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지난해 '전미르 악몽' 되풀이할라...'3연투→2연투→2연투' 정철원, 멀티이닝 소화하려다 결국 무너졌다
입력 : 2025.04.0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SPORTALKOREA] 김유민 기자= 7번째 등판까지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며 순항 중이던 롯데 자이언츠 정철원(26)이 결국 한차례 무너졌다.

2022시즌 1군 무대에 데뷔한 정철원은 그해 58경기에서 72⅔이닝 4승 3패 3세이브 23홀드 평균자책점 3.10을 기록하며 단숨에 두산 베어스 필승조 한자리를 꿰찼다. 데뷔 시즌 최다 홀드 신기록을 작성하며 2022시즌 신인왕의 영예를 안은 그는 이듬해에도 필승조 보직에서 시즌을 출발했다.

그러나 생각보다 아쉬운 2년 차 시즌을 보냈다. 시즌 후반기엔 마무리 투수로도 나서며 67경기 72⅔이닝 7승 6패 13세이브 11홀드로 표면적인 기록은 나쁘지 않았으나, 평균자책점이 3.96으로 상승했고 블론세이브 9개를 기록하는 등 불안감도 노출했다.

데뷔 후 2년간 팀 불펜 중 두 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했던 정철원은 결국 3년 차였던 2024시즌 힘이 완전히 빠졌다. 36경기에서 2승 1패 6세이브 1홀드를 챙기는 데 그쳤고 평균자책점 역시 6.40까지 치솟으며 커리어 로우 시즌을 보냈다. 눈에 띄게 약해진 구위가 문제였다. 9이닝당 삼진 개수는 늘었지만, 내준 볼넷 역시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피OPS는 전해 0.675에서 0.919까지 올랐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정철원은 두산과 롯데의 초대형 트레이드의 주인공이 되며 선수 생활의 반환점을 맞았다. 거기다 옛 은사였던 김태형 감독, 김상진 코치와도 재회하며 과거의 모습을 찾고 불펜이 헐거운 롯데에 한 줄기 희망이 돼줄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정철원은 그 기대에 보답했다. 지난 5일까지 총 7경기에 등판해 5⅔이닝을 책임지며 승패 없이 4홀드 평균자책점 1.59를 기록, 리그 홀드 부문 단독 1위에 올랐다. 구승민, 최준용 등 주요 불펜 자원들의 이탈로 헐거워진 롯데 뒷문을 사실상 혼자 짊어지면서도 짠물 투구를 이어갔다.


그러나 결국 시즌 3번째 연투 등판에서 무너졌다. 정철원은 6일 두산전 7회초 9-7로 앞서던 팀의 7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등판했다.

7회 선두타자 박준영과 박계범에게 연속 볼넷을 내준 정철원은 다음 타자 김인태의 짧은 타구를 다이빙 캐치해 1-5-6 병살로 연결하며 위기를 벗어났다. 이후 정수빈의 안타, 양의지의 타석에 아쉬운 수비 판단까지 나오며 또다시 만루 위기에 몰렸으나 양석환을 뜬공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롯데 불펜에 남은 투수가 박준우, 박세현, 김원중뿐이었던 상황. 정철원은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선두타자 강승호와 김기연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고, 지난 트레이드 당시 유니폼을 바꿔 입었던 추재현에게 1타점 적시 2루타를 허용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정철원에게 마운드를 이어받은 박준우도 이닝을 쉽게 마무리하지 못했다. 올라오자마자 김재환에게 볼넷을 내주며 주자를 가득 채운 박준우는 다음 타자 박계범에게 좌익선상 싹쓸이 3루타를 허용, 정철원의 승계주자 2명과 김재환이 모두 홈을 밟았다.

이후 김인태의 희생타에 1실점, 바뀐 투수 박세현이 양석환에게 투런포까지 허용하며 대거 7실점을 한 뒤에야 길었던 이닝이 끝났다. 롯데는 그때 벌어진 점수 차를 끝내 따라잡지 못하고 12-15로 패했다.

이날 경기 정철원의 공식 기록은 1이닝 4피안타 2볼넷 3실점(3자책점)이다. 타선이 7회말 3점을 추가하면서 홀드를 챙기는 데 성공했으나, 시즌 평균자책점이 5.40까지 폭등했다.

정철원은 이날도 최고 150km/h의 패스트볼을 뿌리며 여전한 구위를 과시했지만, 시즌 첫 멀티이닝을 소화하려다 결국 탈이 났다. 거기다 3연투(3월 27, 28, 29일), 2연투(4월 2일, 3일)에 이어 이날까지 올해 리그에서 가장 많은 연투를 기록하며 체력적인 부담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롯데는 2024시즌 초반 구승민, 최준용 등 기존 필승조들의 이탈로 뒷문이 헐거워졌다. 결국 그들과 함께 롯데 필승조의 일원이었던 신인 전미르의 등판 횟수가 점점 늘어났고 시즌이 중반에 접어들면서 급격한 기량 저하를 겪었다. 6월 1군 엔트리 말소 이후 2군에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전미르는 결국 지난해 12월 수술대에 올랐다.

과부하의 조짐을 보이는 투수는 비단 정철원뿐만이 아니다. 올해 리그에서 3연투를 한 번이라도 소화한 불펜 5명 중 4명(정철원, 김강현, 정현수, 박진)이 롯데 투수다. 2연투 횟수 역시 정철원, 정현수, 박진이 4회로 한화 이글스 김서현과 함께 리그 공동 1위다.

한편, 기존 필승조였던 구승민, 최준용의 1군 복귀는 감감무소식이다. 지난달 27일 1군에서 말소된 구승민은 2일 퓨처스리그 NC 다이노스전에 한 차례 등판해 1이닝 2피안타(1피홈런) 1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간 것이 마지막 기록이다. 스프링캠프 도중 팔꿈치 인대 손상으로 조기 이탈한 최준용은 여전히 재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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