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하이덴하임전에 누굴 내보낼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우리는 시계를 거꾸로 되돌렸다."
김민재(28, 바이에른 뮌헨)가 드디어 벤치를 벗어나게 될까.
바이에른 뮌헨은 오는 6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10시 30분 독일 하이덴하임 포이트 아레나에서 열리는 2023-2024 독일 분데스리가 2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하이덴하임과 맞붙는다.
시즌 종료까지는 7경기가 남은 상황. 바이에른 뮌헨은 19승 3무 5패, 승점 60점으로 2위에 올라 있다. 선두 레버쿠젠(승점 73)과 격차는 무려 13점. 바이에른 뮌헨의 분데스리가 12연패 도전은 사실상 좌절된 상황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이번 경기에서 로테이션을 가동할 가능성이 크다. 하이덴하임은 리그 11위인 데다가 냉정히 말해 리그 우승 경쟁은 이미 끝났기 때문.
게다가 주중에는 아스날 원정까지 떠나야 한다. 바이에른 뮌헨은 오는 10일 영국 런던으로 날아가 아스날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1차전을 치른다. 아스날전에 온 힘을 쏟기 위해서라도 체력 안배가 필요하다.
김민재에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는 최근 4경기 연속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지난달 초 라치오와 UCL 16강 2차전을 시작으로 마인츠, 다름슈타트전, 도르트문트전까지 모두 벤치에 앉았다. 후반 늦게 교체 투입된 마인츠전을 제외하곤 아예 잔디도 밟지 못했다. 김민재로선 커리어를 통틀어 처음 겪는 일.
김민재는 독일 'T-온라인'과 인터뷰에서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하지만 배울 점도 있다. 특별한 불만은 없다.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언제든지 내 능력을 보여줄 자신이 있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토마스 투헬 감독은 김민재 대신 에릭 다이어와 마테이스 더 리흐트에게 신뢰를 보내고 있다. 그는 다름슈타트전을 앞두고 "다이어와 더 리흐트는 경기에서 승리하고, 호흡도 잘 맞는다. 풀백이나 수비형 미드필더와도 호흡을 잘 맞추고 있다. 둘 사이 의사소통도 매우 잘되고 있다. 지금은 (수비진) 변화를 줄 이유가 거의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3월 A매치를 치르고 돌아온 뒤에도 김민재의 자리는 없었다. 투헬 감독은 도르트문트전에서도 다이어-더 리흐트 조합으로 수비진을 꾸렸다. 김민재는 태국전을 마친 뒤 "현재로서 3경기를 못 나가고 있다. 기회를 기다려야 하는 입장이다. 훈련장에서 좋은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다. 잘하고 있다.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라고 말했으나 기다림은 더 길어졌다.
하이덴하임전에선 다를 수 있다. 투헬 감독도 직접 수비진 변화를 예고했다. 그는 경기를 하루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센터백 이야기가 나오자 "(도르트문트전) 우리의 플레이 방식과 결과는 카드를 다시 섞는 신호였다. 내일은 (누가 뛸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만약 김민재가 출전한다면 더 리흐트가 아니라 다이어를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투헬 감독이 더 리흐트를 "더 리흐트는 도르트문트전에서도 아주 잘했다. 우리 모두가 같은 문제를 겪었다"라며 "그는 김민재, 다요 우파메카노와도 호흡이 매우 좋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투헬 감독은 "우리에겐 뛰어난 중앙 수비수 4명이 있다. 매 경기마다 누가 출전할지 결정할 것"이라며 "내일이나 남은 경기에 대한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 우리는 시계를 거꾸로 되돌렸다"라고 덧붙였다.
김민재가 하이덴하임전에서 진가를 보여준다면 다이어를 완전히 밀어내고 주전으로 복귀할 수도 있다. 다이어-더 리흐트 듀오는 도르트문트전에서 느린 주력과 좁은 수비 범위라는 문제점을 노출하며 팀의 패배(0-2)를 막지 못했다. 김민재로서는 흔들리고 있는 투헬 감독의 마음을 다시 사로잡을 절호의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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