이번 스토브리그는 역대급 불펜 FA 시장답게 필승조급 불펜 투수들의 대박 계약이 초반부터 줄을 이었다. 마무리 김원중이 원소속팀 롯데 자이언츠와 4년 54억 원 계약을 맺었고 이번 시즌 초 LG 트윈스의 마무리 자리를 예약한 장현식도 4년 52억 원 '대박'을 터트렸다.
외에도 '최고령 홀드왕' 노경은(2+1년 총액 25억 원), 김강률(3+1년 총액 14억 원), 구승민(2+2년 총액 21억 원) 등 필승조급 자원들이 두 자릿수 계약 행진을 이어갔다. 필승조로 분류된 자원 중에선 이용찬만이 시장에 덩그러니 남아있다. 이용찬은 지난 1차 FA 계약 당시에도 시즌 개막을 한참 넘긴 5월 20일이 돼서야 소속팀을 찾았다. 이번 2차 FA에서도 미계약자로 남아 스프링캠프 합류가 불발될 위기에 놓였다.
사진=OSEN, NC 다이노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