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광주, 이선호 기자] "옥의 티가 되면 안된다".
KIA 타이거즈 외야수 최원준(27)의 타격기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결정적인 투런포를 터트리며 5-2 승리를 이끌었다. 결승타는 선제홈런을 날린 김도영의 몫이었지만 가치높은 한 방이었다.
1-0으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5회 흐름을 가져왔다. 2사후 한준수가 유격수와 좌익수 사이에 떨어지는 바가지 안타를 만들었다. 타석에 들어서 4구 데니 레예스의 스위퍼를 공략해 120m짜리 우월아치를 그렸다. 단숨에 3-0으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개막전에 이어 8경기만에 나온 2호 홈런이었다. 팀도 2017년 이후 7년만에 10경기 단독 1위에 올랐다.
경기후 "나도 모르게 친 것 같다. 의식하지 않고 있었는데 운 좋게 딱 잘 맞았다. 시범경기때 레예스를 상대한 것이 도움이 됐다. 앞선 첫 타석에서도 같은 공으로 범타가 됐는데 그 궤적이 조금 눈에 익었다. 자주 상대하면 그런 부분이 좀 좋은 것 같다"며 비결을 설명했다.
특히 이날도 홈런이 '인크홈런존'을 또 넘어가 현금 200만원을 챙겼다. 개막전 첫 홈런도 '인크홈런존'을 통과했다. 벌써 두 번째 가욋돈이 생긴 것이다. "좀 돈 복이 있는 것 같다. 와이프는 나에게 쓰라고 하는데 큰 돈에는 관심이 없다. 와이프 주겠다"며 신부를 향한 애정을 과시했다.
이날 3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 1도루를 기록했다. 타율을 3할1푼으로 소폭 끌어올렸다. 2루타 3개, 홈런 2개가 나와 장타율 6할2푼9리, 출루율도 4할2푼1리로 높아. OPS 1.050을 자랑하고 있다. 출전한 9경기에서 결승타만 3개를 만들었다. 시범경기에서는 7푼4리로 굴욕을 맛봤지만 정규시즌에 들어가자 타선의 키맨으로 제몫을 하고 있다.
"캠프부터 기대를 많이 하셨는데 시범경기에서 결과도 과정도 너무 안좋았다. 좋았던 시절의 영상을 봤다.개막전 홈런도 좋았는데 느낌이 좀 아니었다. 심리적으로 많이 흔들렸다. 감독님과 코치님, 전력분석팀이 옆에서 좋은 말씀해주셨다. 내가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했고 열심히 준비했다"며 비결을 설명했다.
9번 타순인데 찬스가 자주 걸리고 있다. 이우성 김선빈 서건창 한준수 등의 타격감이 좋아 출루를 많이 하기 때문이다. 13번의 찬스에서 4개의 볼넷을 골랐고 안타는 2개였다. 득점권 타율은 2할2푼2리, 좀 더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그래서 최원준이 터지면 이길 확률이 높다.
"앞에서 형들이 잘치고 출루를 해서 계속 찬스가 온다. 못치면 본전이라고 생각하고 들어간다. 치기 좋은 공이 오면 좋은 결과가 나온다. 상대가 잘 던지면 안좋게 나온다. 크게 개의치 않고 타격한다. 우리 타선이 너무 짱짱하다. 그래서 더 재미있다. 다들 너무 잘 치니까 나도 옥의 티가 안되려고 더 열심히 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올해는 아픈 곳도 없고 캠프부터 성범이형이랑 웨이트 트레이닝까지 연습량도 많았다. 준비할 시간이 많아 작년과는 완전히 다르다. 수비도 자신감이 붙었고 도루도 30개 정도는 욕심난다. 막 뛰기보다는 팀이 이기는 도루를 하겠다. 개인적으로 큰 목표는 없다. 2017년 우승할 때 옆에서 구경했는데 올해는 주축으로 우승하고 싶다"고 기대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