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차 최고 연봉이었는데' 반토막에 연봉동결까지...자존심 구겼던 '천재 타자', FA 앞둔 그의 연봉은
입력 : 2025.01.2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SPORTALKOREA] 김유민 기자= 지난 2022, 2023시즌 지독한 타격 슬럼프에 빠져 연봉이 '반토막' 났던 KT 위즈 강백호(26)가 이번 연봉 협상에서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까.

2018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1순위로 KT의 부름을 받은 강백호는 '천재 타자'라는 별명답게 데뷔 시즌부터 리그를 폭격했다. 2018시즌 첫 타석을 홈런으로 장식한 그는 그해 타율 0.290 29홈런 84타점을 기록하며 리그 신인왕을 차지했다.

이후에도 활약은 쭉 이어졌다. 2019시즌 타율 0.336 13홈런 65타점, 2020시즌 타율 0.330 23홈런 89타점으로 2년 연속 1루수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2021시즌 타율 0.347 16홈런 102타점을 기록하며 데뷔 첫 100타점 고지를 밟았다.

강백호가 승승장구하는 만큼 그의 연봉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데뷔 첫 해 2,700만 원이었던 연봉은 2019년 1억 2,000만 원, 2020년 2억 1,000만 원, 2021년 3억 1,000만 원으로 상승하며 매해 앞 자릿수가 바뀌었다. 그리고 2022년 연봉 5억 5,000만 원에 도장을 찍으면서 KBO리그 역대 5년 차 최고 연봉 기록을 갖고 있던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2021년 5억 5,000만 원)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하지만 그토록 뜨거웠던 강백호의 방망이도 식기 시작했다. 부상과 부진으로 2022년 62경기 타율 0.245 6홈런 29타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2023년에도 71경기에서 타율 0.265 8홈런 39타점으로 슬럼프를 극복하지 못했다. 경기의 대부분을 수비 부담이 없는 지명타자로 출전하면서도 좀처럼 타격감이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2022시즌 최악의 부진을 겪은 강백호의 연봉은 2023년 2억 9,000만 원으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2023시즌에도 별다른 반등의 조짐을 보이지 못한 그는 2024년 연봉 협상에서도 같은 금액에 도장을 찍으며 자존심을 구겼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정규시즌 144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289 26홈런 96타점을 기록하며 제 모습을 찾았다. 수비에서도 놀라운 반전이 있었다. 고교 시절 투수와 포수를 겸업하다가 프로 데뷔 후 타격에 몰두하기 위해 포지션을 변경했던 강백호가 다시 마스크를 쓰기 시작했다.

지난해 ABS 도입으로 프레이밍의 중요성이 줄어든 상황에서 이강철 KT 감독은 강백호를 포수로 출전시킬 뜻을 나타냈다. 그리고 3월 31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선발 포수' 강백호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 경기 이후 강백호는 매월 최소 한 번씩은 포수로 출전하며 이번 시즌 총 30경기 169⅔이닝 동안 포수 마스크를 썼다.


'수비 부담을 느낄 것'이라는 우려와 반대로 타격에서도 더 나은 모습을 보였다. 그는 포수로 출전했을 때(0.947) 지명타자로 출전할 때(0.820)보다 더 높은 OPS를 기록했다. 수비에서도 강력한 어깨를 바탕으로 도루를 저지하는 등 인상적인 장면을 남겼다. 타격에서 좋았던 때 폼을 찾았고 수비에서는 새로운 무기를 하나 장착했다.

게다가 강백호는 이번 시즌 이후 첫 FA 자격을 얻는다. KT 입장에서는 강백호가 시즌 종료 후 FA 시장에 나갔을 때 조금이라도 더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그의 올해 연봉을 가능한 한 높게 책정하는 것이 유리하다. 만약 그를 잔류시키지 못했을 때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할 수도 있다. 이번 연봉 협상에서 각종 호재를 맞은 강백호가 구겼던 자존심을 다시 펼 수 있을까.



사진=OSEN,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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