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메인칩 나야 나!' 친정팀 앞에서 폭풍 4안타 맹활약...'잠실 추추트레인' 시동 걸렸다
입력 : 2025.04.0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잠실 추추 트레인'이 시동을 걸었다. 추재현(26·두산 베어스)이 '친정팀'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맹타를 휘두르며 존재감을 뽐냈다.

추재현은 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 7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6타수 4안타 (2루타 2개) 1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양 팀은 역전과 재역전을 주고 받은 끝에 두산이 8회 7득점 빅이닝을 앞세워 15-12로 승리를 거뒀다.

지난달 30일 1군으로 콜업된 추재현은 5일까지 타율 0.182(13타수 2안타)로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친정팀 롯데와의 3연전 마지막날 다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추재현은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두산이 0-2로 뒤진 2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첫 타석을 맞은 추재현은 롯데 선발 터커 데이비슨의 2구째 슬라이더를 받아 쳐 오른쪽 담장 상단을 맞는 큰 타구를 만들었다. 전력질주로 3루까지 내달린 추재현은 슬라이딩 과정에서 얼굴을 땅에 부딪혀 피가 났지만, 응급처치를 받은 뒤 다시 그라운드로 나와 경기를 이어갔다. 후속타 불발로 추재현의 3루타는 아쉽게도 득점과 연결되지는 못했다.

3-5로 두산이 추격을 시작한 3회 초 추재현은 무사 1, 2루에서 병살타로 물러났다. 찬스를 날린 추재현의 방망이는 이후 더 뜨겁게 불타올랐다. 6-6으로 양 팀이 팽팽하게 맞선 5회 초 선두타자로 나선 그는 중전안타로 멀티히트를 달성했다.

6회 초 네 번째 타석에서 2루수 땅볼로 물러난 추재현은 8회 빅이닝의 시발점이 되는 적시타를 터뜨렸다. 두산이 7-12로 끌려가던 8회 초 무사 1, 2루 찬스서 트레이드 맞상대였던 롯데 정철원을 상대로 좌중간을 가르는 1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두산은 추재현의 적시타를 시작으로 박계범이 만루서 싹쓸이 3타점 3루타, 김인태의 땅볼 1타점, 양석환의 쐐기 투런포까지 터져 단숨에 스코어를 14-12로 뒤집었다.

추재현의 안타 행진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사이클링 히트(히트 포 더 사이클)에 홈런 1개 만을 남겨둔 추재현은 9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마지막 타석을 맞았다. 그는 롯데 신인 박세현을 상대로 1루수 옆을 빠져나가는 날카로운 타구를 때려 2루타를 만들었다. 4안타 경기를 완성한 추재현은 김재환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팀의 15번째 점수를 기록했다.


신일고 시절 '타격 천재'로 불렸던 추재현은 2018 신인 드래프트 2차 3라운드로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의 지명을 받았다. 1군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한 추재현은 2019년 1군서 1경기(1타수 무안타)의 기록만 남기고 2년 동안 퓨처스리그에 머무르다 2020년 4월 1대2 트레이드(추재현↔전병우, 차재용)를 통해 롯데로 이적했다.

2020년 13경기에 출전하며 조금씩 기회를 얻은 추재현은 2021년 한 시즌 최다인 9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2 5홈런 26타점 OPS 0.702를 기록했다. 백업 자원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치며 잠재력이 터지는 듯했던 추재현은 2022년 33경기 타율 0.224 5타점 OPS 0.611로 다시 주춤했다.


이후 상무에 입대해 2년 연속 3할대 타율을 기록하며 퓨처스리그 무대가 좁다는 것을 보여준 추재현은 지난해 7월 15일 전역 후 18일 곧바로 1군에 콜업됐다. 그러나 빅터 레이예스, 황성빈, 윤동희로 구성된 롯데의 외야진에 추재현의 자리는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부상까지 겹친 그는 2025년 1군서 단 1타석도 들어서지 못하고 대수비와 대주자로만 2경기 출전 기록을 남긴 채 시즌을 마감했다.

추재현은 정규시즌 종료 후 열린 울산-KBO Fall League에서 5경기 타율 0.316 1홈런 7타점 OPS 0.929로 맹활약하며 롯데가 초대 챔피언에 등극하는데 기여했다. 특히 NC 다이노스와 결승전에서는 4타수 4안타 3타점으로 펄펄 날며 롯데의 10-2 대승에 앞장섰다..


교육리그 활약으로 기대감을 높인 추재현은 롯데가 아닌 두산에서 새 시즌을 맞게 됐다. 지난해 11월 두산과 롯데의 2대3 트레이드(정철원, 전민재↔김민석, 추재현, 최우인)를 통해 새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추재현은 당시 '메인칩'으로 꼽힌 김민석과 정철원에 가려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절치부심한 추재현은 호주에서 진행된 두산의 1차 캠프서 청백전 3경기 6타수 3안타 1홈런 2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이승엽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1차 캠프 MVP에도 선정된 그는 2차 캠프 연습경기 도중 수비를 하다 펜스에 충돌, 흉골 타박상으로 조기 귀국해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개막 엔트리 합류가 불발된 추재현은 좌절하지 않았다. 빠르게 컨디션을 회복한 뒤 퓨처스리그 6경기서 타율 0.467(15타수 7안타) 2홈런 3타점 OPS 1.512로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지난달 30일 전다민을 대신해 1군 엔트리에 합류한 추재현은 전 소속팀 롯데 앞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냈다. 당초 '메인카드' 꼽혔던 김민석이 1할대(0.167) 타율을 기록하고 2군으로 내려가면서 추재현은 '트레이드 메인칩'으로 재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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