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ALKOREA] 김유민 기자= 이번 시즌 이후 주요 자원들이 동시에 FA 자격을 취득하는 KIA 타이거즈가 시즌 중 '비FA 다년계약'으로 선택과 집중을 시도할지 관심이 모인다.
2025시즌이 끝나면 양현종, 최형우, 박찬호, 최원준, 조상우 등 KIA의 주요 선수들이 동시에 FA 자격을 취득한다. 최형우는 현역 연장 여부가 아직 불투명하고 '팀 레전드' 양현종은 잔류가 거의 확실시된다. 다만 벌써 다음 스토브리그의 '최대어'로 평가받는 박찬호와 최원준이 KIA의 계산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MVP' 김도영이 큰 주목을 받았지만, 박찬호와 최원준 역시 지난해 KIA 통합우승의 주역이었다. 둘은 팀의 센터라인 수비를 든든하게 책임졌고 타선에서도 상, 하위 타선을 오가며 종횡무진 활약했다.
박찬호는 2024시즌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와 수비상을 수상할 정도로 공수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13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7(515타수 158안타) 5홈런 61타점 20도루 OPS 0.749를 기록했고, 한국시리즈 무대에서도 5경기 타율 0.318(22타수 7안타) 1타점 OPS 0.830으로 활약하며 소속팀 KIA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최원준 역시 리그 평균 이상의 수비 능력을 과시하며 타선에서는 136경기 타율 0.292(438타수 128안타) 9홈런 56타점 21도루를 기록했다. 두 자릿수 홈런엔 하나 모자랐지만, 커리어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때려내며 장타력을 드러냈다. 정규시즌 활약을 바탕으로 지난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표팀에 승선하기도 했다.
두 선수에 대한 관심도가 이미 뜨거워지고 있는 만큼 다음 FA 시장에서 영입전 과열로 인한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양현종, 최형우에 이어 '불펜 최대어' 조상우까지 줄줄이 FA 자격을 취득하는 상황에서 KIA는 두 선수 중 한 명이라도 확실하게 잡는 전략을 택할 수도 있다.
게다가 지난달 18일 KBO가 발표한 '2024년 10개 구단별 연봉 상위 40명의 합계 금액'에 따르면 KIA의 합계 금액은 112억 4,900만 원으로 10개 구단 중 두 번째로 높았다. 경쟁균형세 상한액 대비 1억 7,738만 원이 적었다. 2025년 상한액이 지난해보다 20% 증가한다고는 하나, 우승 보너스가 포함된 이번 연봉 협상의 인상률까지 감안하면 KIA로서는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두 포지션 모두 해당 선수들의 공백을 확실히 메울 만한 대체자가 없는 게 사실지만, 그나마 내야는 상황이 괜찮다. 김규성, 홍종표 등 1군 경험이 적지 않은 내야 유틸리티와 박민, 윤도현 등 가능성을 드러낸 유망한 자원들도 있다. 박찬호가 빠진 자리를 완벽하게 메울 순 없겠지만, 최소한의 경쟁 구도는 형성할 수 있다.
하지만 최원준이 빠졌을 땐 문제가 복잡해진다. 우선 중견수 자리를 믿고 맡길 만한 선수가 마땅치 않다. 수비에 확실한 강점이 있는 김호령은 최근 2년간 타율이 1할대(0.179-0.136)에 머무를 정도로 방망이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박정우는 4시즌 동안 1군 통산 타석이 145타석뿐일 정도로 경험이 부족하다. 이번 시즌 새로운 얼굴이 두각을 드러내지 않는 한 최원준이 빠졌을 때 리그 평균 수준의 외야를 꾸리는 것도 힘들어진다. 과연 KIA의 선택과 집중은 어디로 향하게 될까.
사진=OSEN,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