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수원, 고성환 기자] 패리스 배스(29, 수원 KT)가 역대급 차력쇼를 펼치며 수원 KT의 반격을 이끌었다.
수원 KT는 29일 오후 7시 수원KT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부산 KCC를 101-97로 물리쳤다.
이로써 KT는 1승 1패로 시리즈 균형을 맞추며 반격의 서막을 알렸다. 이날도 패했다면 2패를 떠안고 부산 원정을 떠나야 했지만, 귀중한 1승을 챙기며 한숨 돌렸다. 역대 챔프전에서 1차전을 패한 뒤 2차전을 승리한 팀이 우승할 확률은 46.2%(총 13회 중 6회)였다.
KCC로서는 아쉽게 연승에 실패했다. 1차전에선 17점 차 완승을 거뒀지만, 이번엔 뒷심에서 밀리며 아쉬움을 삼켰다. 만약 승리했다면 원정에서 2승을 챙기며 우승 확률 84.6%(총 13회 중 11회)를 거머쥘 수 있었으나 패리스 배스를 막아내지 못했다.
반격에 나선 홈팀 KT는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정성우 대신 허훈이 먼저 나서면서 하윤기, 한희원, 문정현, 패리스 배스와 함께 베스트 5를 꾸렸다. KCC는 1차전과 마찬가지로 최준용, 허웅, 라건아, 캘빈 제프리 에피스톨라, 송교창으로 선발을 꾸렸다.
초반부터 치열했다. KT가 문정현의 3점으로 포문을 열며 앞서 나갔다. 그러나 KCC가 속공으로 연속 6득점을 올리며 순식간에 역전했다. 송영진 KT 감독은 빠르게 작전시간을 외칠 수밖에 없었다.
재정비한 KT는 허훈의 골밑 맹활약을 앞세워 다시 분위기를 잡았다. KCC는 지공 상황에서 고전하며 좀처럼 추격하지 못했지만, KT 역시 배스의 슛이 번번이 림을 외면하면서 점수가 묶였다. 결국 KCC가 라건아의 버저비터에 힘입어 20-19로 뒤집으며 1쿼터를 마쳤다. 라건아가 무려 14점을 올린 반면 배스는 0점으로 침묵했다.
KCC는 2쿼터를 시작하며 라건아 대신 알리제 드숀 존슨을 넣었고, KT는 한 명도 바꾸지 않았다. 존슨이 연속으로 3점슛을 꽂아넣자, 허훈도 그대로 3점포 두 방으로 되갚아 줬다. 송영진 KT 감독은 예고한 대로 빠르게 배스를 불러들이고 마이클 에릭을 투입했다.
존슨이 깜짝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그는 골밑 득점 후 앤드원까지 얻어내며 크게 포효했고, 수비 리바운드에 이어 단독 속공으로 점수를 보탰다. 기세를 탄 존슨은 2쿼터에만 무려 24점을 몰아치는 원맨쇼를 자랑했다. 전반은 KCC가 53-44로 앞선 채 끝났다. KT에선 허훈이 힘을 내봤으나 역부족이었다.
3쿼터 들어 배스가 기지개를 폈다. KT는 배스의 연속 득점을 앞세워 7-0 런을 기록하며 2점 차로 바짝 추격했고, 문성곤의 3점포를 엮어 63-62로 경기를 뒤집었다. KCC는 라건아를 빼고 존슨을 넣었으나 배스를 막을 순 없었다.
배스의 차력쇼가 이어졌다. 그는 스테판 커리를 연상케 하는 '딥쓰리'까지 꽂아넣으며 펄펄 날았다. KT는 배스의 23점 맹폭에 힘입어 79-73으로 3쿼터를 리드했다. 3쿼터 초반에 무너졌던 1쿼터와는 정반대였다.
마지막 쿼터에도 KT의 기세가 계속됐다. 배스가 골밑을 휘저었고, 이현석도 오픈 3점포를 터트리며 포효했다. KCC는 라건아를 앞세워 1점 차까지 좁혔지만, 도저히 배스를 막을 수가 없었다.
추격하던 KCC는 경기 3분 35초를 남기고 송교창이 5반칙 퇴장당하는 악재가 발생했다. 하지만 잠잠하던 허웅의 외곽포가 연달아 폭발하며 종료 1분 45초 전 97-98로 1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끝까지 승자를 알 수 없는 치열한 승부였다.
최후의 승자는 KT였다. KT는 하윤기의 강력한 투핸드 덩크로 달아났고, 8초 전 하윤기의 공격 리바운드 이후 허훈이 자유투로 2점을 추가하며 승부를 매조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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