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척, 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주형의 놀라운 타격감이 꺾일 줄 모른다. ‘괴물’ 류현진 상대로도 멀티 히트를 때려내며 8할에 가까운 고타율을 이어가고 있다.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와 키움의 경기. 한화 류현진의 시즌 3번째 선발 등판으로 대부분의 관심이 류현진에게 쏠린 경기였다. 12년 만에 KBO리그로 돌아온 류현진은 아직 복귀 후 승리가 없다.
이주형은 톱타자로 출장해 5타수 3안타 2득점 1타점으로 맹활약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키움은 류현진에게 한 이닝 9실점 굴욕을 안기며 11-7로 승리했다.
이주형은 1회 첫 타석에서 류현진의 초구 직구(스트라이크)를 지켜보고 4구째 커브(113km)를 받아쳐 중전 안타를 때렸다.
경기 전 류현진과 대결을 앞두고 “올 시즌 왼손 투수를 상대하는 것이 처음인데, 또 류현진 선배이다 보니까 부담이 안 되는 거는 아니다. 그래도 지난 경기부터 좋은 결과가 있었으니까 좀 더 자신감 있게 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냥 오늘은 못 쳐도 본전이라고 생각하고, 못 치더라도 타석에서 자신감 있게만 치자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그런데 류현진과 첫 대결에게 안타를 기록했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5구째 투심(145km)을 때려 투수 땅볼로 아웃됐다. 5회 키움의 대반격 때, 이주형은 2-4로 뒤진 1사 1,3루에서 류현진의 초구 커터(139km)를 때려1타점 중전 적시타를 때렸다. 이후 이주형은 후속타자 도슨과 김혜성의 연속 안타로 득점까지 올렸다.
5회 타순이 한 바퀴 돌아 또 타석에 들어섰다. 2사 만루에서 김서현 상대로 9구째 접전 끝에 땅볼 타구를 때렸는데, 1루수가 잡다가 한 번 더듬는 실책으로 1루에서 세이프됐다. 1루심이 아웃을 선언했으나, 키움이 비디오판독을 신청해 세이프로 번복됐다.
이주형은 10-7로 추격당한 8회 선두타자로 나서 바뀐 투수 김기중에게 좌전 안타를 때려냈다. 도슨과 김혜성의 연속 안타가 터지면서 달아나는 득점을 올렸다.
이주형은 시즌 출장이 늦었다. 지난 2일 대구 삼성전에서 처음 1군 엔트리에 등록됐고, 첫 출장했다.
스프링캠프에서 허벅지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조기 귀국했고, 재활에 매달렸다. 지난해 시즌 막판에도 허벅지 부상으로 고생을 한터라, 다시 재발하지 않게끔 재활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더욱 신경썼다.
지난 달 30~31일 퓨처스리그 SSG 2군과 경기에 이틀 연속 출장해 5타석 3타수 2안타 1볼넷 1사구를 기록했다. 실전에서 상대 투수들의 공을 익힌 이주형은 곧바로 2일 대구 원정에 합류 한 것.
지난 2일 삼성전에서는 4타수 3안타 2득점을 기록했다. 삼성 토종 에이스 원태인 상대로 2안타를 때렸다. 2-1로 앞선 5회 2사 후 원태인 주무기 체인지업(122km)이 낮게 떨어졌는데, 우측 펜스 상단을 맞고 나오는 3루타를 때리기도 했다.
3일 경기는 우천 취소. 4일 삼성전에서 이주형은 톱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4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처음 상대하는 삼성 외국인 투수 코너 시볼드 상대로 3타수 3안타 1볼넷으로 완벽하게 공략했다. 2루타 한 방도 포함돼 있었다. 데뷔 후 1경기 4안타를 몰아친 것은 처음이었다.
그리고 5일 한화전에서 5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시즌 성적은 13타수 10안타, 타율 7할6푼9리 1타점 6득점 1볼넷 0삼진 OPS 1.785이다. 미친 활약이다.
지난해 7월말 키움은 선발 투수 최원태를 LG로 트레이드하면서 이주형과 투수 김동규, 2024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받았다. 트레이드에서 이주형이 키였다. LG는 당장 선발 투수를 얻기 위해 아끼고 있던 유망주 이주형을 내줬다.
그런데 키움은 이정후를 즉시전력으로 활용했다. 당시 발목 부상으로 이탈한 이정후 대신 중견수로 기용하며 선발 라인업으로 붙박이 출장시켰다. 매 경기 주전으로 출장 기회를 꾸준히 받자, 타격 재능이 터졌다. 이주형은 지난해 69경기에서 타율 3할2푼6리(215타수 70안타) 6홈런 36타점 OPS .897으로 활약했다. '이정후 후계자'로 불렸다
‘키움에 잘 온 것 같다’는 말에 이주형은 “LG에 있으면…지금 2군에 있죠”라고 말꼬리를 흐렸다. 트레이드 당시 부터 이주형에게 큰 기회가 왔다고 예상했다. 외야진이 국가대표급으로 두터운 LG에서는 1군 출장 기회를 제대로 잡기 힘들었다. 김현수, 박해민, 홍창기, 문성주가 있는 LG 외야진에 이주형에게 기회가 오려면 2~3년은 지나야 할 것. 1군에 콜업돼 대타로 가끔 기회가 주어지면, 제한된 기회에서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에 제대로 보여주지도 못했다.
키움은 이주형을 스타로 키우려고 한다. 그는 “감독님도, 코치님도 항상 적극적으로 믿음을 주셔서, 그 믿음에 보답하려고 하니까 좋은 결과가 있는 것 같다.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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