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ALKOREA] 황보동혁 기자= 팬들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야심 차게 발표한 새로운 경기장 계획이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새다.
맨유는 11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115년간 홈구장으로 사용했던 올드 트래퍼드 인근에 이를 대체할 새로운 경기장을 건설할 것이다. 원래 홈구장이었던 올드 트래퍼드는 리모델링 대신에 활용도를 축소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에는 약 20억 파운드(약 3조 7천억 원)가 투입되며, 완공된 경기장은 10만 명을 수용할 예정이다.
맨유는 지난 115년 동안 올드 트래퍼드를 보수하며 사용해 왔지만, 2005년 글레이저 가문이 구단을 인수한 이후 경기장 유지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최근에는 시설 노후화로 다양한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이에 따라 랫클리프는 새 경기장 건설과 리모델링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결국 새로운 경기장을 짓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구단의 야심 넘치는 계획에도 불구하고 현지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영국 맨체스터의 지역지인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는 12일 '팬들은 구단이 공개한 설계도를 보고 "서커스 천막 같다", "끔찍하다", "거대한 여드름 자국 같다"라며 조롱했다'라고 전했다.

맨유가 계획한 새로운 홈구장은 최첨단 기술과 지속 가능성을 강조한 설계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공개된 콘셉트 이미지에 따르면 경기장에는 빗물과 태양에너지를 모을 수 있는 친환경 캐노피가 설치되며, 경기장 외부에는 200m 높이의 돛대 3개가 자리 잡는다.
팬들은 이 친환경 캐노피를 보고 저런 반응을 보인 것으로 추측된다.

일부 팬들 사이에서 맨유의 새로운 경기장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기 시작하자 구단을 대표하는 팬 그룹 'The 1958'은 성명문까지 내가며 구단의 결정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다음은 THE 1958의 성명문이다.
맨유의 새로운 경기장 디자인은 구단의 깊은 유산, 전통, 그리고 팬들과의 연결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올드 트래퍼드가 세대에 걸친 열정, 감정, 그리고 소속감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요새’라면, 이번 디자인은 그저 현대적인 엔터테인먼트 공간처럼 보일 뿐이다. 이는 축구의 성지가 아닌, 차갑고 영혼 없는 기업형 건물과 다를 바 없다.
서커스를 연상시키는 외관은 맨유의 노동자 계급적 기원과 세대를 아우르는 팬들의 정체성을 무시하고 있다. 과거를 존중하고 지역 사회와의 유대를 강화하기보다는, 본질보다 화려함을 우선시하며 맨유의 유산을 지켜온 팬들을 소외시키고 있다. 이곳은 축구 경기장이 아닌 이벤트 경기장이고, 팬들의 의견과 요구보다 방문객들의 경험을 더 중시하는 공간이 되고 있다.
축구, 존엄성, 그리고 전통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본 디자인에서는 그러한 가치를 찾아볼 수 없다. 이곳은 우리가 팀을 위해 기도할 성당이 되어야지, 서커스 같은 관광 명소가 되어선 안 된다. 또다시 축구가 뒷전으로 밀려난 것이다. 이 디자인에 대해 팬들과의 협의는 어디에서 이루어졌는가? 팬들의 좌석 배치는 어떻게 구성되는가? 우리가 원하는 것은 '올드 트래퍼드'다
이 경기장은 우리 산업과 노동자 계급의 유산을 반영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디자인은 그렇지 않다. 우리는 이와 관련해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 그리고 중요한 몇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이미 전략을 수립했다.
이 경기장의 건설 비용은 누가 어떻게 부담할 것인가? 역사와 전통을 반영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글레이저 가문의 부채가 7억 5천만 파운드(약 1조 3천억 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이것이 자금 조달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미래 세대에 걸쳐 팬들과 지역 사회가 이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삽이 첫 삽을 뜨기 전에 글레이저 가문이 구단에서 물러날 것인가?

기존 경기장이 누수 문제 등으로 개보수가 필수적인 상황인 만큼, 구단이 새 경기장 건설 계획을 세운 것은 타당해 보인다. 그러나 THE 1958의 주장도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성명문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현재 맨유는 구단의 재정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미 랫클리프는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의 앰버서더를 해고하고, 직원 감축 및 직원들의 밥값까지 줄인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20억 파운드(약 3조 7천억 원)라는 거금을 들여 새로운 경기장을 건설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져 보인다.


게다가 팬들은 구단의 역사 그 자체인 올드 트래퍼드를 대우하지 않는 듯한 태도에 팬들이 화가 난 것으로 보인다.
맨유가 거둔 20번의 1부 리그 우승 중 19번을 올드 트래퍼드에서 달성했다. 경기장에 새겨진 '꿈의 극장(The Theatre of Dreams)'이라는 문구는 팬들의 자부심이자, 올드 트래퍼드를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이다.

