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홍지수 기자]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시즌 2호 홈런을 날렸다. 시즌 1호, 2호는 2경기 연속 터졌다. 그런데 상대 팀을 응원하는 한 팬이 오타니의 홈런공을 던져버려 화제가 되고 있다.
오타니는 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 원정 경기에서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5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그의 시즌 타율은 종전 2할7푼에서 2할8푼6리로 올랐다.
팀은 7-9로 졌으나 오타니는 2경기 연속 홈런을 날리면서 부활을 알렸다. 오타니는 지난 4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상대로 개막 후 9경기 만에 시즌 1호 홈런을 신고했다. 5일 하루 쉬고 6일에 2경기 연속 대포를 가동했다.
이날 선제점은 다저스 몫이었다. 1회초 베츠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이후 오타니가 컵스 선발 카일 헨드릭스의 3구째 시속 88.2마일의 싱커를 공략해 좌익수 쪽 2루타를 만들었다.
이어 프리먼이 볼넷을 골랐고 스미스가 좌전 안타를 쳐 다저스는 만루 기회를 잡았다. 먼시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에르난데스가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때렸다.
다저스가 2회말 5점을 내주며 역전을 당한 상황. 3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1루수 쪽 땅볼로 물러난 오타니의 홈런은 5회에 나왔다. 선두타자로 나선 베츠가 좌중간 안타를 쳤고 오타니가 헨드릭스의 초구 시속 79.4마일의 체인지업을 공략해 우측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터뜨렸다.
컵스 우익수 스즈키 세이야는 오타니의 타구를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일본 매체 ‘주니치 스포츠’에 따르면 컵스의 한 팬이 오타니의 홈런공을 집어 던졌다.
매체는 “리글리필드에서 오타니의 홈런공을 주운 짐 리치 씨는 그라운드로 다시 공을 던졌다. 이유는 하나다. 열성적인 컵스 팬 리치 씨는 곧바로 그라운드로 던졌다. 그는 ‘이게 컵스의 전통이다. 상대 팀의 홈런공은 그라운드로 되돌리는 것이다’고 했다”고 전했다.
오타니의 1호 홈런공 ‘소동’ 직후라 더 주목이 됐다. 오타니는 4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 7회 2사에서 시즌 첫 홈런을 날렸다.
좌완 불펜 테일러 로저스의 5구 93.2마일(150.0km) 싱커를 공략해 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타구속도 105.6마일(169.9km) 비거리 430피트(131m)를 기록한 초대형 홈런이었다. 이날 다저 스타디움을 찾은 5만2746명의 관중들은 오타니의 첫 홈런에 열광했다.
그런데 오타니의 다저스 이적 후 기념이 될 첫 홈런공을 찾는 과정에서 논란이 있었다. 오타니의 홈런공은 한 부부 팬이 주웠다. 그 주인공은 암바 로만과 알렉시스 발렌수엘라 부부. 이 공을 다저스 구단측이 회수하는 과정에서 부부가 아쉬움을 토로한 것이다.
오타니의 시즌 첫 홈런공을 주운 부부 팬은 오타니의 야구 인생에 역사로 남을 기념구를 자신이 소장하는 대신 선수에게 돌려주기로 결심했다. 오타니의 1호 홈런공이 경매 시장에 나왔다면 최소 10만 달러(약 1억 3535만 원)의 가치가 있다고 알려질 정도였다.
하지만 부부 팬은 구단에 돌려주기로 했고, 대신 오타니의 사인 배트 등 다른 선물을 받기로 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생겼다.
부부 팬은 “오타니의 얼굴도 못 봤고 구단 압박에 못 이겨 돌려줬다”고 불만스럽게 말했다. 부부 팬은 다저스타디움 외야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다가 오타니의 시즌 첫 홈런볼을 잡았고 구단을 통해 오타니에게 홈런볼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구단의 압박이 있었다는 것이다.
부부 팬은 “오타니에게 기념구를 전달한 건 기쁘지만 구단의 대응은 아쉬웠다”고 했다. 컵스 팬은 오타니에 홈런공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매체는 “오타니가 역사적인 리글리필드에서 친 홈런공도 높은 가치가 있을 것 같지만, 리치 씨는 개의치 않았다. 그는 ‘나는 오타니 팬이 아니라 컵스 팬이다’고 했다”며 재차 열성적인 컵스 팬의 마음을 전했다.
/knightjis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