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롤챔스] 강동훈 감독의 열정에 응답한 ‘데프트’와 ‘베릴’, 어게인 2022
입력 : 2024.01.0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여의도, 고용준 기자] KT의 2023시즌은 그야말로 뜨거웠다. ‘여름 사나이’라는 팀 애칭에 걸맞게 서머 정규시즌 파죽의 16연승으로 주전 선수 전원 시즌 올 퍼스트에 선정되는 파급력을 보이기도 했다. 정규시즌의 파괴력에 미치지 못했으나 서머 3위, 5년 만에 다시 나선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8강 등 유의미한 성적을 남기면서 차기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KT의 2023 스토브리그는 따뜻하게 시작하지 못했다. 계약기간이 남았던 ‘비디디’ 곽보성을 제외한 주전 4인이 바뀌면서 불안감이 고조됐다. 예산이 대폭 삭감된 것이 아니냐며 세간의 소문은 더 불이 붙을 정도였다.

이런 불안감을 잠재우게 된 것은 바로 ‘데프트’ 김혁규의 합류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 여기에 ‘표식’ 홍창현이 2024 로스터에 합류했고, 새로운 2024 KT 로스터의 방점을 ‘베릴’ 조건희가 찍으면서 다른 의미로 스토브리그의 승자가 됐다. ‘표식’ 홍창현과 함께 2022 롤드컵 우승자들이 3인이나 모였고, 콜업한 유망주 ‘퍼펙트’ 이승민과 계약기간을 3년 연장하면서 2024시즌에 대한 도전 의지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2022 우승 봇 듀오 ‘데프트’ 김혁규와 ‘베릴’ 조건희의 재회는 스토브리그 화제 중 하나였다. 2024시즌 LOL이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한 상황에서 무엇보다 전략적인 기조가 대두된 상황에서 KT에 대한 체급을 무시할 수 없다는 팬 들의 기대감을 절로 유발하게 했다.

OSEN은 2024시즌 개막을 앞두고 새 시즌 준비에 한창인 KT의 봇 듀오 ‘데프트’ 김혁규와 ‘베릴’ 조건희를 지난 해 12월 서울 여의도 KT 롤스터 프로게임단에서 만나봤다.

지난 해 11월 스토브리그가 개막한 첫 날 행선지를 KT로 마음 굳혔던 ‘데프트’ 김혁규를 포함해 다른 팀들의 러브콜을 제쳐두고 KT를 선택한 ‘베릴’ 조건희는 세계 챔피언을 함께한 영혼의 봇 듀오답게 서로에 대한 신뢰감을 쉴새없이 표현하면서 베테랑들의 브로맨스를 보였다.

2024시즌 KT에 합류한 이유를 묻자 ‘데프트’ 김혁규는 “팀을 선택할 때 두 가지를 고려하고는 한다. 우승 가능성 이나 팀의 성장해 나 자신이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느냐다. 2023년 같은 경우 완성된 스쿼드로 성적을 내지 못했다고 생각을 해본다. 이번에는 성취감과 함께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팀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KT로 복귀를 선택하게 됐다”고 답했다.

여기에 김혁규는 “감독님의 적극적인 제안도 한 몫 했다. 스토브리그 첫 날 부터 면담을 요청하시면서 팀에 나 자신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하셨다. 감독님과 함께 2019년은 개인적으로 만족도가 가장 높았던 시즌이었다. 그 당시 결실을 맺지 못했지만, 최선을 다해 후회를 남기지는 않았다”고 강동훈 감독과 재회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합류한 김혁규는 ‘베릴’ 조건희의 필요성을 강력히 요청하면서 2022 우승 봇 듀오 역시 재회할 수 있었다. 이 이야기를 언급하자 김혁규는 “감독님에게 달라지는 패치와 팀 구성을 고려할 때 (조)건희의 필요성을 어필했었다. 그 뒤는 감독님과 팀, 건희가 이야기했을 뿐”이라고 겸손하게 재회할 수 있었던 뒷 이야기를 들려줬다.

‘베릴’ 조건희는 “(김)혁규 형 뿐만 아니라 2022년 함께 했던 ‘표식’도 있고, 미드인 ‘비디디’ 도 함께 하고 싶은 선수였다. 기대했던 대로 얼마 안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팀 분위기가 예전 즐거웠던 생각이 날 정도로 좋았다”며 활짝 웃었다.

“프로 생활을 하면서 예상했던 대로 흘러갔던 시즌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전력을 현 시점에서 예측하는 건 크게 의미가 없다. 최고점을 바라보고 모인 스쿼드인 만큼 우리 팀이 최고점에 달했을 때는 충분히 우승이 가능한 스쿼드라고 생각한다”라고 힘있게 자신감을 드러낸 ‘데프트’ 김혁규의 말을 듣자, ‘베릴’ 조건희는 “내 생각 역시 (김) 혁규형과 마찬가지다. 혁규 형 말 대로 예상대로 흘러가는 상황은 없다. 단순하게 A와 B, 두 팀을 비교할 때 예상치를 언급하기는 하지만, 아닌 경우도 정말 많다. 신인이 콜업이 되어도 팀의 시스템에 잘 적응시킨다면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는 경우는 우리는 분명하게 봤었다. 가까운 예로 젠지의 페이즈 선수가 경우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경우가 아닐까 한다. 우리 팀의 ‘퍼펙트’ (이)승민이 역시 탄탄한 개인 실력이 있다. 아직 초반 운영 단계에서 아쉬운 점이 보일 때도 있지만, 워낙 개인기가 탄탄해 콜업 리스크는 적을 거라고 자신한다”며 2024시즌에 대한 자신감을 힘주어 강조했다.

두 베테랑은 강동훈 감독에 대한 신뢰감 역시 빼놓지 않았다. 앞서 강 감독에 대한 믿음을 한 차례 언급했던 ‘데프트’ 김혁규 뿐만 아니라 ‘베릴’ 조건희 역시 강동훈 감독의 열정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전했다.

“강동훈 감독님을 만나뵈었을 때 열정이 남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열정 과다’라고 봐도 좋을 것 같다. 여러 팀을 거쳤지만, 감독님들은 대부분 야간 스크림이 끝나면 퇴근을 하시는 경우가 많았다. 감독님은 우리하고 함께 남아서 새벽까지 계시거나, 더 늦게까지 남아서 연구를 하시는 것 같았다. 며칠 안되는 시간이지만 강 감독님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베릴’ 조건희는 “혁규형과 나, 우리를 좋게 말해서는 역대 최고의 봇 듀오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노장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나이로 우리를 평가하지 않았으면 한다. 나이가 있어도 얼마든지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 2023 LCK 어워드에서도 혁규형은 의미있는 지표인 딜링애서 수상을 하지 않았는가. 패치의 변화를 잘 읽고 준비해 2024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데프트’ 김혁규는 “10년 넘게 프로 생활을 하면서 정서적으로 감성적으로 바뀌게 된 것 같다(웃음). KT로 돌아오니 프론트 분들은 예전 KT 사무국 분들이 그대로 계시고, 코칭스태프는 2019년 킹존 시절 감독님과 코치님이다. 동료들은 2022시즌 팀 동료들이 함께 하고 있다. 마음의 안식처라고 할까, 내 고향들이 여러곳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팀에서 신인인 ‘퍼펙트’를 보면 신인이던 당시 시절이 기억 난다. 높은 수준의 경험을 함께 하고 싶고, 도움이 되는 선배가 되고 싶다. 팀에서 개인적인 역할도 원딜 뿐만 아니라 선배로 분위기를 잡아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 2024시즌 내 역할을 잘 해내 보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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