물론 새 경기장 계획은 구단에 필요한 결정일 수도 있다. 그러나 팬들의 목소리와 구단의 정체성을 무시한 채 추진된다면, 예상치 못한 강한 반발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구단이 프로젝트를 강행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SNS, 게티이미지코리아
맨유는 11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115년간 홈구장으로 사용했던 올드 트래퍼드 인근에 이를 대체할 새로운 경기장을 건설할 것이다. 원래 홈구장이었던 올드 트래퍼드는 리모델링 대신에 활용도를 축소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맨유는 지난 115년 동안 올드 트래퍼드를 보수하며 사용해 왔지만, 2005년 글레이저 가문이 구단을 인수한 이후 경기장 유지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최근에는 시설 노후화로 다양한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이에 따라 랫클리프는 새 경기장 건설과 리모델링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결국 새로운 경기장을 짓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구단의 야심 넘치는 계획에도 불구하고 현지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영국 맨체스터의 지역지인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는 12일 '팬들은 구단이 공개한 설계도를 보고 "서커스 천막 같다", "끔찍하다", "거대한 여드름 자국 같다"라며 조롱했다'라고 전했다.

맨유가 계획한 새로운 홈구장은 최첨단 기술과 지속 가능성을 강조한 설계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공개된 콘셉트 이미지에 따르면 경기장에는 빗물과 태양에너지를 모을 수 있는 친환경 캐노피가 설치되며, 경기장 외부에는 200m 높이의 돛대 3개가 자리 잡는다.
팬들은 이 친환경 캐노피를 보고 저런 반응을 보인 것으로 추측된다.

일부 팬들 사이에서 맨유의 새로운 경기장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기 시작하자 구단을 대표하는 팬 그룹 'The 1958'은 성명문까지 내가며 구단의 결정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다음은 THE 1958의 성명문이다.
맨유의 새로운 경기장 디자인은 구단의 깊은 유산, 전통, 그리고 팬들과의 연결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올드 트래퍼드가 세대에 걸친 열정, 감정, 그리고 소속감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요새’라면, 이번 디자인은 그저 현대적인 엔터테인먼트 공간처럼 보일 뿐이다. 이는 축구의 성지가 아닌, 차갑고 영혼 없는 기업형 건물과 다를 바 없다.
서커스를 연상시키는 외관은 맨유의 노동자 계급적 기원과 세대를 아우르는 팬들의 정체성을 무시하고 있다. 과거를 존중하고 지역 사회와의 유대를 강화하기보다는, 본질보다 화려함을 우선시하며 맨유의 유산을 지켜온 팬들을 소외시키고 있다. 이곳은 축구 경기장이 아닌 이벤트 경기장이고, 팬들의 의견과 요구보다 방문객들의 경험을 더 중시하는 공간이 되고 있다.
축구, 존엄성, 그리고 전통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본 디자인에서는 그러한 가치를 찾아볼 수 없다. 이곳은 우리가 팀을 위해 기도할 성당이 되어야지, 서커스 같은 관광 명소가 되어선 안 된다. 또다시 축구가 뒷전으로 밀려난 것이다. 이 디자인에 대해 팬들과의 협의는 어디에서 이루어졌는가? 팬들의 좌석 배치는 어떻게 구성되는가? 우리가 원하는 것은 '올드 트래퍼드'다
이 경기장은 우리 산업과 노동자 계급의 유산을 반영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디자인은 그렇지 않다. 우리는 이와 관련해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 그리고 중요한 몇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이미 전략을 수립했다.
이 경기장의 건설 비용은 누가 어떻게 부담할 것인가? 역사와 전통을 반영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글레이저 가문의 부채가 7억 5천만 파운드(약 1조 3천억 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이것이 자금 조달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미래 세대에 걸쳐 팬들과 지역 사회가 이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삽이 첫 삽을 뜨기 전에 글레이저 가문이 구단에서 물러날 것인가?

기존 경기장이 누수 문제 등으로 개보수가 필수적인 상황인 만큼, 구단이 새 경기장 건설 계획을 세운 것은 타당해 보인다. 그러나 THE 1958의 주장도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성명문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현재 맨유는 구단의 재정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미 랫클리프는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의 앰버서더를 해고하고, 직원 감축 및 직원들의 밥값까지 줄인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20억 파운드(약 3조 7천억 원)라는 거금을 들여 새로운 경기장을 건설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져 보인다.


게다가 팬들은 구단의 역사 그 자체인 올드 트래퍼드를 대우하지 않는 듯한 태도에 팬들이 화가 난 것으로 보인다.
맨유가 거둔 20번의 1부 리그 우승 중 19번을 올드 트래퍼드에서 달성했다. 경기장에 새겨진 '꿈의 극장(The Theatre of Dreams)'이라는 문구는 팬들의 자부심이자, 올드 트래퍼드를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이다.

물론 새 경기장 계획은 구단에 필요한 결정일 수도 있다. 그러나 팬들의 목소리와 구단의 정체성을 무시한 채 추진된다면, 예상치 못한 강한 반발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구단이 프로젝트를 강행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SNS,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